신학, 종교학 131

단숨에 읽는 바울

단숨에 읽는 바울 존 M. G. 바클레이 지음 (서울: 새물결플러스, 2018) 바알못(바하 말고, 바울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 칭할 수밖에 없는 나를 돌아보면서, 대체 사도행전은 어떻게 읽었던 건지 통독은 어떻게 했던 건지 의문 아닌 의문을 가져본다. 바울신학 수업을 따로 듣지 못했기에 (당시에는 종교학 수업을 들어야만 했고, 후에 수업을 듣게 될 기회가 있으리라 믿었던 나에게 미안해지는 순간이지만, 적어도 로마서 관련 수업은 들었다) 신약의 개론적인 이해만 가진 게 아닐지, 열심히 독서하던 내가 기억난다. 지금 여기에서 살아가는 나에게 그리고 성서를 읽는 모든 이들에게 주어진 신약성경, 정경화 과정을 거치면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바울의 서신들은(신약학자에 따라서 그 양은 다르겠지만) 읽기..

신학, 종교학 2023.11.08

세계교회사

세계교회사 헤르베르트 구트쉐라·요아킴 마이어·외르크 티르펠더 지음 (서울: 대한기독교서회, 2023) 며칠 전, 잘못에 대한 인정 그리고 반성으로부터 시작하는 교회사 책은 처음이라는 내용의 포스팅을 페북에 올렸었다. 그리곤 계속된 독서의 시간, 독일적 시각이 가득 담긴 이 책의 저자들을 보면서 그럴 수밖에 없음을 느꼈다. 자신이 살아가는 삶의 자리에서 바라보는 교회에 대한 시각이 담기게 됨을 인정해야 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함께. 어떻게 세계교회사를 25개의 챕터 안에 다 담아낼 수 있으랴. 다만, 자신이 살아가고 봐왔던 지역에서, 주변을 돌아보면서 그 반경을 넓혀가며 쓸 수 있지 않을까. 그래도 최대한 루터적인 혹은 가톨릭적인 요소만을 다루려 하지 않고, 정교회의 시선도 볼 수 있었다. 또한 개혁교..

신학, 종교학 2023.10.25

신학을 공부하려는 이들에게

신학을 공부하는 이들에게 헬무트 틸리케 지음 (서울: IVP, 2019) 중2병 그리고 상위호환(?) 버전으로 신2병이라는 게 있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나면 나중에는 분명 이불킥 하게 될 그런 순간들이겠지요. 이번에 읽어본 이 책에서는 이것을 ‘신학의 사춘기’로 표현합니다. 누구나 다 거쳐 가야 하는 순간이니까요. 그러나 제자리걸음을 걷는 이들도 존재하리라 생각하게 됩니다. 그게 제가 아니길 바라면서 말이지요. 이 책의 타겟 독자는 아무래도 신학생과 목회를 감당하고 있는 분들에게 다시금 지금의, 삶의 자리를 돌아보게끔 해줄 내용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신학의 초입에서 만나며 결심했던 내용과 많은 시간이 흐른 뒤, 매너리즘에 빠진 이들에게 리마인드를 가능케 하니까요. 얇은 책을 읽어나가며 만나게 되는 문장..

신학, 종교학 2023.10.03

포스트모던 시대의 철학과 신학

포스트모던 시대의 철학과 신학 한국조직신학회 엮음 (서울: 대한기독교서회, 2023) 신학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조직적이고도 체계적인 신학의 형태인 조직신학이 매우 중요할 것이다. 그리고 그 조직신학을 맛보게 해주는 분들이 조직신학회가 아닌가. 거기서 나온 가장 최근의 시리즈라니! 목차를 살피기 전에 저자들을 살펴본다. 익숙한 분들의 성함이 보인다. 직접 수업을 통해 배웠던 분도 계시고, 인터넷을 통해서 알게 된 분이 계셔서 더욱 반갑기도 하고, 이 글들을 읽고 무언가 쓸 존재는 되는지 스스로 묻게 되는 그런 시간. 15편의 글들을 통해서 포스트모던 시대에 필요한, 존재하는 신학과 철학의 사조를 조금이나마 맛볼 수 있길 원했다. 그리고 그 서두를 여는 이오갑 교수의 글은 전체적인 문장들을 만나기에 앞서서..

신학, 종교학 2023.10.02

그리스도교의 신

그리스도교의 신 폴 E. 카페츠 지음 (고양: 도서출판 100, 2021) 책을 묵혀서(라고 쓰고 익혔다고 읽고 싶은) 숙성되니 읽을 시기가 되었다. 어쩌다 보니 시리즈처럼 생긴 이 발간되었고, 간략하지만 확실하게, 그리고 좀 더 깊이 있게 그리스도교의 역사를, 신에 대한 이해를 바라보고 싶어졌다. 나름의 사연이 있는 책이었기에 (대표님과의 DM과 서점 담당자와 메시지 등) 더 애정을 가진 물성이 있는 텍스트였다고 해야 하나. 200여 페이지로 다채롭고도 깊은 그리스도교를 담아낼 수 있을까. 모두의 모든 걸 담을 수는 없음을 안다. 그리스도교가 나에게까지 왔던 시간의 흐름 중에서 알면 좋은 내용들을 최선으로 듣는다는 건, 좌나 우로 흔들리지 않고 여행을 떠나게 되는 길의 좋은 나침반을 얻는 것이리라 믿는..

신학, 종교학 2023.08.04

현대 영국 신학의 흐름

현대 영국 신학의 흐름 데이비드 F. 포드 지음 (서울: 알맹e, 2023) ‘시나브로’ 담배 이름으로 차용되었던 순우리말. 소리소문없이 눈 깜짝할 사이에 이루어진 일을 표현하는 단어. 이 의미처럼, 영국의 신학자들과 그들의 신학은 우리 곁으로 다가와 있었다. 그러나 영국 신학의 계보도 잘 모르고, 철수와 영희처럼 익숙치 않은 이름들로 인해 혼돈을 겪는 이들에게 한줄기 도움이 될 책이 나왔다. 이번에 전자책으로 읽어본 이다. 조금은 과거라고 생각될 시기에 원문이 출간되었으나 아직도 유효한 분석이다. 더하여 이를 해설하며 현재의 모습을 담아낸 해설까지 포함된 매우 고마운 구성인데 여기에 부록까지 어마어마하게 담겨 있다. ‘현대 영국 신학의 흐름 인명 사전’이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본문도, 해설도 훌륭하나 ..

신학, 종교학 2023.07.29

역사적 그리스도와 신학적 예수

역사적 그리스도와 신학적 예수 데일 C. 앨리슨 지음 (서울: 비아, 2022) 역사적 예수 연구를 관심 있게 보거나 ‘올리우신 분’과 같은 표현을 들어보았다면 이 책의 저자도 피해서 갈 수 없는 학자가 아닐지 생각하게 된다. 역서로는 아마 처음 들어온 저자이지만, 유명한 저자이니까 말이다. 슈바이처도 알고 슈트라우스도 아는데 앨리슨 모를 수 없다(아마도). 이와 관련해서 우 양 우 혹은 좌 양 좌의 입장만 존재하지 않음을 안다면, 회색지대 같은 이들도 존재함을 알 것이다. 그리고 각각의 좌와 우가 동일한 목소리를 내지 않는, 매우 다양한 톤을 자랑함도 알리라 믿는다. 성경을 통으로만 읽는 게 아니라 각각의 권으로, 문학 장르로 볼 줄 알아야 더욱 그 맛을 알 수 있으리란걸 이제는 안다. 그리고 이 성경..

신학, 종교학 2023.07.18

스위스 개혁파 신앙

스위스 개혁파 신앙 츠빙글리·불링거·칼빈 외 지음 (서울: 수와진, 2023) 개혁주의, 많이 들어본 단어. 그런데 나하고는 잘 어울리지 않는 단어. 왜냐하면 나는 개혁주의를 많이 내포하고 있는, 배운, 그 교파가 아니라 성공회를 뿌리로 하는 규칙주의자(메도디스트)의 후예이기에 그런 것 같다. 하지만 우리나라 교세는 개혁주의의 자녀들이 가장 많기에 이웃 교회에 속해 있는 이들을 이해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신학이다. 그런데 다들 잘 개혁주의를 모른다. 아니, 어려워서 그런가. 사실, 존 (혹은 요한) 칼빈을 이야기하면서 잘 모른다. 그 두꺼운 목차라도 훑어본 분이 목사님들 말고 있으려나 싶은, 그리고 종교개혁을 일으킨 이들 중에 다른 사람들도 있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니면 모르는 척인지 긴가민가하기도 ..

신학, 종교학 2023.06.07

하나님 자녀들의 선교

하나님 자녀들의 선교크리스토퍼 라이트 원작 강남숙, 박은정, 상지영, 이지성 고쳐 엮음(서울: IVP, 2023) ‘선교’라는 단어를 들으면 왠지 웅장해지는 게 보통의 반응이다. ‘전도’도 두렵고 떨리는데 원대한 포부를 품어야만 할 것 같은 ‘선교’라니. 정말로 세상에 맙소사 OMG! 그래도 선교는 계속되어야 한다. “저스트 두 잇”이 아니고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라는 용어를 얼핏 배웠던 기억이 나는 분들도 계시리라 생각한다. 내가 한다고 이룰 수 없는, 하나님이 하셔서 이루어질 수 있는 선교. 이래저래 말해도 선교를 배우면 좋으리라 생각할 즈음 유명한 저자인 크리스토퍼 라이트의 책을 갖고서 청소년들이 읽고 고민하고 함께 나눌 수 있게끔 고쳐 엮었다는 모임이 있었고, 그 결과물이 짠~하고..

신학, 종교학 2023.06.04

교회에서 처음 배우는 주기도문 사도신경

교회에서 처음 배우는 주기도문 사도신경 이문균 지음 (서울: 사자와어린양, 2023) 수많은 주(기도)문을 외우며, 사(도신)경을 헤매는 게 지극히 일반적인 모습의 N년차 기독교인이다. 특히 모태신앙들이 그중에서 제일이라고 할 수 있는데 거기에 딱 내가 들어맞는다. 공예배에 참석하면서 사도신경으로 시작할 때도 있고, 주기도문으로 마치기도 하는 보통의, 일반의 기독교인. 사실 새신자반을 거치거나 입교를 위해 교육받을 때 무언가 배웠을 것이다. 다만, 신앙의 연차가 회사 연차수당을 최대치로 채우는 만큼 늘어난 사람들에게는 기억 속 저 멀리 어딘가에 존재할 뿐. 말하지 않아도 그분의 뜻을 알 수 있다면! 특히 사도신경이 왜 사도신경으로 불렸는지 안다면! 패스하라고 말하고 싶지만, 보통의 신자라면 모르니 잘 알..

신학, 종교학 2023.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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