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 서적 리뷰

일상의 분별

읽고쓰고나누고 2020. 9. 29. 21:30

일상의 분별 박준형 지음 (서울: 대한기독교서회, 2020)

 

  대한민국에서 시선을 주목받는 회사를 다녔었으며, 유명 강사였던 저자. 그를 변화시킬 타국에서의 유학은 특별한 공동체와의 만남으로까지 인도합니다. 저자에 대해서 더욱 알고 싶기에 그를 소개하는 출판사와의 인터뷰 영상까지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과연 메노나이트의 신앙으로는 삶을 어떻게 바라보는 것인지에 대한 호기심으로 말입니다.

 

  5부와 각 10장으로 구성된 책은 대체 그리스도인답게 사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과 그 길을 찾아 나서도록 도와주는 안내서라고 생각합니다. 특별히 ‘분별’이라는 주제를 통해서 일상을 통해서 살펴보는 우리의 모습은 적나라함을 넘어서서 안타까움이 묻어납니다. 개인으로부터 시작하여 공동체에 이르기까지 나타나는 모습은 현대사회에서 비롯된 제반 문제들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완벽주의라는 세속어가 교회 안에서는 ‘하나님을 위한 최선’이라는 그럴싸한 표현으로 둔갑합니다. 완벽주의의 가장 끔찍한 표현인 ‘비현실적인 목표의 선정’이 신앙 안에서는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는 하나님의 능력’으로 신화화되면서 교회성장과 선교의 도구로 이용됩니다. 39쪽

 

  교회는 믿는 자들의 모임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 믿는 자들의 정의는 날마다 주님을 닮아가려고 노력하는 저마다의 다른 성장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성도들입니다. 완벽하지 않고, 완벽할 수 없는 존재가 바로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날마다 완벽을 추구하는 죄를 범하고 있는 것은 아닐지 생각하게 만듭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기억’이라는 은총을 허락하셨다면 이것은 아마 우리가 저질러온 과거의 잘못을 잊지 말고 살라는 뜻 아닐까요? 62쪽

 

  스티그마의 의미를 생각해 봅니다. 책에서는 베드로의 예를 들면서 닭의 울음소리와 사랑하느냐를 생각하며 날마다 자신이 죄인임을 고백했을 모습을 떠올리게 합니다. 나의 나 됨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닌 오직 그리스도의 은혜임을 돌아보도록 말이지요.

 

  분별을 위한 조건은 결국 한국교회가 분별하지 못하는 이유들로 이어지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열한 삶의 회개를 통해서 살아나갈 모습을 제시하며 도전하게 만듭니다. 개인으로 시작하여 세대 간의 문제와 지역과 사회로까지 이어지는 분별의 필요와 방법을 생각하도록 도와줍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이어질 필요가 있는 ‘분별’은 프락시스적 메멘토 모리를 이끌어 간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성찰하고 행동하고 다시금 성찰하도록 만드는 죽음을 기억하는 것이야말로 지금 이 곳에서의 삶뿐이 아니라 죽음 이후를 바라보게 만들며 또한 이 땅 위에 하나님 나라를 건설해 나갈 원동력을 주기 때문입니다.

 

  기독교의 전통에서 특별히 한국 내에서는 만나보기 힘든 메노나이트의 모습으로 바라본 교회의 모습은 아픔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모습은 결국 우리가 보고 느끼는 것과 차이 없는 현실임을 다시금 자각하게 만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이 존재하는 것은 어느 위치에서라도 빛과 소금의 삶을 살아가는 분들이 계심을 알고 보여주기 때문이 아닐까요. 바라기는 이 책을 통해서 나 자신의 변화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의 점진적 변화까지 이어져 가기를 소망해 봅니다.

 

여러분의 오직 믿음은 지금 어디에 속해 있고 어떻게 드러나고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요? 그 결과는 무엇인가요? 103쪽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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