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서 처음 배우는 주기도문 사도신경 이문균 지음 (서울: 사자와어린양, 2023)
수많은 주(기도)문을 외우며, 사(도신)경을 헤매는 게 지극히 일반적인 모습의 N년차 기독교인이다. 특히 모태신앙들이 그중에서 제일이라고 할 수 있는데 거기에 딱 내가 들어맞는다.
공예배에 참석하면서 사도신경으로 시작할 때도 있고, 주기도문으로 마치기도 하는 보통의, 일반의 기독교인. 사실 새신자반을 거치거나 입교를 위해 교육받을 때 무언가 배웠을 것이다. 다만, 신앙의 연차가 회사 연차수당을 최대치로 채우는 만큼 늘어난 사람들에게는 기억 속 저 멀리 어딘가에 존재할 뿐.
말하지 않아도 그분의 뜻을 알 수 있다면! 특히 사도신경이 왜 사도신경으로 불렸는지 안다면! 패스하라고 말하고 싶지만, 보통의 신자라면 모르니 잘 알아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럴 때 안성맞춤 형태의 책을 보게 된 것이다.
유튜버 믿음향기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주기도문과 사도신경을 한 권의 책에서 다루는 것은 처음 보는 느낌이었다. 겉표지를 살펴보곤 곧바로 참고문헌을 확인하는데 읽어봤던 좋은 책들도 담겨 있고, 보기 위해서 사놓고 책등만 바라보고 있는 책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교회에서 처음 배우는 주기도문 사도신경>을 읽으면, 참고문헌의 책들이 보고 싶어질까 사알짝 설레기도 하고 말이다.
기도문을 들여다보면, 천천히 음미한다면 많은 깨달음을 얻고, 주께서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를 조금이나마 이해할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빠르게 주문 넣듯, 속사포 랩으로 갈겨버린다. 아, 난센스 퀴즈도 기억난다. 주기도문과 사도신경의 첫 글자와 끝 글자를 빠르게 외치면 상품을 준다던 그 퀴즈가.
다시금 책으로 돌아와서 주기도문을 통해서 나의 신앙을 점검하고 저자의 글을 따라가 본다. 그리고 그 안에서 주님이 가르쳐주신 기도가 갖는 의미를 되새겨 보고 나를 본다.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나의 작은 이야기가 하나님의 큰 이야기, 구원의 이야기 속에 합류하여 흘러가고 있음을 아는 것이다. 66쪽
예수님은 차별이 없는 세상을 강조하셨다. 그러므로 차별을 금지하는 법을 아무 생각 없이 반대하는 것은 시대 정신이나 예수님의 가르침에 어긋나는 행위다. 103쪽
주님이 보시기에 합당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그리고 기도에서 바라는 것처럼 이루어가고 있는지 생각해 본다. 이어지는 사도신경에 대한 가르침에서는 다른 무엇보다 다음 문장에서 멈추게 된다.
신학을 풀어서 표현하면 ‘하나님 공부’다. 그러므로 신학이 신학자의 전유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 124쪽
책을 통해서 자세히 알아가는 ‘하나님 공부’가 될 수 있기를 바라게 되는, 노신학자의 친절한 안내는 ‘교회에서 처음 배우는’ 내용처럼 생경하게 느껴질 부분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좋은 가이드를 통해서 주기도문과 사도신경의 매력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지 권하여 드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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