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소설, 산문 63

가장 매혹적인

가장 매혹적인 한정현 글 오리여인 그림 (서울: 예스24, 2022) 겉표지의 컬러에서부터 다가오는 매혹은 빨간색이 부른다. 이 빨간색은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기에 책을 읽으며 느껴보시기를 바란다. 이야기의 배경은 과거이지만 조금 더 과거와 잇대어져 있는 삶을 그려낸다. 그래서 여기가 현실인지, 과거인지, 아니면 이야기 속인지 어려울지도. 당시에는 너무나 힘들고 어려웠던 일들이 조금 지나서 바라보면 왠지 그렇지 않았던 것처럼 느껴지는 것도 축복일까. 다른 때보다 무거운 주제를 담고 있지만 아름답게 그려낸 작가에게 감사를 표하며 ※ 최근담 시리즈는 Only YES24에서만 만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무료!

시, 소설, 산문 2022.09.14

만두 가게 앞에는 싱크홀이 있다

만두 가게 앞에는 싱크홀이 있다 임선우 글 오리여인 그림 (서울: 예스24, 2022) 신선한 작품을 만날 때에는 설렌다. 특별히 먹는 이야기가 나오면 더욱 좋……. 세상에 만두라니 그리고 싱크홀과의 만남이라니. 싱크홀 자체만으로도 많은 이야기가 생겨날 수 있는 아이템인데, 거기에 만두 가게의 속사정 같은 이야기가 더해진다. 정말 신선함의 연속 포텐이 터진다고 해야 할까. 거침없이 나타나는 새로움의 연속이 그럼에도 불편하지 않았다. 그리곤 읽어진다. 글이 후루룩 읽어지는, 단문이어서 아쉽다. 조금 더 호흡이 길었으면 하는 아쉬움. 그러면 유료 구매 바로 달려가야 하지 않겠는가 싶은 ㅋㅋㅋ 모쪼록 이번 작품도 즐거움을 더해주었기에 감사히 생각하며.

시, 소설, 산문 2022.08.14

내 생애 처음으로 공부하지 않은 날

내 생애 처음으로 공부하지 않은 날 박상영 글 오리여인 그림 (서울: Yes24, 2022) 세상에, 공부하지 않은 날이라니. 보통은 공부한 날이 적다고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다수가 아니었나. 어떻게 내 사전에 공부 말고는 없다와 같은 문장을 제목으로 만나게 될 줄이야. 글에서 만나는 화자의 친구는 공부에서 벗어나 본 적이 없는 천상 공부기계와 같았다. 사실 돌아보면 밥벌이를 위해서 평생토록 노력하는 인간을 마주하게 되니, 어쩌면 노동기계 같지만. 젊은 날에는 아픔보다는 좋은 추억으로 남길 수 있는 혹은 그렇게 믿어질 여러 경험을 쌓아야 좋지 않을까. 누가 뭐래도 꿈꾸는 것은 그 시절이 아니면 해보기 어려움을 알기에 말이다. 먼 훗날에 마주하게 될 자신의 과거에게 그래도 열심히 살았다고 그때는 참 행..

시, 소설, 산문 2022.07.12

기특한 나

기특한 나 천선란 글 오리여인 그림 (서울: 예스이십사, 2022) 예스24에서 최근담 시리즈로 매월 한 작가, 한 편의 작품을 소개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벌써, 세 번째 작품이네요. 잘 모르는, 그러나 핫 하고 기대되는 문장을 만나는 시간이 될 것이라 기대하게 됩니다. ‘기특한 나’라는 제목을 읽으면서 내가 기득하다니라는 생각을 가져보게 됩니다. 그리고 매우 빠르게 읽어지는 문장을 보며 자그마한 공감의 요소가 존재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누군가의 글을 읽고 생각하고 나누기에 그런 것인가 봅니다. 작가의 삶을 동경하지만 쉽사리 도전할 수 없는 이유는 알려지기까지의 그 험난하거나 지난한 과정을 들어왔기에 그러겠지요. 그래서인지 단편을 읽으면서 공감과 더불어 꿈꾸고 그것을 이루어가는 삶을 ..

시, 소설, 산문 2022.06.17

진실한 한 끼

진실한 한 끼 신태진 지음 (서울: 여분의책방, 2022) 밥벌이하자며 나가서 제대로 챙겨먹는다는 것이 쉽지 않음을 느끼는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정중한 식단을 맞이하려면 그만큼의 시간과 공간과 추억이 담겨 있어야 하기에. 그래서인지 저자의 말에 시나브로 동의하게 된다. 때때로 혼자서 밥을 먹는 사람들을 보면 슬퍼졌다. 16쪽 어느 순간보다 소중한 지금을 살아가는데 가장 필요한 것은 ‘진실한 한 끼’의 의미임을 돌아보도록 만들어주는 시간. 이 책은 그런 의미를 담고 있었다. 왠지 계간지에 만나볼 수 있는 문장들로 말이다. 학생 때부터 이어지는 점심시간이라는 작고 소중한 순간을 간직하기 위해서 필사의 노오력을 다하는 이들을 만나게 되면 어떤 느낌이 들까. 대충 처리해야 하는 찰나가 아니라 다시금 꺼내..

시, 소설, 산문 2022.06.05

다시

다시 김주련 글 이애란 그림 (서울: 성서유니온선교회, 2022) 50주년 기념 조형물이 전시되어 있는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전시되어 있는 이 책을 보면서 고민 후 담아왔다. 발간되었다는 소식과 더불어 김주련 대표님의 시집을 읽었던 기억에 의해, 좋은 작품일 것이라 생각이 들면서도 예레미야 31장의 고백을 어떻게 그림과 함께 담았을까라는 고민이 생기기에 그랬던 것일까. 그럼에도 결국에는 내 손에 쥐어졌다. 눈물의 선지자의 고백이라 불리는 예레미야의 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금’ 일어설 수 있도록 우리를 기다려 주시리라는 희망이 담겨있기에 소망을 가져볼 수 있는 고백. 이 그림책에도 다시금 우리의 미래를 아니 지금의 우리가 나아갈 길을 ‘다시’ 고백한다. 포스트코로나라는 꿈꾸던, 기대하던, 바라고 바라던 ..

시, 소설, 산문 2022.06.04

엄마의 엄마

엄마의 엄마 이주현 글 그림 (서울: IVP, 2022) 엄마라는 존재는 항상 그 자리에 있을 수 있을까. 갑작스럽게 떠나버리는 소중한 이의 부재는 나에게 어떤 영향을 주게 될까. 사랑하는 자녀가 생기더라도 내가 갖게 되었던 기억의 조각은 깊숙하게 남아있게 된다. 그리고 시나브로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 상실, 부재, 고통 등 무엇이라 부르더라도 부족하지 않은 저 밑에서부터 올라오는 슬픔은 해결을 바라는 것이리라. 나의 전 존재를 있도록 만들어준 육신의 부모에 대한 그리움은 무엇으로 대체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 그리움이 진해지면 도저히 삶의 방향을 잡지 못하게 됨을 안다. 오로지 그 사람만 생각나고 아무 것도 할 수 없어지기에 길을 잃은 것처럼 되어 버린다. 도움이 필요한 시간이 되는 것이다. 이 에..

시, 소설, 산문 2022.06.03

카인

카인 주제 사라마구 지음 (서울: 해냄, 2015) 『눈 먼 자들의 도시』를 통해서 깊은 인상을 받았던 작가의 마지막 작품을 읽으며 생각해본다. 하이퍼 리얼리즘으로 표현된 현실과 과거 혹은 미래의 모습은 인류가 그럼에도 희망을 가질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갖게 만드는 문장이었다. 작가의 그 글을 통해서 이어지게 된 이번 작품과의 만남은 나에게 카인, 그는 과연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져주었다. 이 소설은 개역개정판 성경에는 ‘가인’이라고 번역된 이름을 ‘카인’이라고 표기했다. 영어의 발음대로라면 카인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 무엇보다 소설이라는 특성으로 어느 한 종교에 대한 폄훼가 아님을 표현해야 하기에 그런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또 다른 작품인 『예수복음』은 신약에 대한 저자만의 독특한 재..

시, 소설, 산문 2022.06.01

그래머블 제로 Grammable Zero

그래머블 제로 Grammable Zero 박서련 글 오리여인 그림 (서울: 예스이십사, 2022) 예스24에서 최근담 시리즈로 매월 한 작가, 한 편의 작품을 소개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벌써, 두 번째 작품인데요. 작가와 알게 되는 시간을 가지도록 만드는 시간이 될 것이라 기대하게 됩니다. 그래머블 제로, 제목을 읽을 때에 무언가 싶게 만듭니다. 그래서 미주가 달려 있는데, 참고 기다립니다. 책을 다 읽으면 떠오를까 싶었거든요. 그런데 신조어입니다. 자세한 것은 책을 통해서 만나보시기를 바라는 마음이니까요 :) 인생을 살아가면서 만나게 되는 여러 인연이 있을 것이고, 만남 뒤에는 이별이 존재할 수 있기에 그것이 어떠한 형태이더라도 받아들일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합니다. 이런 모습을 이 짧은 소설..

시, 소설, 산문 2022.05.12

가꾸는 이의 즐거움

가꾸는 이의 즐거움 이유리 글 오리여인 그림 (서울: 예스이십사, 2022) 예스24에서 최근담 시리즈로 매월 한 작가, 한 편의 작품을 소개하는 이벤트를 시작하였네요. 예스 전자책 플랫폼을 통해서 만나볼 수 있는 그것도 무료로 (샘플북, 체험판이 아니라) 공개되었습니다. 작가와 알게 되는 시간을 가지도록 만드는 시간이 될 것이라 기대하게 됩니다. 이 책은 ‘식물 가꾸기’를 소재로 쓴 것이라 밝힙니다. 젊은 작가답게 싱그러운 표현이라고 소개 페이지에 적혀 있는 것은 나중에 알았지만, 읽어보니 왠지 모르게 몰입하게 되고 정말 싱그러운 문장임을 인정하게 됩니다. 단, 너무 빨리 끝나서 아쉬움을 느끼게 되고 작가의 다른 책을 찾게 되는 것은 안 비밀! 식물을 통해서 바라보는 인간의 모습, 아니 좀 더 거대한 ..

시, 소설, 산문 2022.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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