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 서적 리뷰

사이에서

읽고쓰고나누고 2024. 3. 29. 22:56

사이에서 송용원 지음 (서울: IVP, 2022)

 

그리스도인이라고 불리길 원하는 저는 사이에서 살아가는 존재가 아닐지 싶습니다. 세상에 속하였다고 하나 그 안에서 다르게 살아가야 하는 사람이지만 에클레시아를 이루기에는 한 없이 부족한 사람이라서 사이에 존재합니다.

 

우주의 무엇보다 작고 가벼운 저는 X, Y, Z 좌표 어딘가에 표시될 먼지 아닐지 싶네요. 그럼에도 창조된 존재라 믿고 살아가고 나아갑니다. 동물과 식물 사이에서 살아냅니다.

 

고난 주간을 맞이하여서 좋은 책 가운데 <사이에서>를 집어 들었습니다. 월요일부터 성금요일까지 읽어나가며 생각하기에 좋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지금 여기에서 살아가는 저라는 존재는 ‘실상과 허상’ 사이에 있습니다. 타자로서 계시는 주님을 허상이 아닌 실존하는 분으로 믿고 나아가며 살아가는 신앙인으로 있습니다. ‘사자와 꿀’ 사이에서 고민하던 삼손을 보며 생각하게 됩니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겠지요. ‘선과 악’ 사이에서 고민하는 인간을 보게 됩니다. 결국 그 안에는 동시에 존재함을 놓치지 말아야 함에도 완전무결한 악 혹은 선만이 존재하리라 믿고 싶어 하는 결벽증적 모습도요. ‘울림과 떨림’, ‘시간과 영원’ 사이에서도 공명을 일으키는 저자의 글은 어디쯤 제가 있는지 성찰하도록 이끌어 줍니다.

 

선과 악, 하늘과 땅처럼 이분법적인 구분에 익숙한 한반도의 남쪽에서 살아가는 어느 아저씨에게 충분히, 아니 넘치도록 구분이 아닌 통전적인 모습을 보게끔 이끌어 줍니다. 신앙은 단순하지 않음을, 어느 한 부분만이 전부라고 말할 수 없는 신비임을.

 

이제 곧 안식일이었던 토요일이 밝아옵니다.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면 주일이라고 고백하는 일요일이 됩니다. 죽음과 부활 사이에서 주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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