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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해서 화를 내고 말았습니다

불안해서 화를 내고 말았습니다 최장현 지음 (서울: 구름이 머무는 동안, 2026) 제목과 표지 디자인에 끌렸다. 좋은 행사인 ‘책터’서 만나게 된 ‘구름동’의 신간이었다. 표지의 모습처럼, 조각조각 난 상처투성이 마음처럼, 화를 내면 마음이 쪼개지고, 모가 나고, ‘나’와 ‘너’라는 존재에게 아픔을 준다. ‘불안’해서 ‘화’를 내고 마는 존재, 멀리서 찾을 일이 아니라 바로 지금 여기에 있었다. 그래서 이 책에 더 많이 끌리지 않았을까. AI의 엄청난 발전 때문에 지식 노동자에게도 위협이 되고, 피지컬 AI도 발전하고 있기에, 육체노동자에게도 위협이 되고 있다. 이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휴먼조차도 위협을 느낄 테니까. 누구나 다 불안해서 화를 내기 쉬워진 세상이 되었다. 예수 믿는다고 크게 떠벌리고 다니..

삶속의 글들 2026.10.15

광야, 하나님의 시간에

광야, 하나님의 시간에 김종익 지음 (서울: 꿈꾸는인생, 2024) 개정판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있는 ‘광야’ 관련 책 중에서 마지막을 장식하며 읽게 된 책입니다. 아끼고 아끼다가 이제야 펼치게 된 이야기. 그 시간, 하나님의 시간이 제목에 담겨 있었기 때문일지도요. 주제가 맘에 들었고, 출판사가 맘에 들어서 천천히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곤 살펴보는 책날개에서 저자의 소개가 색다름을 느낍니다. 21년간 하나님 나라를 가리키며 설교했던 목회자. 이제는 주 날개 아래서 거하고 계시리라 믿어지는 분이었습니다. 열다섯 개의 주제로 나뉘어 있는 광야 이야기. 더 정확히는 ‘모세’, ‘이스라엘’, ‘백성’, ‘하나님’으로 압축되는 시간들. 예수를 믿는다고, 따른다고 말하면서 보이는 모습은 아직도, 여전히, 동일하..

믿음의 글들 2026.10.13

담장 넘은 가지

담장 넘은 가지 김영호 엮음 (서울: 아가페, 2026) [프레시함]표지에서 느껴지는 싱그러움과 무성한 가지가 주는 너그러움이 한가득 느껴지리라 생각되는 제목과 표지였습니다. ‘유학생들의 복음사관학교 케임브리지연합장로교회, 담장을 넘은 무성한 가지들의 이야기’라는 설명글이 하단에 있어서 궁금해집니다. 더하여 저자가 아니라 엮은이라는 점에서도 궁금증을 유발합니다. 아, 표지 하단의 글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책의 띠지를 제거해야만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띠지에는 저의 추억, 의 저자 이용규 선교사님의 서문이 담겨 있음을 알려줬습니다. 더하여 이동원 목사님, 권호 목사님의 추천이라니. [‘가지’하면 떠오르는 게 있는 사람]가지가지 해서 가지가 떠오른 게 아니라 대학생 캠퍼스 선교단체에서 함께 할 때, 호칭에 ..

믿음의 글들 2026.10.12

철학 들여다보기

철학 들여다보기 도널드 파머 지음 남경태 옮김 (양평: 북&월드, 2013) 수업 때 교재로 사용되었던 <이야기 철학 교실>로 인하여 저자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었고, 새로운 책을 발견했었고, 덕분에 저자를 알아가게 되었습니다. 비전공자인 저 같은 사람에게는 철학이란 어렵게 느껴지는 멀고 먼 당신이기에, 최대한 쉬우면서 그림이 많은 것을 볼수록 그나마 낫기에, 어디 좋은 도서가 없는지 찾아 헤매던 저를 보게 됩니다. 앞서 이야기했던 책 덕분에, 저자 검색을 했다가 우연히 발견한 일은 럭키비키입니다. 이 책은 예전의 그 친구처럼 느낌적인 느낌으로다가 좋았습니다. 글이 생각보단 많지 않았습니다. 더하여 그림도 많습니다. 또한 용어 풀이, 즉 용어집이 뒤에 붙어있습니다. 철학에 정통하지 않은, 기초 지식이..

철학 2026.10.10

기도가 말씀을 만날 때

기도가 말씀을 만날 때 최주훈 지음 (서울: 샘 솟는 기쁨, 2026) 이발사에게 머리를 맡기지 않는 나, 그러나 바버샵에 대한 동경이 있는 나, 과거에는 이발소에 가서 면도칼이 쓱쓱 지나가며 다듬어졌던 그 시절이 생각나기도 한다. 여기에 더하여 친구였던 이발사에게 말을 건네는 루터라니. 마치, 영화 「효자동 이발소」가 문득 생각나게 만든다. 그럼에도 루터는 찐친이었던 것으로 보였다. 그런 친구에게 말하듯, 기도를 이야기했고, 그 내용의 중요성은 평신도를 진정으로 평신도가 되게끔 했던 짤막하지만 비비드한 편지였다. (번역된 책을 읽으며 감사한 마음을 가진 것은 안 비밀!) 모쪼록 이런 루터를 잘 모르는 필자와 같은 독자들에게 친절한 안내서가 필요함은 당근이기에, 루터중앙교회 담임이자 본토에서 배우고 오셔..

기도에 관하여 2026.10.06

2026년 동구 도서추천단 북슐랭 가이드 9월 추천도서 [희랍어 시간]

희랍어 시간 한강 지음 (파주: 문학동네, 2011) 희랍어, 헬라어, 그리스어. 같은 문자를 사용하지만, 고대와 현대의 간극이 커다랗게 존재하는 언어. 문자와 음성에서 구현되는 차이와 미묘한 오해가 벌어지기에, 비언어적 요소를 통해 보정되는 ‘나’와 ‘너’ 사이의 진심. 작품 속 화자인 ‘나’와 ‘너’의 위치가 수시로 바뀜에도 무언가 을씨년스럽고 우중충하고 잿빛 나날로 그려져서 한 줄기 희망의 햇빛이 비치길 기도하게 되나 그렇게 커다랗게 가닿게 오진 않았다. 마지막쯤에 가서 마주한 그 적당한 온도의 따스함은 닫힌 미래와 열린 결말 사이의 공간 속에서 다시금 현실의 ‘나’와 ‘너를 생각하도록 만들고. ’시간 속 존재‘이자 ’세계 내 존재‘인’ 내‘가, 많고 많은 퇴근 후 선택지 중에서, 인문학 아카데미 ..

광야를 걷고 있는 그대에게

광야를 걷고 있는 그대에게 김유복 지음 (서울: 죠이북스, 2020) 책의 제목을 보고, 저자의 이름을 보고, 출판사를 보고, 책장에 들여놨던 책을 꺼내 읽었다. 흙먼지 가득해 보이는 표지디자인을 보면서 걷는 이야기가 나오겠구나 싶었다. ‘세상의 기준에 저항하고 하나님 나라를 창조하라’는 문구도 살피지 않고 반짝이는 후가공에만 집중했던 나를 뒤로 하고, 누가 주인공인지, 누구를 이야기하는지 모르는 채로 그저 펼쳐보았다. 청년이 타게팅 독자였다. 책의 주요 인물은 다윗이었다. 이스라엘의 왕, 시편을 가장 많이 쓴 저자, 그 다윗. 청년, 요즘 그들의 인생은 광야를 걷는 느낌 그 자체일 테다. AI와 로봇에게 치여서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무엇을 배워야 할지, 도무지, 모르겠다 싶은 청년. 책은 아홉 번의..

믿음의 글들 2026.09.20

흔들리는 날들의 기도

흔들리는 날들의 기도 이철환 지음 (서울: 생명의말씀사, 2025) 그 어느 날 건물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잠깐 눈 감았다가 뜨면 편안해질 수 있을까 하는 순간이 있었다. 이제야 괜찮다고 스스로 말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참 다행이다 싶었던 순간을 넘어 이제는 체력적으로 힘든 날들이 있다. 마찬가지로 정신적으로 힘든 날들이 있고. 여러모로 흔들리기 쉬운 삶이란 녀석 가운데 한 줄기 빛이 되는 신앙이 없었다면, 과연 나는 어떠한 삶을 맞이하고 살아가고, 살아냈을지. 주님이 제 곁에 계시지 않았다면 저는 지금보다 더 정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주님이 제 곁에 계시지 않았다면 저는 지금보다 더 가난했을 것입니다. 주님이 제 곁에 계시지 않았다면 저는 지금보다 더 건강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153쪽 고향..

믿음의 글들 2026.09.19

호모 트러스트

호모 트러스트 정창현 지음 (서울: 아드벤트, 2026) 황제의 컬러 보라색, 그리고 화려한 디자인, 겉표지만 보고 직관적으로 끌려서 구매하게 된 책. 후에 발견한 ‘모두가 옳은데 행복하진 않은 시대를 위한 생존 인문학’이라는 부제목과 라는 제목도 독특하고 서글펐다. 생존을 위한 인문학이라서, 인류에 대한 또 다른 이름이 부여되어 왠지 마음이 아렸다. 대한민국에 태어나서 사람 구실 하려면, 집도 사고, 차도 사고,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꼭 그렇게 해야만 했던 시절이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당연하듯 존재했다. 지금은 3포, 4포, 5포, N포 시대로 들어선 지 오래고, 생존 그 자체로도 버거워진 젊은 친구들을 바라보며, 미안하고, 고마웠다. 호모 사피엔스, 호모 에티쿠스, 호모 부커스. 무엇으로 불려도..

삶속의 글들 2026.09.17

바울의 다문화 감수성

바울의 다문화 감수성 권주은 지음 (구미: 오픈스토리, 2026) 바울만 생각하면 아직도 비비드함이 특징으로 느껴진다. 그런데 그에게 감수성이라니. 심지어 다문화 감수성. 그의 배경으로 존재하는 안디옥 교회를 돌아보면, 생각하면, 책을 살펴보면, 생각이 달라질 수밖에 없으리라. 심지어 이 책을 쓴 저자도 다문화 목회를 하고 계셨다. 교양 과목으로 들었던 ‘다문화’와 관련된 기억이 조금이나마 남아 있다. 다문화 사회 초입이라던 표현. 이제는 다문화 사회 그 자체다. 어디서든 만날 수 있는 타자들. 여행객으로, 유학생으로, 연수생으로, 결혼이민자로, 소위 불체자 신분으로 있는 이주 노동자까지 정말 많다. 그럼에도 천편일률적인 대우와 생각의 방향은 어찌나 그렇게 유지되는지. 앞서 들었던 교양 과목에서의 기억으..

믿음의 글들 2026.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