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 (신학, 신앙) 서적

요한복음 강연

읽고쓰고나누고 2023. 12. 23. 20:45

요한복음 강연 해롤드 W. 애트리지 지음 (서울: 감은사, 2023)

 

개인적으로 요한복음 하면 떠오르는 문장이 <요한과 더불어> 시리즈입니다. 읽어보지 못했지만, 떠오를 수밖에 없는 장대한 분량의 말씀을 전하신 분이 계시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요한복음에는 주님이 하신 일을 적기에는 세상의 어떤 책으로도 힘들 것(요 21:25 참조)이라는 말씀이 적혀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어떤 SNS 친구분께서는 요한복음 어려움이라는 프로필을 적어 놓고 계시고요.

 

학자로서의 삶을 요한복음을 읽고 해석하고 나누는 데 최선을 다했던 학자도 계십니다. 그래서일까요. 예일대에서 현존하는 학자 40명에게 주어진다는 스털링 교수로 임명되기도 하였고요. 이분의 신앙적 여정과 학문의 여정은 여타 다른 분들께서 소상히 옮겨 주시고, 책의 날개에도 알아보기 쉽게 적혀 있사오니 참조하시면 좋겠다고 생각해 봅니다.

 

이번에 읽어본 책은 스털링 교수이신 애트리지 교수의 강연이 글이 되어 우리에게 오게 되었습니다. 카트리지처럼 쏘옥 빼낸 학자의 핵심이라고 하면 좋을까요. 더욱 그분의 언어 뉘앙스를 잘 이해할 수 있는 제자가 번역하였다는 게 더더욱 좋은 일이기도 하고요.

 

요한복음을 읽다 보면, 이해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첫 번째 장부터 막히기도 합니다. 개역개정의 표현으로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1:1) 말씀, 로고스는 대체 무엇일까요. 이 부분이 많은 목사님이 시리즈 설교를 여러 번 하시고 했고, 저도 또한 그 설교들을 많이 들었던 청중이지만, 그래도 로고스가 무언지 어렵던 기억이 납니다. 대체 말씀은 무엇일까요.

 

성서를 특히, 복음서를 연구(하거나 공부)하는 이들에게 공관복음과는 다르게 보이는 제4복음서는 많은 관심을 두게 만듭니다. 그 덕분에 현대의 독자들 말고도 고대의 독자들에게도 관심을 주었고, 그노시스파와 같은 이들이 생기게 된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다시금 현대의 신학을 조금이라도 맛본 이들에게로 돌아오면 비평 장치를 통한 복음서의 이해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복음서를 복음서로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러 비평 장치를 통해서 문학으로서의 성서, 사회학적인 도구로 바라보는 성서와 같은 문헌 연구가 가능해집니다.

 

복음서의 표현들은 의도적으로 예수가 사랑하셨던 불가사의한 그 제자의 정체에 대해 확신할 수 없게끔 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58쪽

 

 

책은 3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위에서 잠깐 언급한 비평을 통해서 바라보는 요한복음과 역사를 통해서 바라보는 성서, 그리고 제4복음서의 신학입니다. 제게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아무래도 알 수 없는 (혹은 안다고 주장하는) 애제자에 대한 분석이었습니다. 과연 우리는 지금 여기에 주어진 성서를 통해서 그가 누구인지를 찾아낼 수 있을지 말이지요.

 

물론, 성서가 우리에게 오기까지 많은 변화를 의도하든 하지 않든 겪게 되었고, 시대의 창으로 바라보는 성서이기에 지금 여기에서의 신학으로 바라봅니다.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말이지요.

 

3개의 강연을 옮겨놓은 이 책은 얇습니다. 그러나 담고 있는 요한복음에 관한 이야기는 많은 것들이 압축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책을 통해서 또 다른 책을 읽도록 이어주는 (혹은 소개하는) 게 좋은 책이라고 믿습니다. 바로 이 책이 그런 책이고요.

 

마가복음 책(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 권영주)이 복음서 책(복음서를 말하다 / 리처드 A. 버릿지)으로 그리곤 요한복음 책(요한복음 강연 / 해롤드 W. 애트리지)으로 이어졌습니다. 다음 이야기는 어디로 이어질지 궁금해지네요. 이 글을 읽는 분도 독서의 여정이 이어지시기를 바라며.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