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 (신학, 신앙) 서적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읽고쓰고나누고 2023. 11. 16. 19:48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권영주 지음 (서울: 감은사, 2023)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아가는 게 정체성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갑자기) 저를 소개하자면, 감(은사)덕(후)이며, 읽(기)덕(후)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래서인지, 독서 순번으로 정한 책 사이에서 “들었다 놨다x2” 하다가 결국 읽게 된 책 이름이 저의 정체성을 밝혀줍니다.
 
제가 좋아하는 주제인, 복음서 + (그리스-로마) + 읽기 =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이기에 행복한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너무나도 바쁘게 지낸 시간에 읽게 된 책이라, “너무 바빠서 독서합니다”라고 적어볼 수 있겠습니다.
 
권영주 교수님의 책을 이번에 처음 읽어보면서 느껴진 것은 「마가복음」서가 가진 덤덤한 특유의 매력을 정갈하게 표현하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그리스-로마 전기 장르로 읽게 만드는 (혹은 소개하는) 각 장의 글들은 어렵지 않게, 그러나 복음서에 폭(!) 빠져들도록 만듭니다. 책의 도입부에서부터 느낌표가 생기도록 만들어 주는 책이기도 합니다.
 

중립적인 해석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해석을 일종의 관점을 가지고 이루어진다. 중요한 것은 특정한 관점을 가지고 해석하는 일이 유용함과 동시에 한계를 지니고 있음을 인식하고 성실하게 본문 해석에 임하는 것이다. 12~13쪽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이지만, 그 성경을 읽는 사람은 각자가 살아온 삶의 자리에서 본문을 읽게 됩니다. 그래서 자신만의 ‘일종의 관점을 가지고’ 읽게 됩니다. 내가 속해 있는 지역, 교파, 교단, 인종, 시기에 따라서 전혀 다르게 읽어질 수밖에 없는 성경임을 머릿속에 각인하며 읽어나간다면 더더욱 성령의 인도하심을 간구할 수밖에 없으리라 생각해봅니다.
 

그리스-로마 세계의 선생이 노력으로 권위를 얻어냈다면, 예수는 존재 자체가 권위를 행사하고 있었던 것이다. 77쪽

 
당대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 속에서 확연하게 다른 모습으로 계셨던 분을 그려내는 복음서 중에서도 마가복음의 이야기는 예수님의 삶을 그려내기도 하지만, 마가복음의 저자가 바라본 신앙의 고백도 담겨 있지 않을까요. 그리스-로마 시대를 살아가던 사람들과 확연한 차이를 보여주셨을 그분의 모습을 담아내고 싶었을 것이라 느껴집니다.
 
곧 대림 주간이 다가옵니다. 예수님의 오심을 기다리며 바랐던 이들이 주님을 목도하고 고백하게 된 순간이 다가옵니다. 예수님을 주와 그리스도로 고백했던 이들처럼, 예수를 그리스도로 고백하고 각자의 시선으로 적어 내려간 복음서 기자들처럼, 예수님이 누구이신지 고백할 수 있을까요. 그분이 물어보신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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