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과 함께 걷는 삶

예수님과 함께 걷는 삶 헨리 나우웬 지음 개정판 (서울: IVP, 2020)

 

너무나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요즘 길을 걷는다는 게 좀처럼 어렵다. 선크림과 모자, 쿨토시와 선글라스가 있다면 뭘 좀 아는 사람이지 않을까. 그래도 누군가는 지금, 이 순간에도 순례길을 걷고 있으며 그곳에 서 있기를 바라고 있다.

 

그 길이 너무 어렵다면, 주님과 함께 걷는 길은 어떨까. 그래서 요즘 많이 걷는 나에게 <예수님과 함께 걷는 삶>이라는 제목의 책은 읽어야만 하는 책이 되었다. 그 길이 어렵지 않기를 바라기에.

 

책의 도입부를 살펴보면, 헬렌 데이비드 수녀의 ‘십자가의 길’이란 그림으로 인하여 이 묵상집이 나오게 되었음을 보게 된다. 좋은 그림을 통해서 그리스도를 묵상하게 되며, 조금씩 더 그분에게 나아가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면.

 

십자가를 향한 길고 고통스런 여정을 걷는 나는 이웃의 발을 씻기기 위해 길을 멈추어야 한다. 18쪽

 

예수님의 길은 고통당하는 인간의 마음으로 가는 길이다. 42쪽

 

15개의 장으로 구성된 얇은 묵상집이지만, 헨리의 글은 예수 따르미의 길을 걷도록 초청한다. 홀로 살아남기를 강요하는 사회 속에서 함께 걷기를 권유한다. 무너지고 아픈 마음을 가진 이들에게 나아가서 (눈)물로 그 발을 씻어주기를 바라는, 나를 찾아오는 길 위에 계신 예수.

 

길 위에서 함께 걸으며 대화를 나누더니 가슴이 뜨거워졌던 그들처럼, 불현듯 나를 찾아와서 함께 해주는 이들을 통해서 마음이 따뜻해진다면 그분의 흔적이지 않을까 싶다. 오늘도 나는 길 위에서 그분을 만날 수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