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은사 39

마카비 혁명에서 3·1운동까지

마카비 혁명에서 3·1운동까지 박정수·강슬기 지음 (서울: 감은사, 2024) 저 멀리 팔레스타인 땅에서부터 시작하는 고대의 이야기와 반도의 20세기 초 3·1운동이 어떻게 이어져서 논리를 풀어나갈지 궁금했다. 국가 혹은 민족의 서사가 너무나 유사한 유대인과 한민족, 그들은 매우 힘들었고 아팠던 민중이 신앙의 힘으로, 민족으로 뭉치고 살아내고 지금까지의 이야기로 남아 있다. 책이 사람을 만들 듯, 책이 민족을 만들어냈고, 각성시켰다. 마카비 혁명의 시작은 신앙심으로 이웃을 지키고 싶어 했던 마카비 형제였던 것처럼, 조선말(혹은 개화기)의 민초이면서 그리스도인은 나의 조국과 이웃을 지키고 싶었던 게 아닐까.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자면, 폭력적인 혁명과 대비되는 비폭력 저항 운동은 어떠한 신앙(혹은 신학)의..

신학과 종교학 2025.05.22

낭독을 부르는 애가

낭독을 부르는 애가 김인철 지음 (서울: 감은사, 2024) 아주 먼 옛날에는 책 자체가 귀했다고 합니다. 생각해 보면 종이 제작이 가능할지 의문이지요. 종이와 책의 발전이 인류사 발전에 무수한 영향을 주었음은 당연하고요. 어쨌든 책 자체가 귀했고 글을 읽을 수 있는 사람도 귀했습니다. 교육을 누릴 수 있는 계급이 적었을 테니까요. 그 가운데, 근동 팔레스타인 지역에 살던 하나님을 믿는다고 말하던 이들은 책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성경을 양피지에 담아서 보관하던 회당이 존재했습니다. 그래도 역시 읽을 수 있는 사람이 적기에 낭독해야 했을 것입니다. ‘창출레민신’이라고 부르는 오경이나 역사서라면 줄글로 이루어져서 주르륵 읽어야겠지만, 지혜 문학 장르로 불리는 ‘시잠전’은 그런 형태가 아닙니다. 특히, ..

성서에 관하여 2025.04.16

Simply Jesus

Simply Jesus 신성관 지음 (서울: 아드벤트, 2025) 요즘 세상에는 컴팩트하게, 간단하게, 빠르게 요약이 필요하다. 그러면서도 생성형 AI가 일으키는 환각 현상은 지양되어야 한다. 즉 전문가의 간결한 설명이, 1분 스피치처럼 느껴져야 한달까. 이런 가운데에 읽어본 책은 그리스도교에 대해 간결하게, 종교가 없는 이들에게도 접근하기 쉽게 읽어지도록 기획되었고, 실제로 쉽게 다가왔다. 내부의 언어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을 위해서 제작됨으로 보이는 박스형 설명도 좋았다. 그래서인지, 저자분의 특별한 부탁으로 인하여 현자의돌 선생님께서 추천사까지 작성하셨던. 정신을 차리고 책을 펼쳐본다. 9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진도는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 조금씩 글을 읽어나가면, 왠지 모르게 저자의 육성이 느껴진..

믿음의 글들 2025.03.23

(다시금 읽은) 지혜란 무엇인가

지혜란 무엇인가 송민원 지음 (서울: 감은사, 2021) 시간이 흐르고 다시금 집어든 요즘 사회가 너무나 어지러워서 지혜를 구하지만 더더욱 구하기 어려운 요즘이기에 많은 이들이 이리저리 당황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 또한 이 격변의 시기에 무엇을 준비하고 살아내야 할지 고민하게 됩니다. 그래서 더더욱 지혜가 필요합니다. 때마침, 사순절을 맞이하였기에 조용히 책을 읽어가며 묵상하길 원하였기에 책의 도입부 문장은 다시금 저에게 묵상케 합니다. 생명을 일궈내고 자신은 죽어간다 그녀는 점점 예수님을 닮아간다 8쪽 예수님을 닮아가는 것은 날마다 지혜가 키만큼 더해지는 것처럼, 날마다 성경 말씀을 배우고 묵상하고 기도함으로 늘어나는 게 아닐까요. 그래서 더욱 지혜문학을 배우고 알아가야 합니다. 잠언-욥기-전도..

성서에 관하여 2025.03.06

포로된 자들을 위한 소망의 드라마, 다니엘서

포로된 자들을 위한 소망의 드라마, 다니엘서 임주형 지음 (서울: 감은사, 2024) 책이 출간되고 시간이 조금 흘렀습니다. 적절한 시기가 다가오면, 책이 나를 부르면 읽게 된다고 믿기에 기다리고 기다리다 집어 들어서 읽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이렇게 정확하게 소망이 필요한 시기에 읽어지는 것일까요. 정말, 소망이 필요한 요즘입니다. 주여, 자비를 우리에게 허락하소서. 지금 여기와는 다른 시간과 공간 속에서 살았을 다니엘서의 시기와 삶의 자리는 분명히, 포로된 자로 살아가는 이들에게 절망이 아닌 소망을 꿈꿀 수 있도록 안내해야만 했을 것입니다. 망해버린 나라에서 유일신을 믿는 신앙을 지켜내려는 소수 민족이었던 유대인들에게 필요한 소식이었을 것입니다. 성서 내에서 개신교인으로서 구약이라고 부르는 39권의 책..

성서에 관하여 2024.12.07

바울과 철학의 거장들

바울과 철학의 거장들존 M. G. 바클레이 추천 서문조셉 R. 닷슨 · 데이비드 E. 브리오네스 엮음정제기 옮김 (서울: 감은사. 2024) 듣다 보면 재밌었던 철학 수업. 그렇다고 철학을 이해하는 수준은 다다를 수 없음을 잘 압니다. 그럼에도 철학을 알아야 삶에, 지식에, 도움이 됩니다. 어쩌다 보니 여러 철학 관련 서적도 쌓여 있지만, 철학 잘 모릅니다. 그런데 바울서신을 읽으면 마주하게 되는 불편한 진실이 있습니다. 당대의 학문을 열심히 배웠고 잘 알았으리라 유추되는 바울, 그가 아레오바고에서 마주했을 철학자들이 존재합니다. 또한, 성경에 인용된 것으로 보이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더더욱 철학을 알아야 합니다(?) 이즈음에 바울과 철학에 진심인 분들이 모여서 책을 엮어 냈으며, 한글로 번역되었..

신학과 종교학 2024.09.19

바울에 관한 새 관점이란 무엇인가?

바울에 관한 새 관점이란 무엇인가? 제임스 D. G. 던 지음 최현만 옮김 (서울: 감은사, 2023) 어느덧 시간이 흘러서 새 관점에 대한 또 다른 버전이 등장한 요즘에도 사용되는 ‘새 관점’이라는 용어를 봅니다. 과연 새 관점이 아닌 관점과 새 관점의 차이는 무엇이며 요오즘 새롭게 등장한 새 관점은 무엇인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어디에 물어보기도 어렵고 다시금 학교로 들어가는 것은 ‘멈춰!’라고 속으로 외치게 됩니다. 작년에 사놓고 모셔만 두었던, 던의 새 관점 책을 꺼내어 읽으며, 리비전된 버전임을 감지합니다. 에클레시아북스 판에서 감은사로 오며, 새롭게 추가 된 각주와 달라진 부분이 있음을 일러두기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저자가 책의 초입에 밝히는 바처럼, 새 관점이 옛 관점을 대체하는 게..

성서에 관하여 2024.07.17

영혼의 경이로움에 관하여

영혼의 경이로움에 관하여 마이스터 에크하르트 지음프리드리히 알프레트 슈미트 뇌어 엮음요하나 란츠콥스키 해제박규태 옮김(서울: 감은사, 2024) 신비주의 혹은 경건주의 그리고 중세와 믿음의 선진 그 무엇으로 표현하여도 전부를 담을 수 없는 존재 마이스터 에크하르트. 그의 이름을 알게 된 기회는 우연히 읽기 시작했던 정용섭 목사님의 설교 비평 시리즈 덕분이었다. 교회사로 언뜻 스쳐 지나가며 보았던 이름을 좀 더 집중해서 살펴볼 기회를 얻게 만들어 준 시발점이라고 해야 할까. 물론, 그렇다고 에크하르트의 글을 찾아서 읽기에는 바빴다(고 쓰고 싶었다). 어느덧 정신 차려보니 10년을 훨씬 지난 어느 날이 되어 감은사에서 박규태 목사님의 번역으로 마이스터의 글이 나온다고 하였다. 과연 곡해하지 않고 읽을 수..

신학과 종교학 2024.04.16

고린도전서, 풀어쓴 성경

고린도전서, 풀어쓴 성경 강산 지음 (서울: 감은사, 2023) 어느덧 쌓여가는 강산 목사님의 저서와 읽기의 양. 이분이 쓰는 글의 방향과 번역의 뉘앙스가 시나브로 들어온다. 많은 문장이 나에게 왔기에 또다시 나를 지나서 누군가에게 향하고 있지 않을까. 고린도전서 하면 바울의 서신서, 사랑장, 예언과 방언이 떠오른다. 교회를 다니면서 많은 설교의 본문이 되는 부분 중 하나가 아닐지 싶은 신약성서의 한 권이기도 하고. 평생에 걸쳐서 듣지 못하는 성서의 본문도 존재하는데 자주 듣는다니 아이러니하다. 감은사에서 나온 강산 목사님의 책 중에서 가장 얇다. 그래도 고린도전서를 풀어 썼기에 읽는 데 있어서 시간이 필요한 분량이기도 하다. 또한, 시리즈의 자랑인 MLT역도 부록으로 있음을 놓치지 말자(일반 독자와 고..

성서에 관하여 2024.03.07

신약의 윤리적 비전과 교회의 소명

신약의 윤리적 비전과 교회의 소명 박정수 지음 (서울: 감은사, 2021) 시간이 어느덧 흐르고 흘러서, 총선이 다가온다. 정말 며칠 전에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했던거 같은데 말이다. 누군가를 뽑았고, 자기가 원하던 후보가 되면 좋았을 테고, 아니면 아쉬웠을 선거의 추억이 반복되는 시기가 오는 게다. 마찬가지로 나에게는 책을 다시금 읽는 시기가 오기도 한다. 그래서 보게 된 오늘의 책. 그런데 이 책을 보면 왠지 리처드 헤이스의 이 생각나게 될까. 신약의 빛을 비추어 보면서 그리스도인이 살아가는데 알맞은 윤리는 무엇일까. 필자는 아쉽게 기독교 윤리학 과목을 들어본 적이 없다. 그 시간에는 아마도 종교학 과목을 들었던 것으로 기억해 본다. 선택에는 언제나 대가가 따르니 어쩔 수 없었으리. 나중에는 꼭 윤리학을..

신학과 종교학 2024.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