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 자의 능력 티머시 G. 곰비스 지음 (서울: 감은사, 2023)
약한 자를 표방하기 어려운, 현대의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일반적인 기독교인에게 <약한 자의 능력>은 어떻게 다가올 수 있는지 궁금해졌다. 신구약성서 및 초기기독교, 성서 언어 관련 도서 전문 출판사에서 ‘바울의 변화된 목회 비전’이라는 부제목을 갖는 책이 나왔다. 예수를 따르는 이들에게 바울은 빠질 수 없는 존재이기에, 바울을 통해서 예수를 알아가기에 만나게 되는 인물이자 그가 가졌던 비전은 중요치 않을까 싶다.
물론, 목양의 자리에 서 있지 않은 일반적인 성도들에게는 이 책에서 말하는 ‘목회 비전’이 자기와는 상관이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뒤집어서 생각해본다면, 목양의 대상이 되는 우리가 올바른 인도를 받고 있는지 모른다면 엉뚱한 길로 접어들 수 있음을 알기에, 일반 성도들에게도 필요한 책이 될 수 있으리라.
그렇다면 조금 더 자세히 책을 살펴보자. 서두를 보면, “수년 동안 바울의 목회 사역을 살펴본 결과물이고, 바울서신이 목회자들에게 지혜와 통찰의 금광이라는 확신에서 비롯된 책”(28쪽)이고, “현대 교회 지도자들에게 필요한 지혜를 제시할 목적으로, 신약성경이 묘사하는 목회자 바울의 모습을 신학적·문화적·목회적으로 생각해 보려는 책”(29쪽)이다. 또한, 위와 같은 목적으로 인하여, 비평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완성된 파이널 텍스트로서, 그 위에서 “발견할 수 있는 바울의 모습”(31쪽)을 살펴본다.
책의 구성은 총 8장으로 되어 있으며, 저자의 유추되는 연세에 비해 힙한(?) 용어로 비유한다. 바울의 서신을 당시의 소셜미디어로 표현하며, 이미지 메이킹과는 거리가 멀었던 바울의 모습을 보도록 만들어 주는 그런 안내자라고 할까.
특별히 몇 부분을 적어본다. 인플루언서들에게 끌려가는 이들과 신학 무용론자들에게 주는 답변을 ‘픽’해 본다.
우리 시대의 목회자들도 갈라디아인들이 마주했던 것과 똑같은 유혹에 빠진다. 연예인급 그리스도인의 영향력은 강력하다. 목회자들은 컨퍼런스에 참여해서, 강사들의 강의를 들어보고, 모든 것을 꿰뚫고 있는 것처럼 보이거나, 이것들만 있으면 목회의 수준을 ‘다음 단계’로 높일 수 있는 빠진 부분을 채워준다고 약속하는, ‘성공적인’ 목회자들이 쓴 책을 사라는 제의를 끊임없이 받는다. 170쪽
목회자들이 비판적인 사고력을 발전시키고 계속해서 연마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비판적’이라는 말은 전통적인 성경 읽기와 성경 자체 사이의 거리를 분별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또한 비판적 사고는 우리가 성경을 읽을 때, 본문 속에서 다른 것들을 무시하고, 분명한 사실들과 역학을 보는 데 익숙해지고, 그런 깨달음이 더 커진다는 뜻이다. 훈련된 사고방식을 개발하면 우리가 말하고 싶은 것이나, 성경에서 보도록 훈련받은 내용이 아니라, 성경이 말하고 있는 것을 읽어낼 수 있는 능력이 향상된다. 214쪽
이 책에는 위에서 적은 부분 말고도 생각해볼 내용들이 알차게 담겨 있다. ‘바울의 변화된 목회 비전’은 십자가를 통해서 이루어진 은혜임을 목도하게 된다. 자세한 내용은 책을 통해서 만나시기를. 언제나 삶의 자리에서 최선으로 목양에 임하는 교역자들에게 충만한 영이 임하시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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