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독을 부르는 애가 김인철 지음 (서울: 감은사, 2024)
아주 먼 옛날에는 책 자체가 귀했다고 합니다. 생각해 보면 종이 제작이 가능할지 의문이지요. 종이와 책의 발전이 인류사 발전에 무수한 영향을 주었음은 당연하고요. 어쨌든 책 자체가 귀했고 글을 읽을 수 있는 사람도 귀했습니다. 교육을 누릴 수 있는 계급이 적었을 테니까요.
그 가운데, 근동 팔레스타인 지역에 살던 하나님을 믿는다고 말하던 이들은 책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성경을 양피지에 담아서 보관하던 회당이 존재했습니다. 그래도 역시 읽을 수 있는 사람이 적기에 낭독해야 했을 것입니다.
‘창출레민신’이라고 부르는 오경이나 역사서라면 줄글로 이루어져서 주르륵 읽어야겠지만, 지혜 문학 장르로 불리는 ‘시잠전’은 그런 형태가 아닙니다. 특히, ‘시편’과 ‘아가’, ‘애가’는 산문이 아니라 ‘시’라는 장르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현대의 반도에서 만나게 되는 ‘애가’는 줄글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그 시의 맛을 알기 어렵기에, 이를 안타까운 마음을 담아서 낭독하기에 좋은 문장으로 번역하고 해설한 책이 이번에 천천히 읽은 <낭독을 부르는 애가>였습니다.
낭독해야 그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하셨기에 책을 눈으로만 읽지 않았습니다. 목소리로 끊어가며 열심히 낭독해 봤습니다. 창자가 끊어지는 아픔을 담아서 읽을 순 없었지만, 고난 주간과 세월호의 아픔을 가진 사람들을 생각하며 읽어갔습니다. ‘슬픔에서 희망을 긷는 지혜’를 나누고 싶었습니다.
공감을 거부하는 자들은 망각을 강요한다. 22쪽
어느덧 읽기를 마친 지금도 누군가는 아픔을 잊으라 강요당합니다. 그러나 그들에게 필요한 순간은 충분한 애도의 시간이자 스스로에 대한 이해와 일어남이 아닐까요. 모두 베임을 당하지 않고 남은 나무 밑동처럼, 다시 싹이 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봅니다.
가슴이 아픈 0416에 생각을 더하여 봅니다.
아픔의 시간이 지나가면, 먼 훗날에는 자신과 아픔을 통합시킬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그 기간이 얼마나 걸릴지 우리는 모릅니다. 다만 그분의 위로함이 더해질 때에 이루어지겠지요. 위로가 샘솟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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