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서적 리뷰

우리가 좋아하는 커피 공간

읽고쓰고나누고 2020. 10. 16. 21:22

우리가 좋아하는 커피 공간 박지안 지음 (서울: 미호, 2020)

 

  실용적이지만 편안함을 잃지 않는 책을 만나다는 것은 무엇인가를 소개하는 것에 있어서 딱딱함이 아님 부드러움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특별히 커피를 생각할 때에 느껴지는 따스함과 그 향기가 묻어나는 책이란 어떤 느낌일지 생각해 볼 때에 오늘 읽어본 책은 충분히 그 뉘앙스를 표현해냅니다.

 

초록빛깔의 겉표지

  초록색의 표지로 감싸져 있는 책은 시나브로 생두를 생각나게 만듭니다. 각각의 의미를 담고 있는 14개의 카페를 담아내기에 부담 없는 색감과 안정감을 더해준다고 해야 할까요. 그리고 커피의 향과 맛만을 전달해주는 것이 아니라 공간의 위치까지 설명해주는 작가의 직업적 성실함에 의해서 맛난 커피를 만나게 해 줄 수 있는 장소를 생각해보도록 만들어줍니다.

 

  생산자와 소비자, 판매자와 시음자라는 생각으로 이분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함으로 같이 만들어가는 가치를 떠올리게 해주는 이야기들을 보게 됩니다. 일상을 나누는 필체에서 어느새 인터뷰로 전환되는 글의 흐름, 그리고 기사와 같은 글을 끊어짐 없이 흘러가기에 더욱 더 편안함을 느낍니다.

 

  ‘사랑받는 카페에는 이유가 있다’라는 주제를 통해서 살펴보는 맛있는, 철학이 있는 카페를 소개해 주기에 일상으로 자리 잡은 커피를 다시금 돌아보게끔 합니다. 다소 간의 아쉬운 점은 수도권 위주의 소개이기에 (한군데만 수도권 이외 지역이므로) 추후 카페 트립을 통해서 더욱 좋은 공간들을 알려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일반적인 형식의 카페가 아니면서 자신만의 공간감을 자랑하는 카페, 어디에서도 만나볼 수 없는 그들만의 시그니쳐 메뉴까지. 저자만의 네 가지 카테고리로 분류해서 소개되는 ‘커피 공간’은 가성비가 아닌 가심비를 갖고 있는 커피를 마시고 싶어지네요.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아 보자면 커피와 관련된 노래들처럼 추억도 많이 쌓였습니다. 과연 그 시절을 담아둘 수 있는 카페가 얼마나 남아 있을까라는 생각을 갖게 만드는 이 책은 추억을 곱씹어보게 만드는 매력도 갖고 있습니다. 좋은 커피는 결국 사람을 이끌기 때문이 아닐까요.

 

  특별한 공간과 경험을 만나게 만들어주는 카페들은 저마다의 특색과 장점을 담고 있으니, 지극히 개인적인 그러나 보다 더 추억을 담아두기에 알맞은 장소로써 느껴질 것입니다. 나중에는 커피와 함께 하는 삶을 꿈꾸어 보기 위해서라도 이 책을 한 번쯤 읽어보는 것은 어떨지요.

 

책날개를 들어냈을 때의 속살

 

[인사이트를 주었던 꼭지]

 

생산자는 ‘상품’의 가격에 걸맞은 충분한 가치를 부여해야 하고, 소비자는 그 가치에 만족하며 ‘제값’을 지불하는 것. 그것이 서로 상생하며 살아가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75쪽

 

  상생을 외치지만 무엇이 상생하는 길인지를 제시하지 못하면서 즉, 대안 없는 비판을 하는 자들과는 다르게 나아갈 길을 보여주는 활동가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사회적 기업이란, 기업가 자신의 이윤 추구만이 아닌 직원의 생활을 보장하며,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상품을 공급하는 공급자에게도 정당한 가격을 지불하는 것이 기본임을 다시금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규제하더라도 커피를 마셔야겠다는 사람들의 애정과 열정. 커피 스니퍼가 있던 시대를 살던 커피애호가들의 마음이 잘 녹아있어, 스니퍼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사랑받는 것 같았다. 이들의 주력 상품은 커피이기도 했지만, 열정이기도 했다. 167쪽

 

  무엇인가를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으려면, 그것에 대한 열정을 담고 행동하는 모습이 보여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담게 만드는 표현입니다. 규제로 인하여 움츠려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욱 자유로움을 통해서도 단정함을 보여주는 멋을 아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기에 그리고 본질에 충실한 곳이기에 사람들의 발길이 멈추지 않는 곳이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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