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노 사피엔스 학교의 탄생 최승복 지음 (서울: 공명, 2020)
호모 사피엔스에서 포노 사피엔스로의 변화, 즉 신인류는 스마트폰에 의해서 존재하게 된 집단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갖게 만들며, 그리고 거기에 더하여서 이를 통한 교육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보이는 도발적인 느낌의 제목입니다. 이 책은 7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저자는 교육 정책 기획 및 행정 업무를 담당한 (교육부 공무원) 사람입니다.
책으로 자세히 들어가 봅니다. 1장에서는 이 근대학교란 무엇인지를 그리고 우리 사회에 어떻게 뿌리를 내렸으며, 잘 자라서 뽑히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갖게 되었는지를 살펴봅니다. 시대적 이유와 국가의 필요에 의해서 발전되고 유지된 저자의 표현을 빌려서 말하자면 퇴적암처럼 굳어버린 교육과정-국검정교과서-대학수학능력시험의 3자 관계는 강력하다 못해 다이아몬드 같은 느낌이 아닐까싶습니다.
2장에서는 지식이 전달되는 매체에 대한 변화를 담아냈습니다. 원시 시대부터 인쇄까지의 발전과 다시 한 번 디지털 혁명을 통한 네트워크화 된 매체의 전환을 간략히 보여줍니다. 저자는 여기에서 힘주어 디지털화 되고 네트워크로 연결된 지식의 형태를 무조건적으로 수용해야 함을 말합니다. 과연 지식이라는 것은 첨단이라고 부르는 방식에 올려서 만나면 더욱 편리한 그 무엇일지 생각을 가져봅니다. 포노 사피엔스라고 부르려고 하는 밀레니얼 세대(이조차도 정확하지는 않지만)는 더욱 더 개방적이며, 자유로운 존재들이기에 무엇인가 한 가지로 규정하려는 그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닌지요.
3장에서는 포노 사피엔스들의 학습법이라는 주제로 새로운 문물의 활용법을 들여다봅니다. 기존의 지식 습득방법과는 확연히 다른 그들만의 방식을 짚어보게 됩니다. 이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을 목표로 내용이 전개됩니다. (하이퍼링크의 사용, 후방향 학습법, 정보와 지식의 개인화, 스마트폰을 제2의 두뇌로 보는 것, 얼리 어댑터와 같은 얼리 에듀케이셔너라 할 수 있는 밀레니얼 세대) 그리고 이에 대한 이의제기도 살펴봅니다.
4장에서는 포노 사피엔스가 필요한 배경을 살펴봅니다. 새 시대에 어울리는 인재들은 어떤 방법으로 배워야 하며, 그들이 일할 터전은 어떤 형태의 일이 될지를 그리고 교육의 근간이었던 기대수명의 변화에 따른 평생교육의 대두, 즉, 직선적 형태의 교육이 아닌 다차원적이고도 다양한 형태의 교육이 필요함을 주장합니다.
이어지는 5장에서는 본격적으로 새로운 시대의 주인공들의 교육을 살펴봅니다. 기존의 교수자 중심의 수업이 아닌 개별화된 학습자 중심 수업을 이야기하며 근대적 시각에 의해서 국가를 위해 존재하는 개인이 아니라 현대적인 시각으로 개인을 위한 국가를 보도록 교정하여 줍니다. 더불어 학습이란 어떤 상황에서 나타날 수 있는 것인지를 돌아보게 합니다. 개별적이고도 적절한 동기가 주어지지 않는다면 일어날 수 없는 것이 배움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더하여서 지금의 패러다임에 알맞은 내용인 “학습은 소통과 공유, 협력과 조정을 통한 지식 창조의 과정이다”라는 꼭지를 통해 이야기합니다.
6장에서는 조금 더 저자의 주장을 확실히 들어볼 수 있는 실천 역량 학습에 대해서 살펴보게 됩니다. 특별히, 포노 사피엔스 학교에서는 왜 지식정보와 기술의 전달이 아니라, 실천 역량 함양으로 전환되어야 하는지를 다음과 같은 3가지의 범주로 설명합니다.
1) 역량학습은 교육의 본질적 목적에 가장 잘 부합한다
2) 지식과 정보가 아니라, 실천 역량만이 삶의 가능성을 실현한다
3) 실천 역량 학습은 근본적으로 사람의 자발성에 기초한 교육이다
실천 역량 학습이 근대학교의 지식 주입 교육과 무엇이 다른지에 대해서도 3가지 범주로 설명합니다.
1) 실천 역량 학습은 개인을 존중하는 교육이다
2) 실천 역량 학습은 실천적인 삶의 교육이다
2) 실천 역량 학습은 미래를 대비하는 교육이다
마지막으로 7장에서는 디지털 네트워크 학습 플랫폼이라는 제목으로 기존의 교육 환경에서 허용될 수 없었던 것을 가능하게끔 만들도록 주장하며, 교육에 대한 모든 것이 전환되어야 함을 다시금 주장합니다. 스마트폰을 수업에 사용토록 주장하며, 인쇄된 책이 아닌 멀티미디어 환경으로의 변화와 진정한 의미의 자기 주도적 학습이 가능한 프로젝트형 수업 등의 형식을 이야기하고 교사는 그 과정에서 조력자의 모습으로 즉 코디네이터와 같은 역할을 해야 함을 이야기하며 끝을 맺습니다.
내용들을 생각하여 보며 배웠던 기억을 되짚어봅니다. 교육사회학 수업 시간의 기억을 떠올려보면, 교육이라는 행위가 이루어지는 현장과 정책, 철학을 바라보는 시각에는 그것이 옳다고 생각하는 순기능적 시각과 더불어 역기능적인 것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이에 따라서 다시금 생각한다면, 교육이란 과연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배움의 내용을 조정하여 순전하고도 완전한 지식을 갖게끔 도와주는 근대적인 방식이 올바른 것인지, 아니면 학습자 스스로가 정제되지 않은 신뢰성이 확인되지 않는 자료를 판독하여 사용하도록 놔두는 것이 옳은가라는 문제로 귀결되기도 합니다. 자기 주도적 학습, 즉 실천 역량을 개발하는 학습을 위해서는 보다 더 스스로 주체적인 존재임을 자각하도록 해야 하며, 미디어 리터러시의 교육이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여 봅니다.
또한 저자의 말처럼, 새로운 4차 혁명을 촉발시키는 디지털 네트워크의 장점이 전부가 아니라 그에 따르는 단점을 대비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경제력에 따른 출발선이 다른 것을 기울어진 운동장이라 표현할 수 있으나 앞으로의 미래는 정보에 대한 습득 가능성이 헤게모니라 생각하여 봅니다. 무한정으로 무제한적으로 접속하여 만날 수 있는 자료들의 신뢰성은 차선으로 치더라도 고급 정보에 대한 접근 통제는 여전하다고 생각하기에 그리고 검색 엔진은 공공재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기업의 이윤을 목적으로 코딩되었음을 짚고 넘어가야겠습니다.
다시금 책으로 돌아와서 생각하여 봅니다. 저자의 말인 “지난 150년간 우리 국민들이 온 정성을 다해 세웠던, 그래서 이제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한 근대학교의 종말을 선언하고 새로운 학교, 포노 사피엔스 학교의 탄생을 주장한다.”(22p)를 통해서 나누어진 내용을 생각합니다.
저자의 흥미로운 표현법이었던 교사의 역할을 지식과 정보를 학생에게 전달하는 수도관으로 비유하는 것, 사람이 아닌 통로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님을 보여주는 근대학교의 소모품성 인물로 부각시킵니다. 또한 학생의 역할은 지식을 담는 그릇이나 예금통장으로 비유하는 것이 특징적이었습니다. 자주적이고도 진취적인 목표를 향해 나아갈 학생들을 걱정하는 마음에서 나온 표현이 아닐까 생각하여 봅니다. 현장에서의 경험과 가정 내에서의 경험이 어우러져 나온 부모의 마음으로 앞날을 그려보는 래디컬한 책이라 생각하며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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