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교회와 웰빙보수주의 김진호 지음(파주: 오월의봄, 2020)
대도시에서 살아가는 일반적인 개신교인이라면 교회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교회는 대형교회일 확률이 매우 큽니다. 이것이 오늘날 교회를 다니는 일반적인 성도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민중 신학자로서 바라보는 교회는 어떠한 모습일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저자의 글은 다채로운 그리스도교의 색깔 중에서 무엇을 나타낼지 궁금해집니다. 특별히 대형교회라는 모습과 그 안에서 발현되고 있는 새로운 형태의 보수주의를 살펴봄에 있어서 말입니다.
목회자라면 예수를 대중들에게 어떻게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들 것인가를 고민하며, 제시하는 것이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시대와 상황에 따른 적절한 대처와 더불어 알맞은 형태로의 전달(혹은 전도와 선교)이 필요합니다.
저자의 분석과 표현으로 말하자면, 현재의 대형교회는 1990년대 후반에 대형교회를 이룩한 ‘후발 대형교회’(대표적으로는 사랑의교회와 온누리교회)입니다. 그들의 대다수는 일명 ‘가나안 성도’라고 부르는 ‘수평이동 신자들’(저자는 이를 글에서 ‘주권신자’라는 표현으로 설명을 합니다)로 구성되어 있으며, 지역적으로는 강남권에 위치하며(강동, 강남, 분당으로 구성된), 이들은 중상위 계층의 사람들이 대다수입니다. 좀 더 과격하게 표현하자면 한국 사회의 파워 엘리트 중 40% 정도가 개신교 신자라고 합니다. 이와 다르게 기존의 대형교회들은 (저자의 표현으로는 ‘선발 대형교회’ 대표적 예: 영락교회) 카리스마적 리더십에 의해서 성장을 이룩하였습니다. 구성원들의 대다수는 월남한 실향민이거나 농촌에서 도시로 이주한 저소득층들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엘리트적인 교육을 받기보단 부족한 교육과 자원을 가진 이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위에서 잠시 살펴보았듯이 저자는 1990년대 중반을 기준으로 하여 대형교회들의 구성원과 리더십의 차이를 분석하여 나가며 어떻게 교회를 대형화시켰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들이 바라본 정치와 사회의 관계를 분석하며, 교회 안으로 웰빙이라는 시대적 문화적 흐름과 보수주의가 결합하여 들어오게 된 부분들을 심층 분석하여 줍니다.
과거처럼(선발 대형교회의 상황) 재산의 증식을 위해서도, 자신의 신분 상승을 위해서도, 세대주의적인 종말론 밖에 바라볼 수 없는 상황이 있지 않은 강남에 사는 중상위 계층의 개신교인들은 자신의 품위를 잃지 않고, 지금 현재의 삶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안내해줄 교회를 찾아다닌다고 지적합니다. 그리고 이에 부응하여(캐릭터화 된 교회) 대형화 된 곳이 후발대형교회라고 필자는 계속해서 주장합니다.
교회의 대형화 자체로는 나쁘다고 할 수 없습니다. 보수주의라는 이념도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그 안에 갇혀서 자신의 상태를 그리고 주변에 있는 타자들의 안녕을 돌아보지 못하는 상태가 문제가 됩니다. 그리고 자신들만의 철옹성(크리스텐덤화)을 만들어가기에 (매우 부드럽고 친절한 방법으로)우려됩니다.
기존의 가치를 지켜나가고 유지한다는 것에 의의를 가질 수 있는 보수주의와 안정적이면서도 모두를 위해 행복함을 추구하는 가치인 웰빙은 하나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 기능적 가치들을 오용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나와는 조금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저자의 글을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위에서 예시를 들은 것보다 더 많은 것들이 풍부하게 들어 있는 이 책을 톨레 레게하기를 바라며 (보수와 진보의 가치는 함께 갈 때에 더욱 아름답기에)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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