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 서적 리뷰 263

세상의 희망

세상의 희망 게일 보스 글, 데이비드 클라인 그림 김명희 옮김 (고양: 터치북스, 2024) 겨울이 왔다. 그런데 예전 같지 않다. 덜 춥다. 눈이 덜 내린다. 내 몸도 온도와 습도가 급격히 달라지고 움직여서 같이 움직인다. 그렇다면 나보다 더 주변 환경에 취약한 존재는 어떨까. 이런 의문을 가질 때, 대도시임이 눈에 들어온다. 과연 고향에 계속 있었다면, 더욱 확연하게 다가올 주변의 모습이 이전과 같지 않음에, 마음이 아프지 않았을까. 동물이 힘들 게다. 결국에는 나에게로 그 피해가 고스란히 올 테고. 세상이 힘들어함을, 아파함을 느끼고 함께 고민하는 사람은 존재한다. 특히, 같은 신앙 안에서 피조물의 고통을 이야기하는, 그래서 주님이 오심을 기대하고 고대하고 기다리는 분을 알게 되면 조금이나마 마음이..

복음에 대하여

복음에 대하여 찰스 스펄전 지음 강산, 서경의, 송용자 옮김 (고양: 터치북스, 2023)“다섯 가지 힘을 하나로 모으면 캡틴 플래닌”이란 노래 가사가 나오는 만화영화 주제가를 들어본 적 있으시다면 나이가 좀 있으신 분입니다. 이번에 읽어봤던 책의 저자는 그보다 더 훨씬 전부터 계셨기에 잘 알 수밖에 없는 유명한 설교자이기도 하고요. 그럼에도 실질적으로 설교를 만나고 읽어본 기억이 별로 없는 분이기도 합니다.그런데 그런 분의 설교집 5권이 하나로 합쳐서 나왔다면, 얼마나 내용이 방대할지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나마 다행입니다. 왜냐하면 그의 설교 중에서 3,500편의 설교에서 1퍼센트로 추려졌다고 합니다(정확히 적으면, 35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사실, 이 책을 두 번째 읽으면서 설교를 다시금 떠올..

믿음의 길 위에서 쓴 편지

믿음의 길 위에서 쓴 편지 D. A. 카슨, 존 D. 우드브리지 지음 노진준 옮김 (서울: 죠이북스, 2024) 다양한 이(즘) 사이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이 나라는 걸 알아차리게 되는 일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세상의 중심에서 나를 외치다”라는 카피라이팅을 듣던 시간이 벌써 십수 년은 흘렀으니, 뉴에이지 장르의 음악을 친근하게 대하게 된 지도 오래되었으니. 그럼에도 더더욱 클래식으로 다가오는 글은 문장에 진심이 담겨 있다고 믿게 되는 편지에 있다. 편지만큼 펜을 통해서 진심을 적어 보내던 글이 있었던가 싶고(그 진심이 담긴 편지를 찾다 보면 만나게 되는 서신, 신약성서도 있다). 이번에 만났던 편지도 조금은 클래시컬 했다. 아니, 요즘 친구들에게는 편지가, 이메일처럼 쉽게 쓰지 않는 존재가 되..

사실은 당연하지 않은 것들

사실은 당연하지 않은 것들 백소영 지음 (서울: 홍성사, 2023) 지구는 둥글다. 그리고 공전하고 자전한다. 이 사실을 상식이 되기까지 이루어졌던 수많은 이의 노력은 지금 나와 얼마나 멀리 떨어진 시공간이었을까.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 그게 바로 나였다. 개인의 이야기를 풀어내자면, 책 한 권은 뚝딱 만들어지리라 생각하게 된다. 나 또한 많은 사연을 담고 있는 이야기겠지만, 더더욱 많은 가능성을 품고 있는 젊은이들을 마주하고 살아가는 ‘학교 엄마’ 백소영 교수님은 얼마나 많은 꿈을 마주하고 있으셨을까. 어떤 때에는 대면하여, 어떤 때에는 편지로 마주하는 고민과 아픔과 사랑과 신앙의 질문은 교수로서, 상담자로서, 인생 선배로서 이야기를 나누고, 품고, 기도하게 만드는 순간이었을 것이다. 시대 안에서 ..

(다시금 읽은) 십자가

십자가 새라 코클리 지음 정다운 옮김 김진혁 해설 개정증보판 (서울: 비아, 2024) 다시금 읽게 된 새라 코클리 교수의 . 그리스도교인이라면 십자가에 관한 이야기는 끊임없이 듣고, 다시금 떠올려야 할 사건입니다. 그럼에도 저는 늘 듣던 이야기로, 또다시 마주하게 되는 절기로 십자가를 넘기는지 모릅니다. 십자가와 함께 넘겨진 예수, 그러나 예수는 십자가 너머에 계시고 사랑 때문에, 넘겨진 분이셨음을 다시금 봅니다. 참, 이 책은 같은 출판사에서 번역되어 나왔던 책의 개정증보판입니다. 기존에 없던 기도와 관련된 좋은 글이 초입부에 더해진 게 눈에 띄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유심히 읽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마주하게 된 책의 한 부분을 SNS상에 옮겨보았는데, 그 부분이 읽고 있던 소설 의 대목과 겹쳐서 심적..

교회가 작다고 사랑이 작진 않아

교회가 작다고 사랑이 작진 않아 김종원 지음 (서울: 세움북스, 2024) 기차를 타고 내려오는 길, 책을 펼쳤습니다. 멈추지 않고 계속 읽어 내려가고 싶은 이야기들 속에서 간신히 멈추고 열차에서 내렸습니다. 어느 분은 읽다가 웃었다고 합니다. 또, 어떤 분은 눈물을 펑펑 흘렸다고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저도 책의 여러 대목에서 멈췄습니다. 책 자체는 술술 읽어지도록 편집되어 있습니다. 문장 자체에서 꾸밈이 아닌 진심을 담아냈기에 가능한 일이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빨리 읽을 수 있으나 일부러 끊어서 읽고 싶었던 책이기도 합니다. 엄청나게 많은 물적 자원과 인적 자원을 통한 사랑의 전함이 아니라 추어탕 목회를 실천하는 목회자의 사랑이 담긴 교회 이야기였습니다. 저는 저자 목사님을 전혀 모릅니다. 그럼에도 ..

팔레스타인을 걷다

팔레스타인을 걷다 김영봉 지음 (서울: IVP, 2014) 요즘은 건강을 위해서 많은 분이 뛰거나 걷습니다. 주로 오피스 생활을 하고, 차량으로 이동하니 운동량이 부족한 것이겠지요. 저는 다행히, 업무상 많이 걷습니다. 워낙 큰 건물 안에서의 이동이기에 그 걸음이 날마다 많습니다. 이렇게 걷는 게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서 걸어야만 했고, 걸어야 했던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광야에서의 삶을 살아가던 유대인과 지금의 팔레스타인 땅 위에서 만나게 되는 여러 사람을 통해서 보게 됩니다. 일터로 나아가기 위해서 보안 게이트를 걸어서 통과해야 하는 팔레스타인 사람들. 그들의 터전이 쪼개진 이유는 정치적이고도 폭력적인 상황을 통해서 나뉘게 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번에 읽은 책을 통해서 혹은 약간의 검색으로 만날 수..

예수는 12살

예수는 12살 조은진 지음 (서울: 새물결플러스, 2020) 자기가 태어난 순간부터 6살 정도까지를 기억하는 사람은 매우 드뭅니다. 나를 키워준 부모님과 주변인들에게서 듣는 목격자의 진술이 아니고서야 (혹은 기록된 자료를 통해서) 알 수 없는 머나먼 이야기와 같달까요. 이와 다른 결이지만 성경에서 만나는 예수님의 어린 시절은 아기였을 때와 12살의 모습뿐입니다. 성경에서는 어떤 일화를 담아내지, 모든 순간 모든 날을 담아내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복음서를 통해서 배우게 된 예수님의 모습만 남아있을 뿐입니다. 그래도 궁금한 예수님의 어린 시절 이야기 이거 어떻게 알 방법이 없을까 싶지만, 비움의 미학도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그 공간을 채워서 읽고 싶은 이들이 존재한다면 그들을 위한 맞춤 솔루션이 있..

오늘, 그리스도인으로 살기

오늘, 그리스도인으로 살기 오대식 지음 (서울: 생명의말씀사, 2024)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쉽지 않은 요즘입니다. 그리스도인이라고 말한다면 꺼리게 되는 분위기가 기독교의 초기 시대와는 엄연히 다르게 다가옵니다. 왜 자랑스러운 스티그마가 아니라 언터쳐블이 되어 가는 걸까요. 예수를 믿고 그 가르침대로 말씀대로 살아간다면 분명히 다를 테고, 달라졌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저는 주님께 송구한 모습이지 않았나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더더욱 오늘, 그리스도인으로 살아야 할 테고요. 날마다 쓰러지고 넘어질지라도 주님을 닮으려고 노력한다면, 분명히 주변인들이 알고 ‘그리스도인이라면 저런 모습이 바르구나’라고 할 것입니다. 어쩌면 그 주인공이 되었으면 하고요. 높은뜻정의교회가 분립 되었고, 그 가운데..

광야를 읽다

광야를 읽다 이진희 지음 (서울: 두란노, 2015) 요즘에는 ‘광야’하면 떠오르는 특정한 회사가 있지만, 예전에는 ‘광야’하면 기독교적인 배경 덕분에 사막 한 가운데가 떠올랐다. 그리고 이 책은 이진희 작가의 광야 시리즈의 시작점이기도 한 책이었다. 직전에 읽은 책이 광야에서의 사십 일간의 금식 후에 악마와 마주했던 예수님의 이야기였는데, 이번에는 광야 가운데에서 삶을 살아간 존재들을 다루는 이야기라니. 광야는 생각보다 더 황량한 그 자체이지 않을까. 직접 눈으로 담은 분들에게는 더더욱 와닿을 황량함. 그럼에도 거기에서 떨기나무에서 또한 그분을 만나게 되고 변화될 수 있었던 모세. 저자의 배려 있는 문장 덕분에 광야를 가지 않고도 느껴보게 된다. 광야에서 생활하는 베두인과 그 안에서 살 수밖에 없었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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