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모포비아 스마트폰이 없는 공포 만프레드 슈피처 지음 (서울: 더난콘텐츠, 2020)
스마트폰이 우리 사회에 동화된 지 벌써 10년이 넘어간다. 아니, 돌아보면 그 전부터 있던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만큼 우리의 삶에 있어서 필요한 무언가로 되어버렸다. 하지만 그 스마트폰이 그 단어의 의미처럼, 똑똑한 전화기인걸까. 아니면 우리를 스마트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걸까. 이런 질문에 대해서 저자는 어떠한 답을 할지 궁금했다. 독일의 뇌 과학자이며, 『디지털 치매』를 통해서 우리에게도 알려져 있는 작가이기에 말이다.
물론 그 자신이 속해 있는 집단의 의견을 내놓을 것이며, 자신의 전공 분야가 아닌 것에 대해서 논하기 때문에 그 전문성은 다소 떨어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상쇄시켜줄 다양한 자료의 활용은 역시 어느 한 분야의 베테랑다운 모습이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문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디지털 로비스트들의 팔은 넓고 길게 뻗어 있고, 그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순종적인 언론에 거금을 뿌린다. 7p
이 세대의 대학생들은 더 이상 전공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오직 최소한의 노력으로 졸업장을 따는 데만 관심이 있다. 170p
처음 문장은 책의 도입부에 등장한다. 우리가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사실인 부분을 드러내준다. 거대 IT 기업들도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이기에, 그들의 이익을 위해서 활동한다. 사회 공헌 활동만이 전부가 아님을 기억해야 하지 않을까.
두 번째 문장도 우리에게 생각을 하게 만든다. 저자의 국가인 독일에서도 우리와 다르지 않은 상황을 만나게 된다. 대학이 학문을 배우는 공간이 아닌, 라이선스를 따기 위한 장소로 변화되고 있음을 돌아보게 한다. 사회의 급격한 변화가 우리에게는 무한 경쟁의 삶을 살게 만든다. 비약적인 도약일수 있으나, 스마트폰을 위시한 디지털 사회로의 진입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무한 경쟁의 사회로 독자 생존의 세계로 던져 놓은 것은 아닐까.
디지털 세계에서 인간다운 따뜻함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인공지능에게 정을 느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함에도 우리는 사람을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가고 유지하기 위해서 기술에 대한 무조건적 무비판적 수용은 지양해야 하지 않을까.
책으로 돌아와서 살펴보자. 15장에 걸쳐서 스마트폰이 이룩한 사회의 긍정적인 페르소나를 벗겨내어 그 안에 숨겨진 단점을 내어 놓는다. 그에 따르는 인간의 피해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너무 편파적인 것은 아닌가 싶을 정도의 전개를 보이면서 말이다.
책 속의 예를 살펴보면, 포켓몬 GO라는 증강현실 게임을 통해서 지속적인 운동을 할 수 있다고 하지만 실제적인 통계를 살펴보면 지속적인 운동의 증가를 이룰 수 없다고 말한다. 또한 구글의 검색엔진과 유투브의 추천 알고리즘, 페이스북의 개인별 맞춤형 광고의 무서움을 보여준다.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벌어지는 글로벌 기업들의 정보 사냥과 무료라고 부르는 서비스의 이면을 알도록 도와준다.
물론 시대의 흐름을 살펴보고 이를 무시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그것에 휘말려 가지 않을 내공을 쌓아야 한다. 기술의 진보는 유토피아가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저자의 말로 소개를 마치려 한다.
국제적인 경쟁력은 제대로 된 교육과 교양에서 나온다. 12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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