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거룩하게 나디아 볼즈웨버 지음 윤종석 옮김 (서울: 바람이불어오는곳, 2024)
교회 다니는 혹은 다니지 않아도 중2병에게 그리고 신2병에게 인기 느낌표를 줄 존재이자 아이콘, 나디아 볼즈웨버. 그녀의 모습을 찾아보면 비비드함이 무언지 알 수 있다. 정말, 어쩌다 거룩한 길에 들어섰을까.
https://nadiabolzweber.com/ 방문하면 대문에서부터 만나볼 수 있다 :)
‘모든 죄인과 성인의 집’에서 교회를 이루어 가는 목사이자 동등한 교회의 구성원임을 알게 되는 것은 책을 펼치고 조금만 나아가면 누구나 발견할 수 있다. 어쩌면 내가 아는 목사가 맞느냐고 물을지도.
교회가 이렇게 혹은 저렇게 되어야 한다고 말하기보다 함께 살아내는 목회자였다. 모든 일을 다 해내고 싶지만, 할 수 없음을 인정하게 되고 은혜를 입고, 부둥켜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
간만에 책을 읽으며 밑줄을 긋고 싶은 부분이 많았다. 그만큼 신앙이 나타나는 삶의 자리를 각색하고 수정하지 않은 무보정 상태의 찐생을 보여주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갓생을 살고픈 이들에게는 물음표만 나올지도 모르지만.
단 한 번도 예수님은 장내를 살펴 거룩한 삶의 최고 모본을 뽑아서 그 사람을 보내 그분을 널리 전하게 하신 적이 없다. 그분은 늘 실패자와 죄인을 보내셨다. 그것이 내게 위로가 된다. 49쪽
크리스마스 이야기의 주제는 위안과 기쁨 못지않게 망가질 대로 망가진 우리네 세상이기도 하다. 112쪽
화려한 조명과 무대 위의 삶을 꿈꾸는 이들에게, 예수께서는 반역자, 테러리스트 같은 이들을 모아서 제자로 삼으셨다. 그리고 배반도 당하셨다. 그럼에도 그들을 사랑하셨다.
크리스마스의 축복을 기대하는 이들의 소망과는 반대로 죽음이 몰아쳤던 그 시간을 성서는 그려냈다. 신정론을 묻게 만드는 시간들로 채워지는 이 공간.
목사도 사람이다. 전적으로 연약한 존재, 그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나디아. 은혜는 그녀를 ‘어쩌다 거룩하게’ 만드는 일이 아니었을까. 책의 초반에 등장하는 성인들은 어쩌다 성인이 되었을까. 자신이 택하지 않고, 오히려 은혜로 변해갔던 게 아니었을까. 그래서 더욱 저자의 바람처럼 예수님이 생각난다.
죽음의 공포가 몰려올지라도 십자가로 하나 되고 나아갔던 그리스도인 이야기(모든 죄인과 성인의 집 교회)가 계속 가슴에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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