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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야를 걷고 있는 그대에게

광야를 걷고 있는 그대에게 김유복 지음 (서울: 죠이북스, 2020) 책의 제목을 보고, 저자의 이름을 보고, 출판사를 보고, 책장에 들여놨던 책을 꺼내 읽었다. 흙먼지 가득해 보이는 표지디자인을 보면서 걷는 이야기가 나오겠구나 싶었다. ‘세상의 기준에 저항하고 하나님 나라를 창조하라’는 문구도 살피지 않고 반짝이는 후가공에만 집중했던 나를 뒤로 하고, 누가 주인공인지, 누구를 이야기하는지 모르는 채로 그저 펼쳐보았다. 청년이 타게팅 독자였다. 책의 주요 인물은 다윗이었다. 이스라엘의 왕, 시편을 가장 많이 쓴 저자, 그 다윗. 청년, 요즘 그들의 인생은 광야를 걷는 느낌 그 자체일 테다. AI와 로봇에게 치여서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무엇을 배워야 할지, 도무지, 모르겠다 싶은 청년. 책은 아홉 번의..

믿음의 글들 2026.09.20

흔들리는 날들의 기도

흔들리는 날들의 기도 이철환 지음 (서울: 생명의말씀사, 2025) 그 어느 날 건물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잠깐 눈 감았다가 뜨면 편안해질 수 있을까 하는 순간이 있었다. 이제야 괜찮다고 스스로 말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참 다행이다 싶었던 순간을 넘어 이제는 체력적으로 힘든 날들이 있다. 마찬가지로 정신적으로 힘든 날들이 있고. 여러모로 흔들리기 쉬운 삶이란 녀석 가운데 한 줄기 빛이 되는 신앙이 없었다면, 과연 나는 어떠한 삶을 맞이하고 살아가고, 살아냈을지. 주님이 제 곁에 계시지 않았다면 저는 지금보다 더 정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주님이 제 곁에 계시지 않았다면 저는 지금보다 더 가난했을 것입니다. 주님이 제 곁에 계시지 않았다면 저는 지금보다 더 건강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153쪽 고향..

믿음의 글들 2026.09.19

호모 트러스트

호모 트러스트 정창현 지음 (서울: 아드벤트, 2026) 황제의 컬러 보라색, 그리고 화려한 디자인, 겉표지만 보고 직관적으로 끌려서 구매하게 된 책. 후에 발견한 ‘모두가 옳은데 행복하진 않은 시대를 위한 생존 인문학’이라는 부제목과 라는 제목도 독특하고 서글펐다. 생존을 위한 인문학이라서, 인류에 대한 또 다른 이름이 부여되어 왠지 마음이 아렸다. 대한민국에 태어나서 사람 구실 하려면, 집도 사고, 차도 사고,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꼭 그렇게 해야만 했던 시절이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당연하듯 존재했다. 지금은 3포, 4포, 5포, N포 시대로 들어선 지 오래고, 생존 그 자체로도 버거워진 젊은 친구들을 바라보며, 미안하고, 고마웠다. 호모 사피엔스, 호모 에티쿠스, 호모 부커스. 무엇으로 불려도..

삶속의 글들 2026.09.17

바울의 다문화 감수성

바울의 다문화 감수성 권주은 지음 (구미: 오픈스토리, 2026) 바울만 생각하면 아직도 비비드함이 특징으로 느껴진다. 그런데 그에게 감수성이라니. 심지어 다문화 감수성. 그의 배경으로 존재하는 안디옥 교회를 돌아보면, 생각하면, 책을 살펴보면, 생각이 달라질 수밖에 없으리라. 심지어 이 책을 쓴 저자도 다문화 목회를 하고 계셨다. 교양 과목으로 들었던 ‘다문화’와 관련된 기억이 조금이나마 남아 있다. 다문화 사회 초입이라던 표현. 이제는 다문화 사회 그 자체다. 어디서든 만날 수 있는 타자들. 여행객으로, 유학생으로, 연수생으로, 결혼이민자로, 소위 불체자 신분으로 있는 이주 노동자까지 정말 많다. 그럼에도 천편일률적인 대우와 생각의 방향은 어찌나 그렇게 유지되는지. 앞서 들었던 교양 과목에서의 기억으..

믿음의 글들 2026.09.07

시후 엄마, 김혜민 경찰입니다

시후 엄마, 김혜민 경찰입니다 김혜민 지음 (서울: 홍림, 2025) 제목만 보았을 땐 그저 따스한 이야기가 한가득한 가족 이야기겠지 싶었다, 특수 직역에 근무하는 워킹맘 이야기인가 싶었다. 그러나 책을 펼치고 마주하는 이야기 속에서 나는 더욱 커다란 따스함과 응원의 맘을 남게 만든 내용이었다. ‘엄마’라는 이름을 단 ‘혜민’이라는 여성의 이야기이자 현장에서 마주하던 이들에게서 아픔을 발견했던 한 사람의 이야기는 어느 순간 겹친다. 그리곤 그 이야기는 눈물겹다. 오로지, 오롯이 사랑으로 살아내야만 하는 시간이 되어서. 이전보다 주변에서 마주치기 쉬워진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들을 현장에서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가족 안에서 마주하게 된다. 그 순간의 아픔과 슬픔과 사랑과 나눔을 글로 마주하게 된다. 당사자가..

삶속의 글들 2026.09.06

함께하심

함께하심 도지원 지음 (서울: 아가페, 2026) 야곱 우리 아버지. 아니, 성경 속 요셉의 아버지. 아, 내 아버지(?) 그가 이스라엘이 되기까지 얼마나 험난한 세월과 험악한 삶을 살아왔는지 창세기 좀 읽었다고 하는 분들에게는 잘 아는 내용입니다. 그럼에도 언제나처럼 새롭게 다가오는 이유는 66권을 다 읽는 일이 쉽지 않을뿐더러 날마다 새롭게 읽어지는 성경이라서 그럴지도요. 그 무엇보다 야곱이 주는 의미와 족장으로서의 위치와 그의 인간적 면모가 나와 겹치는 등의 이유로 더더욱 관심이 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야곱과 관련된 책도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이런 가운데 도지원 목사님의 책을 통해서 야곱을 만나야 하는 이유는 그의 흥망성쇠나 야리꾸리한 거짓말을 목도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제목에서처럼 마주..

설교 2026.09.02

일의 기쁨과 슬픔

일의 기쁨과 슬픔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서울: 은행나무, 2025) 개정판 보통이 아닌 사람. 보통이 쓴 글. 일하다가 화나서, 슬퍼서, 심심해서, 고민돼서 읽어가면 어떨지 권하고 싶은 내용이 가득하다. 총 열 가지의 주제로 ‘일’(Work or Job)을 다루어 낸다. 이동 수단인 ‘배’로 시작해서 ‘비행기’로 끝나는 구성이, 인간은 움직이고 떠나는 존재라고 말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 속에서 만나는 다양한 사람과 사물과 시간과 공간의 이야기. 시간 안의 존재이기에, 세계 내 존재이기에, 인간은 유한하기에, 초월할 수 없기에, 일을 벗어날 수 없기에, 기쁘거나 슬프거나 함께 하는 일이다. 부디, 반려‘자’와 반려‘견’만이 아니라 반려되지 않는 ‘일’로도 생각날 수 있기를 적어본다. (그렇다..

삶속의 글들 2026.09.02

사람 낚는 어부의 기술

사람 낚는 어부의 기술 토머스 보스턴 지음 편집부 옮김 이서용 감수 (서울: 아가페, 2026) 사람을 낚는다. 혹시, 보이스피싱(?), 영업(?) 아니었다. 목회와 전도의 원리 그리고 이를 포함한 신앙의 정도(正道)를 담아낸 청교도의 글이었다. 청교도란 무엇이냐고 물으신다면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바다를 건너서 자신들의 신앙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일련의 사람들을 말할 수 있겠으나 여기 이 책의 저자는 영국에서 비국교도로 살아가면서 신앙하였던 인물이었다.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의 그리스도인에게 그 시절 사람의 글이 어떤 의미로 다가올 것인지 궁금하다면, 그때보다 여러모로 나은 환경 속에서 무엇을 하며, 믿으며 사는지 묻게 된다. 정말 그때보다 나은 거 맞냐고. 책 자체는 한 손에 들어오는 사이즈이자 앉은..

믿음의 클래식 2026.08.28

루이스가 나니아의 아이들에게

루이스가 나니아의 아이들에게 C. S. 루이스 지음 라일 W. 도싯‧마저리 램프 미드 엮음 정인영 옮김 (서울: 홍성사, 2012) 친애하는 #책읽는다락서원책방 서점지기, 천 대표님께서 선물로 주셨던 책을 펼치며. 아이들에게 친절한 유명 작가라니! 유명해지면 왠지 나 이런 사람이라고 보이며 다니는 경우도 있는데 잭 아저씨는 달랐다. ‘나니아’가 그냥 나온 작품이 아님을 입증하는 삶의 흔적이라고 적으면 좋으려나. 365일이 모자를, 바쁘고 진짜 유명한 작가임에도 아이들에게 시간을 내어서 답장하였다. 기계치라서 타이핑할 순 없어도, 손 글씨로 혹은 불러주는 문장을 통해서 소통하던 모습은 참 보기 좋았다. 심지어, 자신의 생애 마지막으로 향해가는 죽음의 전날에도 그랬다. 마치, 종말이 다가와도 사과나무 한 그..

거룩한 행운

거룩한 행운 유진 피터슨 지음 권혁일 옮김 (서울: 너머서, 2025) 담장 너머에 있는 더 넓은 세상을 탐험하는 출판사, ‘너머서’의 첫 번째 출간 도서를 이제야 읽었다. 그 유명한 신학자의 시집이라니! 생각보다 더 위트 있고 읽을 맛이 나는 문장들. 분명, 시어를 번역함이 어려울 텐데 역자의 노력이 느껴진다. 더하여 그래도 고개를 갸우뚱할 이들에게 한 줄기 희망이 될, 원문이 수록되어 있다. 더하여 역자주도 책의 말미에 있어서 구글링과 GPT에게 물을 일이 줄어든다. 신학자답게 성경 구절을 토대로 혹은 삶을 배경으로 시를 써 내려갔다. 일평생의 시집 한 권. 단 한 권의 책만 남길 수 있다면 시집도 좋으리란 생각을 갖게 만든다. 그러니, 비트 주세요! 다른 이의 심장이 비트를 깔아 주어 나를 움직이게..

2026.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