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의 결혼식 이숙경 지음 (서울: 문이당, 2009)
장편소설만 읽거나 수필을 좋아하던 나에게 단편소설의 맛을 알려준 작가. 그분의 두꺼운 소설책을 읽으니 특유의 문장이 너무 다가왔다. 왠지 모를, 가슴이 아파질 것만 같은 이야기가 나오지만 덤덤하게 읽어나갈 수 있는, 세월이 흐르기를 바라게 되는 문장이기도 하지만.
매번 이 작가님의 산문을 주로 읽다 보니, 이 책에서도 특유의 현실적이면서도 아련한 문장을 만나게 된다. 이 부분은 사실에 기반한 문장이 아니기를 바라게 될 정도로 말이다. 다행히(?) 이 책은 산문보다 덜 현실적이긴 하다.
현실에 있을 법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기에 사랑도 담겨 있다. 그러나 그 사랑이라는 주제는 이제 청춘들의 전유물이 아님을, 중년에게도 있음을 이제는 안다. 많은 이들이 지금도 사랑하고 있고 사랑했었음을 본다. 책도 그래서인지 노오랗게 익어져 있었다. 문장도 날이 갈수록 익어져 감을 알기에 근래의 작품과는 또 다른 맛이다.
다양한 형태의 사랑을 이별을 만남을 보게 되는 이 소설집은 훗날 나에게 무슨 의미로 다가올까. <82년생 김지영>, <바리데기>보다 호흡이 짧음에도 불구하고 기억에 각인 될 이야기들이 될지 기대해본다.
펼쳐진 책은 못 박힌 예수의 손처럼 쓸쓸했다. 2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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