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박하게, 만들어진 신 이광진 지음 (서울: 삼인, 2021)
어떤 이들에게는 식상하다고 여겨지고, 어떤 이들에게는 폭탄과 같다고 여겨지는 문장들이 있다. 늘 듣던 이야기가 아니냐며 그냥 동어반복이라고 말하는 사람들. 그런데 왜 그렇게 동일한 패턴으로 교회는 행동하고 있을까. 성서에 기록된 당시의 유대교와 동일하게.
어느 한 교단의 소속된 신학자에서 자유를 얻은 퇴직교수가 되어 내뱉은 문장들이 모여서 책으로 나왔다. 내가 나온 학교의 스승이기도 하거니와 목례만 했던 기억이 난다. 내가 들은 신약학 관련 수업은 또 다른 분이셨던 김경희 교수에게 배웠기에 그렇다.
교단에 소속되어 다른 목소리를 내기 어려웠던 분께서 이제는 자유롭게 외치신다. 오버하면 세례자 요한 같은 느낌이다. 종교에 갇히지 말라고, 예수를 보고 따르라는 외침으로 말이다.
계시록에 대한 오해, 아니 성서에 대한 이해의 잘못이 모든 일의 시작이지 않을까. 성서를 믿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담겨있는 분을 바라보지 못하는 모습에서 시작되는 모순.
성서에는 하나님의 말씀이 들어 있지만, 성서는 특정한 때와 장소에 살았던 사람들의 글로 증언 된 기록이다. 54쪽
어쩌다보니 죽음 이후만을 바라보려는 안타까운 모습들이 발견된다. 그러나 성서에는 분명히, 살아있는 지금을 목도하도록 말하였고 (죽은 자의 하나님이 아니라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하나님) 여기를 살아내라고 했었다.
죽음보다 삶을 더 생각하고, 삶을 더 많이 배우도록 노력하자. 113쪽
이광진 교수께서는 책에서 성서와 종교(주로 기독교와 일부분으로의 불교), 철학이라는 주제를 통해서 수박 겉핥기식의 앎이 아니라 중심으로 들어가는 앎이 되기를 이야기한다. 책의 표현을 빌리자면 “종교적 진리는 삶의 의미를 확장하려는 것”(137쪽)이다.
어쩌면 이 책은 보수적인 신앙의 컬러 분들에게는 매우 불편할 것 같다. 그런데 이러한 불편함이 나를 변화시키고 보다 더 진실한 신앙인으로 만들어줄 수 있다면 읽어봐야 하지 않을까. 나름의 깨어 있는 종교인이라 자부하는 분들에게도 다시금 돌아보는 시간이 되리라 생각해본다. 깨달음을 얻는 것이 참 나로 나아가는 길이 있기 때문이다. 아, 기독교적인 표현으로 하자면 예수와 함께 걸어가는 길이 되는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