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 (신학, 신앙) 서적

구약성경의 신화와 실재

읽고쓰고나누고 2023. 10. 28. 00:31

구약성경의 신화와 실재 브레바드 S. 차일즈 지음 (서울: 감은사, 2023)

 

라떼 토크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잘 모를 수 있지만(?), 요오즘 갓 30대를 장식한 친구들은 그리스-로마 신화에 빠삭한 경우가 허다하다. 왜냐하면 TV에서 방영하기도 했고, 재밌는 그림책이 시리즈로 나와서 섭렵한 이들이 다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화라는 단어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내가 속한 멤버십에서는 유달리 신화라고 말하면 멘탈이 흔들리는 분들이 계신다. 물론, 자신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겠지만 말이다. 모쪼록 비탈길(비신화화, 탈신화화를 배우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글쓴이의 줄임말)을 같이 걷는다면 힘들지 않을 텐데.

 

위에 라떼라고 적으니 라테 한잔 마시고픈 커피 중독자이지만, 활자에도 많은 관심을 둔다. 특히, 신학(과 신앙)서를 좋아하는 그런 사람이기에 일명 ‘LEE 사단’이 작업하는 감은사의 책을 많이 읽는다. 그래서 이번에 <구약성경의 신화와 실재>라는 아주 유명한 작가의 글을, 그런데 이제야 이쁘게 번역된 것을 보았다.

 

요즘, 저 이스라엘 땅에서 평화가 아닌 전쟁이 벌어짐이 안타깝다. 누구는 그 상황을 이삭과 이스마엘 자손의 끝없는 대립이라고 보겠지만, 그것이 어쩌면 더더욱 신화와 같은 일이 아닐까. 구약성경을 조금이라도 공부해보면, 문서설, 정경비평, 벨하우젠, 궁켈과 같은 용어와 학자들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위에서 언급한 차일즈도 짠~하고 나타난다.

 

그리스-로마 신화를 필두로 하여 마블 덕분에 알게 되는 토르와 같은 북유럽 신화까지 많은 것을 선(先)지식으로 갖게 된 일반인(혹은 성도)은 성서도 그런 부분이 있지 않을까 궁금해한다. 대놓고 묻지 못하고 알아서 찾아 보고 공부하다가 시험 들고 그러다가 떠나기 전에! 목회자들이 스터디하고 시원하게 긁어줄 수 있다면.

 

차일즈의 책은 간단하게(?) 다섯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체 신화란 무엇인가로 시작(1장)해서 다양한 신화의 모습들(2장)을 다루고, 구약성경 내에서 마주할 수 있는 실제적인 부분을 예시로 든다(3장). 그리고 시공간의 개념을 통해서 실재의 범주를(4장) 다루고, 마지막으로 이것이 나의 신앙과 무슨 상관이 있는가(5장)를 정리한다.

 

고대근동이라는 삶의 자리에서 살아간 유대인들이 국가화되고 살아남기 위해서 자신의 신앙을 보존하고 발전시키는 과정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서 마주하게 된 상황들은 쉽지 않은 일들의 연속이었으리라 생각해본다. 강대국이 믿고 섬기는 신앙과, 차지한 땅에서 살던 원주민들이 믿는 토속적인 신앙과 그 유래까지 마주하게 되었을 테니까. 그들을 효과적으로 융합하기 위해서 혹은 이스라엘만의 유니크함을 위해서 더해졌을 모습들을 전문적이지만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차일즈의 책이 아닐지 생각해본다. 그걸 더더욱 접근성 있게 만들어 주는 게 '감은사'임은 안 비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가 참 좋은 것임을 안다. 이번에 읽은 책도 그러하다. 궁켈의 <창세기 설화> 그리고 폴 틸리히의 <성서 종교와 궁극적 실재 탐구>를 궁금케 만든다. 그만큼 또 읽어야 한다는 사실(!)

 

이제 포스팅은 그만 보시고 독서하러 가시길 권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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