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맹e 9

왜 로마 제국은 바울에게 중요치 않았는가

왜 로마 제국은 바울에게 중요치 않았는가 존 M. G. 바클레이 지음 임충열 옮김 (서울; 알맹e, 2024) 로마 제국, 팍스 로마냐가 떠오르는 저에게 최초의 인사이트를 주었던 책은 김세윤 박사님의 였습니다. 당시에는 읽기만 해도 벅차던 시기(?)였기에 감상을 적어두지 못했는데, 기회가 되면 재독하면서 다시 써보아야겠단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바로 이번에 읽은 이 소논문 덕분이랄까요. 그 유명한 바클레이 교수가 라이트 교수를 학술적인 문장으로 논점을 가한다는 게 멋졌습니다. 무엇보다 바울이 살았던 당시 삶의 자리를 연구하면서 그가 가졌을 애티튜드를 보게끔 하고, 정치적일 수밖에 없는 인간의 단면을 찾아가는 길이기 때문이었을 것이라 생각해 봅니다. 정치가 밥을 먹여 주냐고 물으신다면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신학, 종교학 2024.03.30

기억, 역사 이론, 그리고 예수 수용기억, 수용

기억, 역사 이론, 그리고 예수 수용기억, 수용 옌스 슈뢰터 지음 (서울: 알맹e, 2023) 역사적 예수를 탐구하길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으나 싫으나 마주하게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보컴과 같은 학자의 목격자 이론. 그리고 기억을 통한 전승 들을 말이지요. 물론, 모든 이들이 원하는, 만족할 만한 답변을 가진 학자들의 완벽한 이론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우리의 믿음의 선조들이 성서의 원본을 찾아 나섰지만, 지금까지도 만나지 못했으니까요. 그래도 신앙은 전수되고 내려왔습니다. 믿음에 믿음을 더하였고 성서를 전달해 온 매체들이 발달해 감에 따라서 더 많은 이들에게 더욱 쉽게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원문과의 거리는 멀어진 게 아니었을까요. 예수를 믿음으로 수용하려고 했던 이들, 그리고 그를 기억하기 ..

아돌프 폰 하르낙의 치명적 단순함

아돌프 폰 하르낙의 치명적 단순함 로완 윌리엄스 지음 (서울: 알맹e, 2023) 간만에 만나는 쁘띠 알맹e 시리즈의 글, 그것도 무려 신학 시리즈! 로완 윌리엄스가 아돌프 폰 하르낙에 관한 글을 썼었군요. 부제도 흥미롭습니다. ‘세계 대전 전야의 독일 자유주의 신학’. 경건주의를 표방하는 저에게는 독일이 그리고 본회퍼가 중요합니다. 루터교 속에서 자신의 신앙과 삶을 살아 냈던 목사이자 신학자, 혁명가. 본회퍼를 이해하려면 그의 스승인 루돌프 폰 하르낙에 대해서도 조금이나마 알아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신학을 조금이라도 맛본 분들은 이름이라도 들어본 존재가 되기도 합니다(분명히, 어느 수업 시간에 자신의 스승이 언급했을 테고 중요한 사람임을 인지시켰겠지만, 기억 저 멀리 어딘가로 사라졌을 그런 사람이기..

신학, 종교학 2023.12.12

현대 영국 신학의 흐름

현대 영국 신학의 흐름 데이비드 F. 포드 지음 (서울: 알맹e, 2023) ‘시나브로’ 담배 이름으로 차용되었던 순우리말. 소리소문없이 눈 깜짝할 사이에 이루어진 일을 표현하는 단어. 이 의미처럼, 영국의 신학자들과 그들의 신학은 우리 곁으로 다가와 있었다. 그러나 영국 신학의 계보도 잘 모르고, 철수와 영희처럼 익숙치 않은 이름들로 인해 혼돈을 겪는 이들에게 한줄기 도움이 될 책이 나왔다. 이번에 전자책으로 읽어본 이다. 조금은 과거라고 생각될 시기에 원문이 출간되었으나 아직도 유효한 분석이다. 더하여 이를 해설하며 현재의 모습을 담아낸 해설까지 포함된 매우 고마운 구성인데 여기에 부록까지 어마어마하게 담겨 있다. ‘현대 영국 신학의 흐름 인명 사전’이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본문도, 해설도 훌륭하나 ..

신학, 종교학 2023.07.29

헬레니즘계 종교로서의 기독교의 출생

헬레니즘계 종교로서의 기독교의 출생 한스 디터 벳츠 지음 (서울: 알맹e, 2023) 정말 오랜만에 만나게 되는 쁘띠 시리즈. 전공자에게 그리고 신학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내용들로 엄선된, 그러나 일반적인 출판으로는 만나보기 힘든 글들을 내놓는 기획입니다. 이번에 나온 내용은 어떤 이들에게는 무한의 충격을 줄 것이고, 어떤 이들에게는 이렇게 볼 수도 있지라는 평범함을 가질 수 있을 테고, 어떤 이들에게는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보고가 될 내용이기도 합니다. 세상에 존재해온 기독교가 모두가 똑같은 컬러를 갖고 있지 않음을 인정한다면 상당히 다채롭게 이어져 온 곳임을 배우게 됩니다. 그러니 최초기 기독교의 모습도 다양하지 않았을까요. 정경으로 읽고 있는 성경에서 발견되는 모습에서도 ..

왜 신약성경을 연구하는가

왜 신약성경을 연구하는가 웨인 A. 믹스, 리처드 B. 헤이스 지음 (서울: 알맹e, 2022) 알맹e에서 다시금 쁘띠 시리즈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2개의 소논문이 합쳐져서 나왔네요. 믹스와 헤이스의 글입니다. 믹스의 글에 헤이스가 화답하는 느낌이랄까요. 각각이 바라보는 신약학(성경신학)에 대한 입장이 담겨 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쁘띠 시리즈답게, 참 편안하게 읽을 수 있도록 해제가 먼저 달려 있습니다. 그래서 읽게 될 문장의 어려움을 미리 선해결 받는 느낌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문장 안에서 신약학의 흐름을 만나게 됩니다. 기억에 남는 것으로는 제가 얼마 전에 알게 되고 인상 깊게 생각했던 학자, 바흐친이 언급됩니다. 이 부분이 많이 반가웠습니다. 언어와 관련된 내용이기에 나올 수밖에 없습니..

초기 기독교의 가족

초기 기독교의 가족: 가족의 가치 캐롤린 오시크 지음 (서울: 알맹e, 2022) 1세기 관련 글들을 하나씩 읽다보니 당시의 기독교인들의 삶은 어떠했을지 궁금해지는 것이 지극히 당연하다고 느꼈었다. 왜냐하면 지금과 당시의 삶은 커다란 간극을 갖고 있기에 내가 생각하는 ‘가족’과 너무나 다를 것이기에 말이다. IVP에서 나온 1세기 시리즈를 읽으며 이레서원과 CLC, 북오븐에서 나온 일주일 시리즈들을 보면서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던, 당대의 삶. 보다 더 쉽게 개관해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소논문이 알맹e에서 쁘띠 시리즈로 번역 출판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감사한 마음으로 전자책 구매(종이책으로는 출간이 되지 않은 시리즈이다. 컬렉션으로 내주시면 얼마나 좋을지 싶다)를 했고, 바로 다음날 읽었다. 본론(소논문..

신학, 종교학 2022.05.23

신학 용어 사전

신학 용어 사전 스탠리 J. 그렌츠, 데이비드 거레츠키, 체리스 피 노들링 지음 (종이책 서울: IVP, 2022 전자책 알맹e, 2022) 신학을 공부했었던 혹은 하려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들이 여럿 존재한다. 그 중에서 기초적인 아니, 기본적인 것 중에 하나가 사전이 아닐까. 신학에 대한 기초지식이 없다면 용어에 대한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이고, 알더라도 그 지식들이 상시 떠오르는 알파고와 같은 존재가 아님을 알기에 구비해 두어야 하는 것 중에 하나가 아닐까. 이번에 사서 읽게 되었던 이유에도 그러함이 포함되었다. 도무지 기억나지 않는 단어들과 그 의미들이 많아지기에 그럴까. 아마도 자주 사용하지 않는 단어에 대한 자연적인 기억 소거 현상이겠지만. IVP에서 나온 종이책의 사전은 가볍다. ‘신행사전’시리..

신학, 종교학 2022.05.15

병행구절광증

병행구절광증 새뮤얼 샌드멜 지음 (서울: 알맹e, 2022) 자신의 전공이 아니고 관심 가는 주제가 아니라면 읽기에 쉽지 않은 경계선을 만드는 것이 소논문이다. 왜냐하면, 소논문이니까. 논문이 주는 괴리감을 갖기에 (아니면 왠지 모르게 부담된다) 일반적인 수필이라면 모를까 읽고 싶지 않은 게 보통이지 않을까. 그런 아골 골짜기를 이겨내고 읽기를 결정한 당신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대단한 선택이니까. 특별히, 이 소논문을 출판한 곳은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접근하도록 유혹(?)한다. 고전 중의 고전이라 할 수 있는 논문이 미번역되어 접근하기 어려웠던 부분이 있었는데 언어의 장벽을 해결해주는 결정이기에 말이다(쉽게 말해서 꼭 필요하지만 분량이 적고 돈이 되지 않아 일반 출판사에서 내기에는 부담스러운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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