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의 아들 진규선 지음 (서울: 수와진, 2023)
저는 스팸을 참 좋아합니다. 어느 곳에서는 극혐하는 의미로 사용되었고 그래서 스팸의 유래가 되었다고 하기도 하는 그 스팸. 참, 짭짤한 게 입맛을 돋우는 좋은 밥반찬이지요. 이 스팸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마일드가 있습니다. 좀 순한 맛이라고 할까요.
이번에 읽어본 <마리아의 아들>은 조금이나마 역사적 예수를 좋아라하고, 복음서를 열심히 살펴본 이들에게는 ‘마일드’한 맛으로 느껴질지 모릅니다. 그런데, 처음(혹은 낮설은) 이라면 매우 강렬한 맛으로 느껴질 그런 내용이기도 하지요.
사순절 기간의 사십일의 여정(묵상)을 역사적 예수를 통해서 바라보는 게 이 책의 시작이었고, 그 글들이 모여서 책으로 나온 것입니다. 흔히, 하나님의 아들이라거나 목수의 아들로 고백하는 예수를 어머니의 아들로 고백한다는 게 무슨 의미가 될까요(이 부분이 책의 제목과 중심 주제의 키워드일지도요).
복음서를 소중히 여기는 교회라고 하지만, 보통의 교회 설교에서는 사순절 혹은 성탄절을 준비하는 기간이거나 교회력에 따른 본문이 아니라면 서신서를 주요 본문으로 삼고 설교가 행해지는 교회가 있을지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알게 모르게 복음서가 더욱 낯설게 다가온다고 느꼈나 봅니다. 복음서에서 그려진 예수의 모습에서 영감을 받아 움직이는 이들을 보면 급진적이라고 말하는 분들도 많았지요. 그런데 신약학자 중에서도 복음서를 집중적으로 비평학의 도구를 사용하여 연구하는 분들이 어떤 이들이 있고 어떤 결과물을 내놓았는지는 잘 모릅니다. 최신의 학문적 성과가 적용된 설교를 듣기보다는 전통적으로 진행시켜(!)온 방식대로의 말씀을 듣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짠맛을 좋아하기에, 마치 소금과 빛이 되라는 말씀을 받드는 것처럼 복음서 연구자들을 궁금해하고 살펴보게 되었나 봅니다. 그러다 보면 알게 되는 이름이 슈바이처, 크로산 등등이 있게 되지요. 그리고 합리적이고도 진실된 모습으로 신앙하기를 원하는 이들이 존재하고 살아내고 있음도 보게 됩니다.
역사적 예수를 찾아 나서는 40개의 묵상과 신앙함의 사이에 저자가 있습니다. 보수적인 학교를 나왔지만 소위 진보적인 신학을 하는 저자. 반대로 진보적인 학교를 나와서 보수적인 신학을 추구하는 분들도 많음을 압니다. 각자가 살아가는 삶의 자리에서 보던 것과 다르게 기독교의 레인지가 넓음을 알게 되는 순간이랄까요. 나와 다른 컬러를 가진 신앙인이 전 세계에 존재함을 알게 되는 것은 초등학문을 벗어나는 순간과 같으리라 생각해 봅니다. 정말, 글로벌 시대이니까요.
책을 읽어 내려가며 동의하는 부분도 있을 테고, 정말 화가 오르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나와는 다른 방향에서는 ‘이렇게도 보는구나!’ 하며 배울 수 있지 않을까요. 그분의 깊은 세계를 다 알 수 없는 것처럼 말이지요.
이 책 읽다가 ‘마일드 세븐’은 아니 됩니다^^ ‘마이 카페라떼 마일드’는 괜찮습니다. 한잔하러 가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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