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날이면 그림을 그렸다 나태주 시 임동식 그림 (파주: 열림원, 2022)
시 하나를 읽고 가슴에 담는 것에도 많은 울림이, 떨림이 필요하다. 시인의 가슴에 들어온 마음이 하나씩 꾹꾹 눌러 담겨서 압축된 단어로 나와야 하니까, 그 문장이 나에게 이해되려면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했다.
시인의 시선으로 시인의 마음으로 바라볼 때에 내가 놓치는 존재들에게, 작디작은 미물 하나에도 시를 발견한다. 독자가 내가 그들을 인지하도록, 시인의 마음으로 보도록 이끄는 단어를 만나면 얼마나 행복해지는지.
들꽃 시인이라 불리는 나태주 시인과 그에게 시상이 떠오르게 만드는 아름다운 작품을 그리는 임동식 작가의 그림이 한 권의 책으로 나왔고 그 시집이 나에게 왔으며 보게 되었었다. 이 책은 미술 에세이 같기도 하며 작품 해설집으로 보이기도 하고 도록인가 싶은 아름다운 시집 한 권.
그림 곳곳에 숨어 있는 시를 찾아낸다는 작가의 말을 보면서 생각해본다. 시인은 시를 찾아가지만 독자인 나에게로는 찾아오는 시간. 그리고 나에게 고즈넉함을 주는 시와 함께 하는 시간
누군가 이유 없이 그리워질 때에 읽으면 두 배로 좋아지리라 생각하는 작품집, <그리운 날이면 그림을 그렸다>. 시로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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