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입은 옷 줌파 라히리 지음 (서울: 마음산책, 2017)
어쩌다보니 책에 대해서 더욱 관심을 갖게 되고 읽게 되는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도서관 속에서 책에 파묻혀 살던 것과 동네 만화방에서 담아온 만화책을 쌓아놓고 보던 시간, 그리고 어느새 나만의 서재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묵직한 느낌의 벽돌책까지 있습니다. 이 책이라는 녀석은 책표지와 함께 살아가는 존재들입니다. 자신의 내용을 한마디로 아니 한 장의 그림으로 표현해내는 혹은 디자인으로 나타내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읽어보았던 책의 저자는 자신의 삶 속에서 만나게 되는 정체성의 모호함을 옷이라는 것을 통해서 보여줍니다. 그리고 작가의 삶을 통해서 자신의 글들이 세상에 나타나는 방식으로서의 옷, 책 표지를 말하며 삶을 나누어줍니다. 나의 속은 이러한데 저러하게 보여줄 수도 있는 옷으로 말이지요.
과연 우리는 살아가면서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스스럼없이 보여주고 있는 것일까요. 아니면 페르소나를 쓰고 숨어 있는 어린아이와 같진 않을까요. 자신을 돋보이게 만들기도 하고 혹은 사람들에게서 소외되도록 만들기도 하는 페르소나입니다. 유니폼이라는 것처럼, 책에도 전집의 통일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비유가 인상적입니다. 길지 않은 문장으로 표현해 낸 인생의 고달픔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표지를 통해서 인생을 말하기에 더욱 공감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표지는 책의 일부고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효과를 만들어낸다. 독자를 끌어들이기도 하고 밀어내기도 한다. 27쪽
나의 옷차림과 피부색 혹은 이름과 행동에서 나타나는 비언어적인 요소들이 언어적인 것보다 강하게 어필하는 것은 아닐지 생각해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진심을 마음을 나타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때로는 감추기보다 드러내 보이는 것이 강력한 언어가 될테니까요. 그래서 책을 읽게 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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