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에 관한 서적

하나님의 아들

읽고쓰고나누고 2023. 7. 6. 20:57

하나님의 아들 마르틴 헹엘 지음 (서울: 감은사, 2023)

 

세상에, 마르틴 헹엘의 본격 신학 서적을 3권씩이나 읽었다니. 소화 가능한 내용일까 고민했던 순간들이 생각납니다. <십자가 처형>은 당대의 십자가와 관련된 일련의 내용들을 잘 묶어서 객관적으로 소개한 책이고, <초기 기독교의 사회경제사상>은 초기(혹은 최초기) 당대의 모습을 연구한 내용입니다(제가 읽은 느낌으로). 이보다 더 기독교스러운(!) 주제를 담뿍 담은 책이 이번에 읽어본 <하나님의 아들> 이고요. 그렇다면 이 책은 저에게 무슨 말을 걸어왔을까요.

 

부제로는 기독론의 발생과 유대교-헬레니즘 종교사’가 붙어 있습니다. 어디선가 한 번쯤 들어봤을 고기독론, 저기독록의 그 기독론이 나오는 것으로 보입니다. 조금 더 자세히 책을 살펴보면 제2판을 기준으로 번역되었고, 8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부분은 5장과 6장이고요. 하나님의 아들과 관련된 역사를 살펴보기 때문에 종교사학파를 살펴보게 되고, 부제처럼 유대교-헬레니즘의 종교사도 살펴봅니다.

 

기억에 남는, 인용된 학자들로는 부세트, 불트만, 예레미아스 등이 있었습니다. 또한 탈신화화 같은 용어가 등장하는데, 저는 여기에 ‘비탈길’라고 붙이고 싶습니다. 비신화화+탈신화화+길잡이를 합쳐서 쓴 것으로 비신화화/탈신화화를 알려주고 같이 걷도록 도와주는 학자들이라 그렇습니다.

 

예수를 주와 그리스도로 그리고 하나님의 아들로 부른다는 것. 당시의 사람들에게 특별히, 유대인과 십자가 처형의 잔혹함을 아는 이들에게 얼마나 어려운 일이었을까요. 현대의 그리스도인들은 성경을 읽기에도 벅찬 게 보통의 모습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주변의 문서들까지 알기에는 지나치게 어려운, 그래서 전문적으로 이를 연구한 학자들의 자료를 토대로 성도들에게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목회자들이 필요함을 돌아봅니다(저는 한낱 먼지와 같습ㄴ..).

 

바울이 아레오바고에서 아라토스의 유명한 문장(행 17:28, “우리는 그의 소생이다”)을 인용한 것은 놀랍게도 모순적이다. 60쪽

 

최초기 기독교인의 삶을 살아낸 바울은 성경의 기록에 의하면, 다양한 지식을 섭렵했던 사람입니다. 그래서 자신이 복음을 전했던 지역의 일반적인 이해가 무엇인지를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의 문장과 같은 말을 했다는 것은 대담한 모습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역설의 표현이라고 해야 할까요.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저는 (혹은 이 글을 읽는 분들은) 바울 당시의 삶을 온전하게 이해할 수도, 복원해 낼 수 없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최대한의 연구 결과를 활용하여 재구성하려고 노력하는 학자의 글을 보는 게 행복합니다.

 

좋은 글을 좋은 역자가 번역하여 좋은 곳에서 다시금 나왔음을 감사하게 생각하며, 돌아오는 주일에는 조금 더 하나님의 아들을 묵상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감은사의 마르틴 헹엘 책을 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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