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처형 마르틴 헹엘 지음 (서울: 감은사, 2020)
곧 성탄절이 다가온다. 그리고 지금은 대림 주간이다.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보여주시는 그래서 더욱 더 십자가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묵상하게 된다. 특별히, 코로나19로 촉발된 모이는 교회가 사도행전의 시기처럼 흩어지는 교회가 되고, 카타콤에 숨어 들어간 것처럼, 각자의 처소에 있음으로 엎드릴 수밖에 없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하나님께서 친히 이 땅에 내려오셔서 겪으셨다고 하는 고난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살펴보는 것은 필요한 일이라 생각한다. 또한, 십자가는 로마의 사형 도구이었기에 십자가 처형에 대해서 살펴보는 『십자가 처형』을 읽어본다.
예전에 대한기독교서회에서 출간되었던 이 책이 다시금 우리에게 복간될 수 있었던 것은 우연의 일치라 하기엔 적절한 카이로스의 시간과 같았다. 그리고 그 때 당시보다 추가된 내용이 들어간 개정증보판 같은 느낌의 2판이기에 연구서로도 부족함이 없음은 당연한 것이 아닐까
1장의 제목을 살펴보면 십자가에 달린 하나님 아들의 “어리석음”이라고 명기되어 있다. 여기서 어리석음이라는 단어는 우리말 성경엔 개역성경에서는 미련한 것으로 번역된 단어라고 역자가 설명해준다. 고대인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십자가는 얼마나 참혹한 처형이었을지 그리고 그것을 통해서 예수가 주라고 전하는 자들이 얼마나 이상하게 보였을지 생각하게 만든다. 아 그리고 첫 단추와 같은 이 장은 수미상관 구조로 구성되어 있는 미려함을 발견할 수 있다(직접 책으로 만나보시면 더욱 아름답게 느껴지실 것이다).
2장부터는 본격적으로 그 내용들을 살펴본다. 프로메테우스와 디오뉘소스의 이야기를 통해서 신과 신이라 불리기 원하던 사람이 쓰던 방식의 처형을 살펴본다.
3장에서는 영지주의와 떼어놓을 수 없는 가현설을 통한 예수의 십자가 처형을 해결하려는 시도와 그리고 바울의 십자가신학 내에서 발견되는 꺼리게 되는 모습들을 보게 된다.
4장에서는 로마인의 입장에서 야만인으로 불렸던 이들이 쓰던 방식들을 살펴본다. 페르시아인이 사용했음을 먼저 이야기하면서 인도인, 앗시리아인, 스키타이인, 타우리아인, 켈트족, 게르만족, 브리튼족, 누미드족, 카르타고인이 사용했으며 그 십자가의 형태는 매우 다양했고, 처형 방식에 있어서도 집행자의 권한이 자유로웠음을 보여준다.
5장부터는 로마의 입장에서 살펴보게 된다. 키케로와 세네카가 보여주는 십자가 처형의 내용들을 통해서 최고의 형벌로 기능하였던 것을 예증한다.
이어지는 6장에서는 로마시민에게 십자가형을 실행하였던 것을 보여준다(우리의 일반적인 상식과는 다르게). 또한 쿤의 논증을 반박하여 저자는 십자가형에 처해지는 순서(세 가지 알 수 없는 방식이 아니라)임을 주장한다.
7장에서는 본보기로 사용되었던 것이면서 로마인들이 거리끼는 처형방식임을 보여준다. 그러나 처형되는 강도들의 피해자에게는 어느 정도의 위로를 제공하며, 대중에게 죄를 짓지 말라는 모종의 압박감을 제공하였다.
8장에서는 로마에서 대체적으로 노예를 위한 형벌로 기능했음 보여준다. 그리고 이것은 그들에게 직접적인 공포의 대상으로 작용하였기에 ‘노예’와 ‘십자가’로 나타낸 예수의 죽음이 무엇을 보여주는지 잘 알고 있었다.
9장에서는 레굴루스의 순국이야기를 예로 삼아서 견유학파와 스토아학파의 논쟁(욕망에 끌려 다니는 것이 좋은가 아니면 십자가형은 피하며 사는 것이 좋은 것인가)을 이야기한다. 메타포적(은유)인 언어로 사용하지 않았을 것임을 보여준다.
10장에서는 로마가 아닌 그리스어권에서의 십자가 처형을 다룬다. 로마에서 노예나 하층민을 대상으로 하던 십자가 처형이 그리스어권역에서는 아님을, 누구나 받을 수 있는 최고의 형벌임을 여러 자료를 통해서(비문, 역사서 혹은 소설 등) 발견하게 된다.
11장에서는 간략하게나마 유대인들에게 있어서의 십자가 처형은 거리끼는 것이며 십자가에 달린 신실한 신자는 순교자 열전에 들어가지 못했음을 이야기한다.
마지막으로 12장에서는 앞선 내용들의 요약 및 결론을 보여주며 끝이 난다.
왜 다시 십자가인가. 그리고 십자가를 통해서 우리는 무엇을 말해야 하는가. 성경에 기록되어 있는 것처럼, 자기부인과 십자가를 지고 살아가야 하는 존재가 그리스도인이 아닐까. 남들이 한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인답게 한걸음씩 전진하며 살아가야 하기에 더욱 힘써야 하지 않을까. 우는 자와 함께 울라고 하였음을 기억하길 바란다. 지금 코로나로 인해서 울고 있는 이들과 함께 울어주고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의미를 전할 수 있기를, 자기를 죽기까지 내어주신 그분의 크신 사랑을 기억할 수 있기를 이 책을 통해서 십자가를 다시금 바라볼 수 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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