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동화 32

쓰레기통 요정

쓰레기통 요정 안녕달 지음 (서울: 책읽는곰, 2019) 아이가 보기에 좋은 이야기라서 사 주다가 아빠가 좋아하게 된 작가, 안녕달의 작품을 또 하나 담아왔어요. 화면에서 보기에는 표지가 독특하구나 싶었는데, 띠지를 가장한 쓰봉을 닮은 디자인을 담아냈더라고요! 아이들에게 분리수거와 물건의 소중함을 알려 주고 싶은 요즘에, 자연에 대한 사랑은 최소 배출과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쓰고 다시 쓰는 것임을 말하고 싶은 요즘이네요. 날씨가 쌀쌀해지는 요즘에 마음은 따숩게 만드는 안녕달의 이야기이기도 하고요. 사는 게 쉽지 않은 날 가운데에서도 아이들에게 웃음을 잃지 않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을 담아봅니다. 사랑을 버리지 않기를, 사랑을 다시금 담을 수 있기를, 요정은 멀리 존재하지 않고 바로 옆에 있음을 알게 ..

그림과 동화 2024.11.10

선 이야기

선 이야기 앤드 지음 (서울: 앤드워즈, 2024) 선의 표현 긋다, 잇다, 나누다, 연결하다 등 선을 표현하는 다채로운 수식어들. 사람을 점이라고 표현한다면, 점과 점을 잇도록 도와주는 존재가 선이기에, 선은 사람과 사람을 잇대어 주는 ‘사랑’이 아닐까. 세상에는 너무나 많은 (시)선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착한)선은 부족하다고 느껴진다. (우)선되어야 하는 게 사랑인데. 다시금 만나게 된 앤드 작가의 작품은 더더욱 짧은 문장으로, 그림으로 이야기를 나눈다. 다시금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며. 좋은 책을 만나게 안내해준 종합기독교서점 대표님께 감사의 마음을 담아

그림과 동화 2024.10.03

여름이 온다

여름이 온다 이수지 지음 (서울: 비룡소, 2021) 여름이 지나가는 계절에 여름이 오는 그림책을 살펴보니 다시금 여름이 그리워집니다. 분명히, 저는 8월에 크리스마스를 그리워하는 반전 있는 심성의 소유자입니다만 지나간 계절이 그리워지는 것은 그 여름이 가장 소중한 시간이기에 그렇지 않을까요. 아이들을 위해서 독서문화축제에서 교환해 온 책은 살짝 사용감이 묻어 있는 (책등이 살짝 갈라지고, 내지에도 보이지만) 커다란 빅북 스타일의 그림책입니다. 여름이 오는 모습을 그림으로만 표현하지 않고, 음악의 형식으로 3악장으로 나누어서 보여주는 특징이 담겨있습니다. 더하여 책의 마지막에는 QR코드를 통해서 음악도 들어볼 수 있게 되어 있네요.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통해서 읽고 듣고 말할 수 있게 해주는, 감각을 일깨..

그림과 동화 2024.09.29

감정 호텔

감정 호텔 리디아 브란코비치 그림과 글 장미란 옮김 (서울: 책읽는곰, 2024)  엄마의 눈으로는 겉표지에서 델루나 호텔이 생각납니다. 저에게는 켄싱턴리조트 건물이 생각났고요 :) 표지를 넘기며 책 내용을 마주하면 왠지, 인사이드 아웃의 등장 인물들이 말을 걸어오겠다 싶어집니다. 살면서 마주하게 되는 갖가지 감정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고, 흘려 보내고, 또 다시 만나게 되면 힘들지 않기를 바라게 된다고 할까요. 감정 수업을 들을 수 있다면, 아이가 감정이란 친구를 알아가도록 돕는 책이 있다면, 이 책이 그런 좋은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림과 동화 2024.09.20

메리

메리 / 안녕달 지음 (파주: 사계절, 2017) 시골집에 시고르자브종을 많이 키웠던 이들에게는 익숙할 그런 이름 중의 하나 메리. 우리집은 금돌이, 금순이가 유서 깊었다.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어릴적 사진으론 레브라도 리트리버도 잠시 키웠던거 같은데 사고로 일찍 무지갤 건넜던거 같다. 그 흔한 동네에 멍친구들은 풀려 있는 혹은 풀려난 친구들에 의해서 자연스레 새 생명을 담기도 했다. 외롭게 혼자 지키다가 잠시 사랑을 하다가 주니어들도 존재하다가 다시금 뿔뿔이 흩어지는 메리들. 안녕달 작가의 이 그림책은 여러 시선을 담아내고 있다. 메리의 시선, 주인 할머니의 시선, 주인공(아이)의 시선. 각자의 삶이 바쁘고, 외롭고, 정겹다. 같이 식사를 나눌 수 있는 존재가 식구 아닐까. 역시, 나는 또 먹는 것에..

그림과 동화 2024.08.18

오늘 내 마음에 커다란 돌이 떨어졌어요!

오늘 내 마음에 커다란 돌이 떨어졌어요! / 오브리 샘슨 글 / 나탈랴 바실리카 그림 / 죠이북스 편집팀 옮김 (서울: 죠이북스, 2024)오늘 저녁에는 편안하게, 편의점 음식을 담아서 편스토랑을 보며 먹었어요. 이렇게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음이 감사해요.매일 이와 같다면 좋겠지만, 때로는 힘든 날들도 만나게 돼요. 며칠 전에는 출근해야 하는데 누군가 차를 긁고서 그냥 가 버렸어요. 마음을 추스르고 출근했지만, 너무 열심히 일을 했는지 시나브로 렌즈에 커다란 스크래치가 생겼어요. 도수가 높아서 바로 교체할 수 없는 주문이 들어가야 하거든요. 다음날 출근할 때 얼마나 마음이 어렵던지요.오늘 다시금 읽은 그림책은 라는 제목처럼, 힘든 일이 닥쳐옴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었어요. 마치, 제 마음과 같았다고 ..

그림과 동화 2024.07.27

평화가 오려면

평화가 오려면스므리티 프라사담-홀스 글, 데이비드 리치필드 그림 윤보라 옮김 (인천: 템북, 2023) 사랑이 오길 기다리는 어떤 청년처럼 간절하게 기다리는 평화. ‘평화가 오려면’ 얼마나 많은 고난과 노력이 필요할지 궁금하다. 멀리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지속되고 있고, 얼마 전에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공격도 들려왔다. 가까이는 북한과 잦은 마찰을 보게 된다. 평화는 올 수 있을까. 평화 신학 같은 거창하고도 어려운 이야기를 담고자 하는 게 아닌, 삶의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평화 이야기가 필요했다. 가능하다면 어린아이조차 이해할 수 있고 함께 나눌 수 있는 수준으로 말이다. 바로 이즈음에 템북社에서 나온 을 알게 되었고, 결국에는 읽어보게 되었다. 나와 너, 다른 인종(혹은 민족)과 그리고..

그림과 동화 2024.06.22

지금은 없는 이야기

지금은 없는 이야기 최규석 지음 (파주: 사계절, 2011) 그림책, 만화, 아니 우화. 최규석 작가의 작품을 우연히 서점에서 만났다. 자주 가던 #책읽는다락서원책방 에서 발견한 책. 아이들이 좋아하는 (혹은 관심을 가질만한) 그림책을 찾아보곤 하다가 때때로 나의 구미를 당기게 하는 책을 만난다. 언제나 책이 나에게 말을 걸어올 때 담게 되고, 그리곤 집에서 다시금 나의 시선을 기다린다. 쌓여있는 책 탑이나 서가의 한 칸에서 나를 기다린다. 결국엔 읽게 되고. 아이들을 향한 그림책이 많다. 그러나 어른을 위한 그림책도 많다. 서글픈 현실을 보다 더 잔혹동화로 그려내기도 하고, 썩(은미)소를 보이게끔 하는 세계를 보여준다. 최규석 작가의 우화는 굉장히 오래된 우화를 떠올리게 한다기보다 지금 살아가고 있는 ..

그림과 동화 2024.02.23

늘 그대

늘 그대 심현보 글 곽수진 그림 (서울: 반달서재, 2023) 아이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싶은 그림책을 찾으려고 보다가 발견한 신간. 그곳에서 익숙한 이름의 작가를 만났다. ‘심현보’라는 작가, 분명히 나에게는 좋은 노랫말과 음악을 들려주는 뮤지션이기에 그의 단독 앨범도 소장하고 있기에 더욱 반가웠다. 심지어 작가 소개란에는 그 유명한 노래 ‘너의 모든 순간’과 ‘묘해, 너와’를 쓴 작사가라고 알려준다. 두 곡 다 멜로디도 좋지만, 나에게는 더더욱 가사가 와닿던 노래였기에 그럴까. “이윽고”라는 단어로 가사를 시작하는 노래와 감성적인 가사의 노래. 마음에 살짝 뿌려주는 안개와 같은 젖어 듦을 만들어 주는 작사가로 생각하게 된다. 이런 작사가의 노랫말을 듣고 보고 반한 편집자의 사심이 담긴 것으로 이백 퍼센..

그림과 동화 2024.01.06

크리스마스 트롤

크리스마스 트롤 유진 피터슨 글 윌 테리 그림 개정판 (서울: IVP, 2020)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니 트리를 만듭니다. 트롤도 만들지는 않아요. 그런데 왠지 ‘크리스마스 트롤’이라고 쓰니까 정감 어립니다. 왠지 만날 수 있겠다 싶었고요. 트롤이 해외에서는 어떤 의미로 읽어져 왔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국내에서는 게임에 등장하는 조금은 부족한 느낌이 드는 몬스터였습니다. 그리곤 ‘트롤 짓’ 말라고도 하지요. 아무튼 트롤이 갖는 의미가 썩 좋아 보이진 않았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읽는 그림책에 전면 등장하는 트롤이라니! 글밥의 양은 상당합니다. 적어도 저학년 수준의 문장 분량이기에 조금은 밀도 있게 읽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럼에도 각각의 단어가 어렵지 않고, 금세 스며들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이제..

그림과 동화 2023.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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