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버포스 윤영휘 지음 (서울: 홍성사, 2025)
역사상 위대한 인물, 영국을 위대하게 만든 위인. 이런 사람을 잘 알지 못했던 저이기에, 《벌거벗은 세계사》에서 대중 친화적 강연을 펼치신 윤영휘 교수의 이번 책은 매력적이었습니다. 자칫 엄중한 국제정세와 상황을 담아내고 설명하는 작업은 지루하기 쉬움에도 불구하고, 술술 읽어지는 문장으로, 글맛이 있는 문체로 빽빽한 400여 쪽의 분량을 채웠습니다.
책은 총 15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제가 아는 윌버포스가 등장하기까지의 배경, 영국과 해외의 상황과 노예 제도 철폐를 위한 수십 년의 노력, 이 일을 이루어낼 준비된 사람이 되기까지의 모든 날.
윌버포스 자신의 삶을 온전히 이 일에 헌신하는 열정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이었을까요. 책에서 드러나는 모습처럼, 때론 힘들어서 무너질 것 같은 상황에서도 함께 하는 동료들과, 신앙함으로 세워나갔던 미션이 아니었는지 생각해 봅니다.
18~19세기의 격동하는 세계의 흐름 속에서 흔들리지 않고, 앞으로 나아갔던 발걸음의 결실은 그가 세상을 떠나고 나서 온전히 이루어졌습니다.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연장하거나 수익의 극대화를 위해서 살아간 삶이 아니라 노예 제도가 철폐되어 하나님 나라를 일구어가는 데 돕는 자가 되고 싶었던 사람이었다고 믿습니다.
정치가의 길, 삶의 자리에서 신앙을 행동으로 보였던 윌버포스. 국내 정세가 정신없이 흘러가는 요즘에 더욱 있었으면 좋겠다 싶은 모습의 정치가였습니다. 찐 “마이 웨이”의 표본.
수많은 실패에도 불구하고 다시금 도전하고 도전하며, 비전을 향해 나아가는 삶, 자신이 물러날 시기를 알고 리더십을 다음 세대에게 넘기는 앎. 21세기에도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