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종교학

신학을 공부하려는 이들에게

읽고쓰고나누고 2023. 10. 3. 18:14

신학을 공부하는 이들에게 헬무트 틸리케 지음 (서울: IVP, 2019)

 

중2병 그리고 상위호환(?) 버전으로 신2병이라는 게 있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나면 나중에는 분명 이불킥 하게 될 그런 순간들이겠지요. 이번에 읽어본 이 책에서는 이것을 ‘신학의 사춘기’로 표현합니다. 누구나 다 거쳐 가야 하는 순간이니까요. 그러나 제자리걸음을 걷는 이들도 존재하리라 생각하게 됩니다. 그게 제가 아니길 바라면서 말이지요.

 

이 책의 타겟 독자는 아무래도 신학생과 목회를 감당하고 있는 분들에게 다시금 지금의, 삶의 자리를 돌아보게끔 해줄 내용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신학의 초입에서 만나며 결심했던 내용과 많은 시간이 흐른 뒤, 매너리즘에 빠진 이들에게 리마인드를 가능케 하니까요.

 

얇은 책을 읽어나가며 만나게 되는 문장은, 신앙의 선배들이 살아온 수많은 시간과 더불어 응축된 표현임을 떠오르게끔 해줍니다. 또한 기록된 말씀의 의미를 다시금 붙잡도록 만들어 주고요.

 

신학에서 다루는 것은 오랜 숙고를 통하여 영적 체험들에 부여한 정리된 양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35~36쪽

 

복음서 본문을 믿음에 대한 증언으로 인정하지 않고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전기 기록이자 역사 기록으로 이해한다면 복음서 본문의 근본 의도를 오해하는 것입니다. 54쪽

 

이 책이 건네주는 문장들은 나의 신앙과 (자신이 알든 모르든 간에 존재하는) 신학이 전통을 통해 내려오고 만들어진 신학과의 조우를 가능케 하겠다고 생각해 봅니다. 어쩌면 신학자들이 작성한 문장이 세련되거나 최상의 표현력으로 담아낸 것으로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 표현들도 되돌아보면, 당시를 살아 낸 신앙인이자 신학자들의 고백이 담긴 뜨거운 한 문장이 아니었을까요.

 

시대가 흐릅니다. 그리고 그곳에서의 중심 사조도 달라집니다. 그래도 그곳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려고 열심을 다하는 이들이 존재합니다. ‘신학을 공부하는 이들’입니다. 그들에게 이 책이 전해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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