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재즈를 듣게 되었습니다 이강휘 지음 (서울: 42미디어콘텐츠, 2020)
책을 읽게 만드는 것은 저자가 누구인가도 중요하지만, 기사처럼 헤드라인도 중요하다. 책의 시작을 알리는 제목에서부터 끌려야 읽기 쉽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어쩌다 보니 재즈를 듣게 되었습니다>라는 문장은 펼쳐 들게 만드는 방법이 된다. 부제가 <인문쟁이의 재즈 수업>이라고 되어 있다. 저자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 살펴보게 만드는 부제라고 할까.
중등 교육 과정을 담당하는 국어과 선생님의 재즈 수업임을 책표지에서 힌트를 얻고, 본격적인 글에서 발견하게 되는 에세이처럼 다가오는 재즈 소개서이다. 저자의 표현처럼, 그가 음악에 대한 특별히 재즈에 대한 전문가는 아니기에 학문적인 설득력을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글을 쓰고 가르치는 글쟁이의 입장에서 맛있는 설명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5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책에서 저자는 방과 후 수업이라는 과정을 통하여 공부에 지쳐 있는 아이들에게 새로운 지적 능력을 함양할 수 있는 재즈를 통해서 머리를 환기시켜 준다. 누구나 어디에서든지 접할 수 있는 재즈이지만, 지금 들려오는 음악이 재즈인지는 정확히 모르는 우리들을 향한 수업과 같다고 느껴진다고 말해야 할까.
물론, 학창시절 대학의 진학을 위해 전공으로써 재즈를 배워왔기에 더욱 더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과연 취미로 다가오는 음악은 인문학을 공부한 사람에게는 어떻게 다가오는 것일까라는 궁금함과 말이다. 음악을 글이나 말로 소개하는 자키(jockey) 혹은 평론을 업으로 삼는 사람이 아니기에 더없이 신선한 표현을 사용하지 않을까.
흔히 들을 수 있는 음악은 지양하고, 보다 더 다채로운 재즈의 세계를 소개하려고 노력하는 저자를 책의 곳곳에서 만나게 된다. 특별히, 자신의 삶을 살아가느라 바쁜 학생들을 다독이는 마음에서 나오는 글을 보게 된다. 책의 특징인 곡을 소개하면 바로 청취해 볼 수 있는 QR코드의 활용도 왠지 모르게 첨단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를 보여주는 것 같아서 색다르게 다가왔다.
음악은 시대를 흘려보낼수록 구식이 되어 가는 것이 아닌 예스러움을 담게 되는 것은 아닐까. 촌스러움이 아닌 예스러움이란 표현을 책에서도 만나볼 수 있게 기억해두면 좋으리라 생각이 든다.
모쪼록 저 멀리 존재하는 재즈가 아닌 삶 속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재즈를 통해서 우리를 돌아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저자의 말처럼 재즈를 알아 가면 미국의 역사와 인종 차별이라는 아픔을 보게 되며, 이를 극복해 나가려 했던 뮤지션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미국의 문화를 보며 자라온 우리의 문화에 대한 이해도 한층 더 깊어지지 않을까.
어쩌면 재즈에 담겨 있는 소울은 우리의 한과 닮은 것이 아닐까. 그래서 우리는 그들의 음악을 우리의 음악으로 겹쳐 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만든다. ‘함께’라는 가치를 품을 수 있는 음악을 통해서 삶을 더 풍성히 만들기를 바라며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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