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 김재영 지음 (파주: 아시아, 2014)
대도시에 살다 보면 만나게 되는 여러 모습의 사람들. 다들 자신의 삶을 살아내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어쩌면 그들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만 여유롭게 보이는 건 아닐까 싶었다. 그런 가운데에 나와는 피부색이 조금은 다른 이들이 존재한다. 외국인이라고 부르는 이들.
이번에 읽어본 단편소설은 <코끼리>라는 제목을 갖고 있다. 코끼리를 좋아하는, 애정하는 문화권에서 태어난 아버지가 한국으로 들어와서 살아가는 삶이 담긴 이야기, 주인공인 화자는 그 아버지의 자녀이다. 한국에서 태어나서 살아가지만 외국인의, 이주노동자의 자녀이기에 겪는 일련의 아픔들이 슬프지 않게, 자극적이지 않게, 담담하게 그려진다. 외국이라서 아니 외로운 순간을 보게 된다.
도시보다는 교외 지역에서 특별히 공단 지역에서 많이 만날 수 있는 이들의 이야기. 화려한 도시의 삶과는 다르게 회색빛이 감도는 느낌의 문장들 속에서 만나는 삶. 노동자의 삶을 바라보고 지켜주고자 노력했던 전태일 열사의 모습이 담긴 전태일 문학상을 받았던 게 당연한 것이 아니었나.
어느 교과서에는 이 작품이 담겨 있고 학생들이 읽어볼 수 있도록 만들어줬다. 돌아보니 이번에 읽어본 ‘바이링궐 에디션 한국 대표 소설 시리즈’가 아닌 최초 발간은 2005년이었다. 대충 20년 전에 나왔다니 세월이 벌써 그렇게 흘렀구나.
모쪼록 소설을 통해서 주변의 이웃을 바라보는 시선이 넓어질 수 있기를 바라게 된다. 말로만 글로컬이 아닌, 진짜 이웃부터 바라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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