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8

넥서스

넥서스 유발 하라리 김명주 옮김 (파주: 김영사, 2024) “기술(연결)이 우리를 자유롭게 하리라!” 책의 겉표지에 장식된 비둘기는 1장에서 다루어지는 이야기 속의 주인공이자 전설이자 기적의 존재가 된, 비둘기였다. 그 비둘기가 대체 어떤 존재였는지는 중요치 않았다. 그저 전승되고 회자하여 오늘날 승리를 이룩하게 만든 존재가 되었을 뿐. 의도적인 선택이 독자에게 이후 진행될 책의 내용을 보여주려는 비둘기 내러티브는 성서에서도 반복되었다. 노아가 방주에서 날려 보냈던 비둘기. 비둘기는 상징이다. 넥서스(Nexus), 이 단어의 의미를 돌아보게 만드는 책의 제목은 비둘기하고도 연결되는 교차점이 존재한다. 역사학자의 시선으로 네트워크와 매개체, 나아가 AI를 바라보는 저자의 글은 다채롭고도 흥미를 유발하는 ..

역사 2025.05.05

윌버포스

윌버포스 윤영휘 지음 (서울: 홍성사, 2025) 역사상 위대한 인물, 영국을 위대하게 만든 위인. 이런 사람을 잘 알지 못했던 저이기에, 《벌거벗은 세계사》에서 대중 친화적 강연을 펼치신 윤영휘 교수의 이번 책은 매력적이었습니다. 자칫 엄중한 국제정세와 상황을 담아내고 설명하는 작업은 지루하기 쉬움에도 불구하고, 술술 읽어지는 문장으로, 글맛이 있는 문체로 빽빽한 400여 쪽의 분량을 채웠습니다. 책은 총 15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제가 아는 윌버포스가 등장하기까지의 배경, 영국과 해외의 상황과 노예 제도 철폐를 위한 수십 년의 노력, 이 일을 이루어낼 준비된 사람이 되기까지의 모든 날. 윌버포스 자신의 삶을 온전히 이 일에 헌신하는 열정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이었을까요. 책에서 드러나는 모습처럼, ..

역사 2025.04.21

더 넓은 세계사

더 넓은 세계사 이희수 외 6인 지음 (서울: 삼인, 2022) 세계사를 지나가듯이 배웠던 어느 문과 졸업생. 그는 후에 뉴스를 통해서 그리고 유명한 책들을 통해서 내가 알던 세계사는 전부가 아니고, 오히려 제 1세계라 부르던 이들에 의해서 가려지고 왜곡된 것이 아닐까라는 고민을 갖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멋진 저자들이 의기투합해서 책을 만들었고 그 일에 도움이 될 방법을 찾았고 함께 하게 되는 영광을 아주 조금이나마 누리게 된 것이다. 내가 살고 있는 땅 이 읍면동, 시군구의 구획만이 아니라 조금 넓게는 동아시아, 더 멀리 보자면 온 지구가 존재함을 안다. 직접 발을 디뎌보지 않더라도 듣게 되고 보게 되는 소식을 통해서 우리는 간접적으로나마 그들의 삶을 배우고 알게 된다. 하지만 우리의 주체..

역사 2022.11.29

금지된 지식

금지된 지식 에른스트 페터 피셔 지음 (파주: 다산초당, 2021) 과학사학자의 글에서 만나게 되는 금지된 지식이라는 내용의 글은 흥미로운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머리말부터 구미를 당기게 하는 작가의 면모를 보여준다. 진실로부터 소외된 집단의 구성원들이 사실과는 거리가 먼 음모론을 더욱 잘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10쪽 사람들이 받아들이고 싶은 것만을 받아들인다는 것을 지적하면서 시작하는 이 책은 서론에서 지식과 지혜, 그리고 정보에 대해서도 다루며 나아간다. 전산학자들의 목표와 더불어 지식 혹은 지혜에서 자꾸 멀어져가는 현대인의 모습은 왠지 안타까움을 느끼게 된다고 할까. 반복과 성찰을 통한 사유의 내면화를 통해서 지식을 습득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단편적인 정보 혹은 즉각적으로 보여주는 데이터에 의해..

역사 2021.03.01

필요의 탄생

필요의 탄생 헬렌 피빗 지음 (파주: 푸른숲, 2021) ‘냉장고의 역사를 통해 살펴보는’이라는 부제를 가지고 시작하는 오히려 제목보다 부제가 솔깃하게 읽어지는 책은 카피라이터의 놀라운 마케팅 능력이라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의 삶에 전반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는 가전제품을 통해서 과학 기술의 과거와 현재 미래까지 그려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였기 때문입니다. 얼음장수로부터 시작해서 쿨한 냉장고의 미래까지를 그리고 있는 이 책은 전반적으로 파란 색감으로 구성된 시원한 느낌의 책입니다. 냉장고의 그 시원함을 담아내고 있는 디자인이랄까. 큐레이터의 전문적인 큐레이션을 통해 펼쳐지는 여덟 가지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먼저, ‘얼음 장수의 왕림’에서는 얼음에 대해서 느끼고 배우며 이를 통해서 삶의 변화를 ..

역사 2021.02.04

한국사 새로보기를 읽고..

한국사 새로 보기 신복룡 지음 (서울: 풀빛, 2001) 이 책은 부제로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던 역사의 진실’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다. 개인적으로 교양 역사서를 좋아하는 편이며, 주류 사학보다는 비주류(재야)사학의 입장을 즐겨 보는 편이다. 각설하며, 책을 소개해본다. 이 책은 동아일보에 게재되었던 칼럼의 내용과 입장차이로 인해 게재되지 않은 글들을 합치고 수정하여 만들어진 책이라고 저자는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총 30개의 짧은 글들을 묶어놓은 책으로써 그 주제들은 당시 사회에 파급을 일으켰던 것으로 기억된다. 제목들 중에 일부를 훑어본다면 먼저, 1한국인은 단일 혈통이 아니다 2최만리는 한글 창제를 반대하지 않았다 3임진왜란과 김성일의 책임 4이순신과 원균 5빗나간 신라중심사와 약소민족의 논리 6전..

역사 2010.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