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언제나 옳다 천근아 지음 개정증보판 (고양: 위즈덤하우스, 2022)
날마다 자라나는 아이들을 보면서 나는 그만큼 늙어가고 있음을 인정하게 된다. 내가 알던(혹은 배웠던) 지식보다 새로운 것들을 배우고 받아들이는 그들을 보면서 세대가 지날수록 조금씩 더 근사해짐을 느낀다. 그래도 어리신 친구들은 스스로에게도 그리고 부모에게도 노여움을 더할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하다.
자녀를 키우며 그리고 나에게도 필요한 것은 서로에 대한 이해, 그리고 오해를 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이번에 읽은 책이 좋은 도구가 되리라 생각해본다.
책의 저자이신 천근아 교수님은 베테랑 소아정신과 전문의이며, 권위자이다(자세한 프로필은 검색해 보시면 더 편합니다. 워낙 화려하시니까). 무엇보다 아이들을 사랑한, 부모이시기에 더욱 와 닿는 글을 쓰신 것은 아닐까.
알면서도 아니, 마음에는 이미 사랑해야지. 그리고 화내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을 갖고 있음에도 표현하지 못 하는 아니면 오히려 화를 내고 있는 나를 보며 스스로에게 자책하는 것을 보게 된다. 보통의 사람들이 이러지 않을까. 생각대로 되지 않고, 공부한 대로 자녀에게 못하고 있는 스스로를 보게 되면서 말이다.
자책해서 해결되지 않는 일로 부모 자신을 괴롭히지 않았으면 합니다. 우리는 충분히 좋은 부모입니다. 260쪽
충분히 노력하고 있고, 충분히 잘 하고 있음을 일깨워주는 문장이었다. 이 시대의 엄빠들은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격려해주는 따스함이 묻어났다.
더하여서 부모들이 갖는 마음에 대해서 따스한 지적도 해주신다.
아이를 향한 조급함을 버려야 합니다. 아이가 자신만의 속도로 열심히 세상을 알아가는 모습을 응원해주세요. 우리 부모는 그저 아이들의 뒤를 따라가는 것으로 만족해야 합니다. 68쪽
아이가 남보다 뒤쳐질까봐 조급해하는 것이 아닐까. 그런데 이 조급함이 아이를 위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나의 갈망을 투영시킨 것이 아니었을까 돌아보게 된다. 적어도 이러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을 다시금 갖게 된다.
책에는 저자의 자녀 양육을 일례로 들어서 다루는 부분들도 등장한다. 솔직, 담백, 성찰이라는 말로 표현하면 좋을까.
전문가라도 자식 앞에서는 문제 해결을 하는 것이 늘 힘겹습니다. 249쪽
우리는 어쩌면 너무 많은 것을 알려고 해서 그리고 적용시켜 보려고 해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닐지 돌아본다. 그저 사랑하고 안아주고 말하면 나아질 수 있는 것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물론, 책에서 다루고 있는 아이들의 기질을 파악하는 법과 그에 따른 대처 등 여러 실천적인 지식 습득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이를 잘 받아들이고 그리고 이것이 곧이곧대로 될 수 없음을 인정하고 그래도 나아가는 것, 책의 제목처럼 아이는 언제나 옳다는 것을 믿어주면 어떨까.
그들은 항상 자신이 힘듦을 말한다. 또한, 잘못한 것이 있다면 알고 있고 수정하려 한다. 이를 듣고, 믿고, 안아줄 수 있다면 보다 좋은 부모와 자녀 간의 관계 형성이 되리라 생각해본다. 무엇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부분을 구분해야 함을 인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함을 배운다.
천교수님의 밀착 상담을 받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기를 권하여 드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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