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를 불러서 네가 온다면
416합창단 지음 김훈 김애란 글 (파주: 문학동네, 2020)
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이 책을 읽기 시작한 걸까. 그들의 노래가 시작되면 눈물만 흘리던 나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는 정해진 답이 아니었을까. 노래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며, 아픔을 치유해준다. 부르는 사람 스스로에게 그러한 치유를 주기에 더욱 고마운 노래이다.
416합창단은 하늘의 별이 되어 지켜보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서, 그리고 남아 있는 가족들을 위해서, 또한 다른 이유로 아픔을 겪는 이들을 위해서 노래를 한다. 그저 노래를 부를 수 있고, 들어줄 수 있는 이웃이 있기에 가능하다. 아마추어이기에 프로다운 완성을 기대할 수는 없겠지만 언제나 진심은 전달된다.
아이들을 향해서 보내는 곡조가 있는 편지는 우리에게도 배달이 온다. 과연 아픔을 함께 할 수 있는지, 진실을 받아들일 수 있는지 말이다. 다시는 반복되어서는 안 될 아픔과 눈물을 기억하게 만든다. 그 날의 뉴스는 아직도 충격적이었다. 나의 삶에 변곡점을 만들었던 순간이었다. 많은 이들의 삶을 이전과 이후로 변화시킨 사건이다.
아픔으로만 남으면 안 되기에, 반복되지 않을 변화를 만들어내야 하므로 그들은 계속 노래를 한다. 돌아오지 못한 아이의 가족과 살아서 돌아온 아이의 가족, 그리고 이들의 옆에서 함께 하는 사람들로 구성된 합창단으로서 말이다.
그들의 이야기가 담긴 책의 페이지를 한 장 넘길 때마다 가슴이 아파온다. 그럼에도 그들의 기억을 나의 기억으로 각인시키기 위해서 마음을 다잡고 읽어 내려간다. 공감 그 이상으로 나아가는 순간이랄까. 그리고 다짐하게 된다.
다시는 이런 아픔을 만들어내는 사회가 되지 않도록 나 자신을 이끌어간다. 연대한다는 것은 공감하는 것이며, 공감한다는 것은 변화된다는 것이다. 변화는 그리고 나에게 다시금 다가온다. 새로움으로 이루어질 미래를 볼 수 있게 한다. 그렇기에 그들의 삶을 같이 나누는 것은 아름답다.
이 책을 통해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작은 발걸음 하나뿐이겠지만 나를 변화시키기에 달라질 것이다. 그리고 조금씩 주변을 물들이게 될 것이다. 진정한 의미의 이웃 사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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