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자유의 시간 정우향 지음 (서울: 일파소, 2023)
돌아보니 같은 저자의 책을 네 권째 들고 있던 나. 조금이나마 작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재독을 하고, 삼 독을 하면 또 다른 깊이의 차원으로 들어갈 수 있는 글을 만나면 행복하다. 아, 그런데 성서 통독은 언제나 힘들다.
특별히 ‘시간’이라는 단어를 제목에서 자주 만나는 작가의 글. 시간은 누구에게나 소중하고, 계속 흐르고 있고, 과거와 미래가 만나는 현재라는 접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설명이라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중의적 의미로 저자의 추억을 돌아보며 라떼 시전을 하는 것일지도?
그런데 말입니다. 이번에는 그림이 정말 많음을 보게 된다. 저자가 좋아하는 작가의 그림이 도배 수준으로 아니, 그림 에세이처럼 나온 것이다. 작가의 글을 읽으면서 떠오르는 생각을 다듬어볼 수 있도록 이끌어 줄 작품이 함께 한다. 그(림)알(지)못(하는)이라도 감상할 수 있으리라.
책보다는 그림을, 그리고 동영상을 그것도 이제는 숏폼만을 원하는 (젊은)친구들에게 독서는 엄청난 사치일지 모르나 그만큼 정적인 것을 통해서 동적인 에너지를 얻어낼 수 있음을, 다음을 위한 추진력을 얻을 수 있음을 알면 얼마나 좋을지 싶기도 하다. 힘들어하는 청년 세대에게 단문으로 그리고 쉬운 문장으로 위로를 주고 싶은 저자. 그리고 그조차 힘들어하면 그림으로 위로받기를 바라는 저자의 마음이 담긴 책이었다.
나는 큰 장마 뒤 높고 맑은 하늘을 만났으며 책에서 자꾸만 맴돌게 되는 우렁찬 문장들을 만났으며 취직 소식을 전하는 기쁜 너의 목소리를 만났고 너를 위해 기도하는 나를 만났다. 39쪽
끝난 줄 알았던 힘든 일들이 지속적으로 찾아옴을 알게 되는 시기 속에서 그럼에도 행복을 찾아낼 수 있는 ‘소망’ 있는 청년이 되기를 바라는 저자의 글을 읽는다. 그리고 현장에서 위로하는 저자를 만난다. 그 일을 자신의 소명으로 알고 살아감에 감사를 담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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