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는 12살 조은진 지음 (서울: 새물결플러스, 2020)
자기가 태어난 순간부터 6살 정도까지를 기억하는 사람은 매우 드뭅니다. 나를 키워준 부모님과 주변인들에게서 듣는 목격자의 진술이 아니고서야 (혹은 기록된 자료를 통해서) 알 수 없는 머나먼 이야기와 같달까요.
이와 다른 결이지만 성경에서 만나는 예수님의 어린 시절은 아기였을 때와 12살의 모습뿐입니다. 성경에서는 어떤 일화를 담아내지, 모든 순간 모든 날을 담아내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복음서를 통해서 배우게 된 예수님의 모습만 남아있을 뿐입니다.
그래도 궁금한 예수님의 어린 시절 이야기 이거 어떻게 알 방법이 없을까 싶지만, 비움의 미학도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그 공간을 채워서 읽고 싶은 이들이 존재한다면 그들을 위한 맞춤 솔루션이 있습니다. 소설 혹은 만화라는 장르가 가진 힘이 이야기와 이야기 사이의 빈 곳을 상상력으로 채워줌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이번에 정독하며 본 <예수는 12살>이 그렇습니다. 중동 신화에 매력을 느껴 성경을 접한 뒤 시작된 예수를 그려낸 창작물입니다. 지금과는 상당히 다른 2000년 전의 팔레스타인 지역에서는 12살 이후가 성인일 수 있습니다. 현대인의 100세 시대와는 다르게 60년을 살아도 엄청난 장수였을 테니, 그만큼 일찍 성인으로 인정받아야 하고 살아가야 했던 시절이지 않았을까요.
로마의 핍박 아래에서 살아가던 유대인들과 그 아래 더더욱 하층민의 삶을 살아가던 지극히 작은 자들까지 담아낸 <예수는 12살>. 작품은 잔잔한 삶(?)에 파장을 일으키는 사건들로 인하여 공생애를 향하여 나가는 예수님을 만나게 합니다.
덕분에 예수님의 12살 이후 삶이 궁금해집니다. 30살에 시작된 예수님의 공생애 직전까지의 삶도 소중함을 느낍니다. 앞으로 새로운 작품이 나오길 기다리며
어린 아이가 읽기 보다는 12살 전후로 읽어야 작품을 이해함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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