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종교학

그리스도교의 신

읽고쓰고나누고 2023. 8. 4. 21:10

그리스도교의 신 폴 E. 카페츠 지음 (고양: 도서출판 100, 2021)

 

책을 묵혀서(라고 쓰고 익혔다고 읽고 싶은) 숙성되니 읽을 시기가 되었다. 어쩌다 보니 시리즈처럼 생긴 <철학자들의 신>이 발간되었고, 간략하지만 확실하게, 그리고 좀 더 깊이 있게 그리스도교의 역사를, 신에 대한 이해를 바라보고 싶어졌다.

 

나름의 사연이 있는 책이었기에 (대표님과의 DM과 서점 담당자와 메시지 등) 더 애정을 가진 물성이 있는 텍스트였다고 해야 하나. 200여 페이지로 다채롭고도 깊은 그리스도교를 담아낼 수 있을까.

 

모두의 모든 걸 담을 수는 없음을 안다. 그리스도교가 나에게까지 왔던 시간의 흐름 중에서 알면 좋은 내용들을 최선으로 듣는다는 건, 좌나 우로 흔들리지 않고 여행을 떠나게 되는 길의 좋은 나침반을 얻는 것이리라 믿는다.

 

인류의 구성원이 다양한 만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지식이 축적된 만큼, 신을 바라보는 모양도 반응도 다양해졌다. 그리고 믿는다고 주장하는 이들에게서도 정말 폭넓은 모양으로 나타난다. 그들이 같은 마음가짐으로 그리스도를 바라볼 수 없음을 알기에 에큐메니컬은 서로를 이해함으로 시작되는 게 아닐까 싶다.

 

신을 알아가는 것은 수직적 차원과 수평적 차원이 있을 수 있고, 또한 위에서부터 아래로 내려오는 '계시'에 집중하거나 아래서부터 위로 찾아가는 '자연'에 집중할 수 있지 않을까. 특별히 이 책은 그리스도교의 신을 역사적 개관이라는 부제를 담고 있는 것처럼 살펴볼 수 있게 해준다.

 

9장에 걸쳐서 유대교로부터 시작하여 헬레니즘, 묵시론, 아우구스티누스(일명 어거스틴), 삼위일체론, 루터와 칼뱅, 계몽주의부터 20세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신론을 만나게 된다. 그렇기에 자세히 보아야 아름답다는 시구가 있는 것처럼, 신앙의 정수인 성서, 그 안에 담긴 신론을 찾아가는 게 자세히 보는 것이기에 아름답고 귀중해진다. 조금은 부족하다고 믿는, 그래서 더 그분이 필요한 이들에게 이 책은 매력적이리라.

 

교회는 영혼이 아파서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병원입니다. 83쪽

 

물론, 어떤 이들에게는 이러한 주제가 거부감이 다가오는, 어려운 그 무엇일 수 있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까지 부드러운 음식만을 추구할 수는 없는 법이니 조금은 단단한 음식을 먹어보는 것은 어떨지.

 

※ 도서출판 100은 현재 파주로 이전하였다.

 

왼쪽 친구가 오늘의 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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