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몬드 손원평 지음 (파주: 창비, 2017)
작고 맛있는 견과류 중 하나인 아몬드. 책 제목을 이것으로 정한 이유는 무엇일지 궁금했고, 유명한 RM이 재밌게 봤다는 책을 2021년에 모셔 놓고선 이제야 읽어 본 나. 물론, 손원평 작가의 <서른의 반격>을 먼저 읽어봤었기에 문장에 의문을 품진 않았다. 다만 때가 되면 읽게 되리라는 막연한 마음을 갖고 있었을 뿐이지.
또 하나의 특징으로 책 표지의 남자 그림은 도대체 제목과 무슨 연관성이 있을까 했었다 모든 비밀은 책을 읽어나감으로써 발견하게 되는 부분이기에 굳이 스포하지 않으리. 아무리 출간한 지 6년 정도가 흘렀고 밀리언셀러이고 절판되었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그래도 단 하나 비교하며 쓰고 싶은 내용이 있다. 느끼지 못한다는 것의 동질성. 아픔에 동조하지 못하는 게 타고난 것일지 아니면 살아가며 학습하게 된 선택적인 거부일지 의문을 품게 된다. 주인공이 공감하지 못하는 것처럼, 나 또한 어렸을 적 바로 앞에서의 교통사고를 그저 ‘아이가 차에 부딪혀서 5미터 정도를 날아갔네?’라고 생각했었다. 죽음에 대한 이해가 없었기에 그랬을 수 있고, 단지 아픔에 동조할 줄 모르기에 그랬을지 모른다.
타인에 바라봄으로 자신을 이해할 수 있음을 알게 되고 배우게 되고 느끼게 된 지금에서는 있는 모습 그대로를 느끼기를 바라게 된다. 성장을 원하지만, 실제로는 버텨냄조차 대단한 것임을 아는 어른의 나이가 되었기 때문인지도.
우주의 기준으로 먼지보다 작은 존재인 인간의 모든 군상이 무슨 일을 벌이고 있어도 시간은 흐른다. 성서의 표현을 빌리자면, 화살처럼 날아간다. 소년에서 청소년으로 시나브로 중년까지 와 버린다.
좋은 작품 덕분에 읽는 시간이 광속처럼 지나갔다. 그리고 조금 더 어린 나이에 이 작품을 만났더라면 어땠을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좋은 책은 역시 하루라도 빨리 읽어야겠다. 쉬지 말고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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