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넓은 세계사 이희수 외 6인 지음 (서울: 삼인, 2022)
세계사를 지나가듯이 배웠던 어느 문과 졸업생. 그는 후에 뉴스를 통해서 그리고 유명한 책들을 통해서 내가 알던 세계사는 전부가 아니고, 오히려 제 1세계라 부르던 이들에 의해서 가려지고 왜곡된 것이 아닐까라는 고민을 갖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멋진 저자들이 의기투합해서 책을 만들었고 그 일에 도움이 될 방법을 찾았고 함께 하게 되는 영광을 아주 조금이나마 누리게 된 것이다.
내가 살고 있는 땅 이 읍면동, 시군구의 구획만이 아니라 조금 넓게는 동아시아, 더 멀리 보자면 온 지구가 존재함을 안다. 직접 발을 디뎌보지 않더라도 듣게 되고 보게 되는 소식을 통해서 우리는 간접적으로나마 그들의 삶을 배우고 알게 된다. 하지만 우리의 주체적인 삶과 행동과는 다르게 유럽 혹은 북미 지역의 삶만을 알게 되고 보게 되는 것은 아닐까 싶어진다. 어쩌면 세계의 축제라는 월드컵조차도 유럽의 주요리그에 맞춰주지 않아 불만이라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게 올바른 판단일까 싶은 그런 시간이랄까.
지도의 표기법 때문에 유럽보다 크거나 비슷한 사이즈의 인도가 작아 보이는, 그들만의 시각을 자세히 나타내기 위해 그려진 것조차 우리는 인지하지 못하고 넘어가는 것은 아닐까. 그럼에도 우리의 삶은 흘러가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음을 본다.
이 책은 그 노력하는 이들, 동남아시아, 인도, 중앙아시아, 서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라는 유럽과 북미를 제외한 대다수의 삶을 조금이나마 그려내는 책이다. 서구권에 의해서 짓밟힌 많은 영혼들을 위로해줄 수는 없더라도 우리가 어떤 토대 위에서 살아가고 있고 무엇을 잊지 말아야할지를 알려주는 기록이기도 하다.
서로 다른 종족과 문화집단을 한곳에 모아놓고 적대감과 경쟁, 복수 문화를 이용해 아프리카를 지배했던 서구의 책임은 그 무엇으로도 면책되기 어렵다. 101쪽
위의 문장이 전부가 아님을, 라틴아메리카에서도 또한 아시아에서 벌였던 그들의 행동은, 과오는 계속 남아 있다. 그래서 그들이 그렇게 원하던 선교(혹은 전도)를 어렵게 만드는 것은 아닐지 돌아본다.
그럼에도 ‘아파르트헤이트’와 같은 뛰어난 관용으로 그들을 이해하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이들이 존재하는 세계 내 존재가 있다. 그리고 그들은 서구가 아니라 제2세계 혹은 제3세계의 인물들이다.
이 책은 역사책이다. 그래서 덤덤한 문장으로 사실들을 전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묻어나는 아픔의 순간들은 우리에게 무엇을 전해주게 될까. 역사는 그럼에도 흐르고 있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 내가 존재한다.
조금만 더 상대방을 이해하고 함께 나아갈 수 있는 삶이 될 수 있기를, 이 책을 그 시발점으로 삼고 나아갈 수 있었으면 한다. ‘더 넓은 세계사’를 한 번 배워보시기를 바라며.
'일반 서적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약탈자들 (0) | 2023.04.09 |
---|---|
핀란드 사람들은 왜 중고가게에 갈까? (0) | 2023.01.30 |
부모가 먼저 행복한 회복탄력성 수업 (2) | 2022.09.20 |
스팸 요리 101 (0) | 2022.08.14 |
소란스러운 동거 (0) | 2022.08.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