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판 14

파친코

파친코 1, 2 이민진 지음 신승미 옮김 (서울: 인플루엔셜, 2022)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순간들 가운데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일이 없었다. 사랑만큼 소중한 게 어디 있을까. 사랑이 전부라 믿고, 말하고, 나누고 살기에도 부족한 인생이었다. 독서 모임 덕분에 마주하게 된 그 유명한 작가와 역자의 글을 마주하게 되었다. 뛰어난 번역으로 막힘없이 읽어 내려가는 문장과 그 가운데에 또 마주하게 되는 인생의 역사. 세상의 중심에 내가 존재한다고 믿는 사람이 있다. 또한, 내가 아닌 다른 이를 위해서 희생하는 이도 존재한다. 초월적인 존재를 향하여 모든 것을 내려놓고 살아가는 이도 존재한다. 다양한 인간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자리가, 삶의 자리(Sitz im Leben)다. 이삭과 요셉과 노아와 모자수(모..

시, 소설, 산문 2024.11.19

자연신학

자연신학 에밀 브루너, 칼 바르트 지음 김동건 옮김 (서울: 대한기독교서회, 2021) 정말 대단한 신학자들의 지상 논쟁을 만나면 재밌는 글이 되리라 생각하며 읽게 됩니다. 다만 논쟁이 벌어지게 된 상황과 당시의 분위기, 신학자마다의 논점을 너무나 모른다면 전혀 노잼이겠지만 말이지요. 그러나 이번에 천천히 읽었던 책은 그 유명한, 에밀 브루너와 칼 바르트입니다. 당시의 상황이 어떠했는지는 신학교를 다녀보았다면 마구마구 들어봤을 시대적 배경과 상황이었습니다. 심지어 역자도 제가 좋아하는 교수님이시네요. 어쩌면 의 아버님의 나이와 비슷하게 나아가고 있을. 책으로 돌아와 봅니다. 역자분의 개정판 서문과 더불어 옮긴이의 말로 책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이어갑니다. 이어지는 서문에서는 조금 더 글을 읽어나가는 데 ..

신학, 종교학 2024.05.15

신의 열애

신의 열애 진 에드워드 지음 최요한 옮김 (서울: 죠이북스, 2016) 인생 맛집, 인생 커피류의 표현이 유행했었다. 이런 표현을 차용해서 말하자면 나에게도 인생 소설이 있다. 『명견 달타냥의 멋진 모험』이라는, 청소년 혹은 어린이를 위한 모험 이야기였다. 마치, 세진컴퓨터社의 진돗개 이야기가 떠오르는 그런 스토리였다. 이 모티브가 나에게 준 영향은 주어진 인생을 열심히 살자는 것이었을 테고, 지금까지 살아왔다. 그리곤 『천년의 사랑』이라는 소설을 우연히 읽게 되었고, 사랑 이야기 그 자체를 흠모하게 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동명의 노래가 인기 있었기에 나 또한 그 가사를 외우려 노력했던 부류였다. 불러줄 이, 없음에도 연습하던 그런 청소년. 사랑만큼 인기 있는 주제가 어디 있겠는가. 어린 친구부터 시작해..

크리스마스 트롤

크리스마스 트롤 유진 피터슨 글 윌 테리 그림 개정판 (서울: IVP, 2020)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니 트리를 만듭니다. 트롤도 만들지는 않아요. 그런데 왠지 ‘크리스마스 트롤’이라고 쓰니까 정감 어립니다. 왠지 만날 수 있겠다 싶었고요. 트롤이 해외에서는 어떤 의미로 읽어져 왔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국내에서는 게임에 등장하는 조금은 부족한 느낌이 드는 몬스터였습니다. 그리곤 ‘트롤 짓’ 말라고도 하지요. 아무튼 트롤이 갖는 의미가 썩 좋아 보이진 않았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읽는 그림책에 전면 등장하는 트롤이라니! 글밥의 양은 상당합니다. 적어도 저학년 수준의 문장 분량이기에 조금은 밀도 있게 읽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럼에도 각각의 단어가 어렵지 않고, 금세 스며들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이제..

그림과 동화 2023.12.20

예수님과 함께 걷는 삶

예수님과 함께 걷는 삶 헨리 나우웬 지음 개정판 (서울: IVP, 2020) 너무나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요즘 길을 걷는다는 게 좀처럼 어렵다. 선크림과 모자, 쿨토시와 선글라스가 있다면 뭘 좀 아는 사람이지 않을까. 그래도 누군가는 지금, 이 순간에도 순례길을 걷고 있으며 그곳에 서 있기를 바라고 있다. 그 길이 너무 어렵다면, 주님과 함께 걷는 길은 어떨까. 그래서 요즘 많이 걷는 나에게 이라는 제목의 책은 읽어야만 하는 책이 되었다. 그 길이 어렵지 않기를 바라기에. 책의 도입부를 살펴보면, 헬렌 데이비드 수녀의 ‘십자가의 길’이란 그림으로 인하여 이 묵상집이 나오게 되었음을 보게 된다. 좋은 그림을 통해서 그리스도를 묵상하게 되며, 조금씩 더 그분에게 나아가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면. 십자가를 향..

네 신을 벗으라

네 신을 벗으라 로렌 커닝햄, 제니스 로저스 지음 (서울: 예수전도단, 2015) 오랜만에 읽는 로렌 커닝햄의 글. 첫 장부터 너무 강렬했다. 아내와 자신의 사고를 다루는 첫 장에서 잠시 멈추게 되었다. 예전과 다르게 많이 감상적인 사람이 되어서 그런 걸까 싶지만 가족이라는 이유가 생겼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겠다 싶어진다. 은혜로 다시금 옆에서 볼 수 있었던 그의 간증을 읽으며 YWAM이 어떻게 이루어져 왔고, 어떤 방향을 갖는지를 보게 된다. 오순절 계열의 모습이 담겨 있음을 그리고 선교단체 다운 무브먼트를 보여준다. 또한, 특유의 표현인 ‘하나님의 음성에 집중’하려고 노력하는 그들의 모습도. 책은 9장에 걸쳐서 다양한 일화를 담아낸다. YWAM 사역자들의 이야기와 신앙으로 이루어낸 간증들이 담겨 있다..

하나님을 사랑한 사상가 10인

하나님을 사랑한 사상가 10인 알리스터 맥그래스 지음 개정판(서울: IVP, 2021) 학교를 다니던 시절 알리스터 맥그래스의 글이 좋다고 읽어보면 좋겠다고 말씀하시던 교수님이 떠오른다. 그리고 어느덧 그분이 은퇴 강연을 하셨다는 소식을 들을 즈음에 이 책을 갖게 되었다. 신학생 추천도서 이벤트에 응모, 당첨되어 기쁨을 나누기 위해 한 권 더 구매한 것이지요. “나누면 행복(과 복)이 2배가 됩니다”라고 적은 포스팅이 떠오릅니다. 그래서 구매한 책은 상봉몰에서 만난 책입니다. 그러면 책을 좀 살펴볼까요. 상아색이라고 하나요. 옐로우 빛깔이 물들어 있듯이 은근한 색감으로 반겨 주는 겉표지를 바라봅니다. 맥그래스의 팬들이시라면 이 책이 예전에 나왔던 책이 아닌지 묻기도 합니다. 그렇습니다. 이 책은 개정판입..

신학, 종교학 2022.03.20

언어적 약자

언어적 약자 정우향 지음 (고양, 나무위의책, 2022) 어느 책이라도 세 번 읽으면 다르게 보인다고 한다(그런데 성서는 일독도 힘들다). 책이 좋더라도 글이 좋더라도 쉽게 하기 어려운 것 중의 하나가 재독을 넘어 삼독이 아닐까. 그러나 나에게는 이 책은 스르륵 읽어지고 어느덧 삼독이 되었다. 요즈음 들어서 언어에 대해서, 텍스트에 대해서 지대한 관심을 쏟아 부었기에 가능했던 것이 아닐까 자체 분석을 해본다. 그런 것 같다. 누군가와 소통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이 무엇이 있는지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싶어서였으리라. 그저 글을 통해서, 그리고 말을 함으로서 사람과 사람 간의 의사소통이 잘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아니었을까. 그러나 요즘 젊은 친구들은 숏폼 콘텐츠에 빠져서 지낸다. 그리고 장문의 글을 ..

아이는 언제나 옳다

아이는 언제나 옳다 천근아 지음 개정증보판 (고양: 위즈덤하우스, 2022) 날마다 자라나는 아이들을 보면서 나는 그만큼 늙어가고 있음을 인정하게 된다. 내가 알던(혹은 배웠던) 지식보다 새로운 것들을 배우고 받아들이는 그들을 보면서 세대가 지날수록 조금씩 더 근사해짐을 느낀다. 그래도 어리신 친구들은 스스로에게도 그리고 부모에게도 노여움을 더할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하다. 자녀를 키우며 그리고 나에게도 필요한 것은 서로에 대한 이해, 그리고 오해를 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이번에 읽은 책이 좋은 도구가 되리라 생각해본다. 책의 저자이신 천근아 교수님은 베테랑 소아정신과 전문의이며, 권위자이다(자세한 프로필은 검색해 보시면 더 편합니다. 워낙 화려하시니까). 무엇보다 아이들을 사랑한, ..

죽음이란 무엇인가

죽음이란 무엇인가 개정판 한국종교학회 편 (서울: 창, 2009) 한국종교학회의 를 읽어본지 오래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때부터 보고 싶었던 이 책을 이제야 읽었다. 뭐가 그리 바쁜 것이었는지 아니면 책이 싫어졌던 것인지 기억하고 싶지 않지만, 결국에는 저렴한 전자책으로 읽게 되었다. 살아간다는 것은 결국 죽음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이기에 어쩌면 죽음의 의미를 생각하지 않고는 제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우리의 삶 속에 밀접하게 관계를 맺고 있는 종교에서는 어떻게 바라보는지 살펴보는 것은 당연한 순서가 아닐까하여 페이지를 넘겨본다. 아홉 종교에서 바라보는 죽음에 대한 모습, 그리고 불사(不死)에 대한 추구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였다. 필자의 입장에서는 삼 대째 기독교의 집안으로 살아왔기..

신학, 종교학 2020.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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