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모던 시대의 철학과 신학 한국조직신학회 엮음 (서울: 대한기독교서회, 2023)
신학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조직적이고도 체계적인 신학의 형태인 조직신학이 매우 중요할 것이다. 그리고 그 조직신학을 맛보게 해주는 분들이 조직신학회가 아닌가. 거기서 나온 가장 최근의 시리즈라니!
목차를 살피기 전에 저자들을 살펴본다. 익숙한 분들의 성함이 보인다. 직접 수업을 통해 배웠던 분도 계시고, 인터넷을 통해서 알게 된 분이 계셔서 더욱 반갑기도 하고, 이 글들을 읽고 무언가 쓸 존재는 되는지 스스로 묻게 되는 그런 시간. 15편의 글들을 통해서 포스트모던 시대에 필요한, 존재하는 신학과 철학의 사조를 조금이나마 맛볼 수 있길 원했다. 그리고 그 서두를 여는 이오갑 교수의 글은 전체적인 문장들을 만나기에 앞서서 포스트모던을 돌아보도록 한다.
각 저자의 문장 스타일에 따라서, 밀도 있는 문장을 추구하는 분이 계셔서 재독 혹은 삼독을 해야 그나마 읽어질 수 있는 부분도 존재한다. 반대로 스르륵 읽어진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다시금 읽어야만 하는 글들도 존재한다. 텍스트가 나를 읽어가도록 만들어야만 보다 더 소개되는 학자들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자크 데리다로 시작하여 크리스티아네 티츠로 끝나는 학자들과 더불어 철학과 신학을 함께 바라보도록 만든 기획은 색다르게 느껴지기도 했다. 한국조직신학회의 기획 시리즈이면서 가장 마지막에 나왔기에 더욱 다양하게 담아낸 것이겠지만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포스트모던이라는 범주 아래의 책에서 다루어진 학자들이 모두 다 포함되는 게 맞을진 물음표를 던지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내용들은 신학을 공부하는 이들에게 꼭 필요한, 알아야만 하는 부분들이 아닐까 싶었다. 현대 신학을 모두 다 알 수 없기에, 그리고 자신이 속한 삶의 자리가 다르기에 더더욱 알 수 없는 부분이 많기에 다른 이들의 목소리를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귀를 기울이다 보면 만나게 된다.
내가 하나님에 대하여 말할 때만큼 내 마음을 들여다보게 하는 다른 경우는 거의 없다. 415쪽
신학은 어쩌면 나를 돌아보게끔 만드는, 내가 신앙하는 대상이 누구인지를 알게끔 만드는 학문이 아닐까. 타인을 통해서 나를 알 수 있듯, 하나님(혹은 신)을 통해서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여행이 신학이라고 생각해본다. 그래서 포스트모던이라는 흐름 안에서, 모든 것이 해체됨을 겪는 과정 중에서도 나를 잃지 않는 길을 찾아내는 데 도움이 될 방법론이라 믿는다.
한 번 조직의 맛 좀 보시는 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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