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과 팬데믹 톰 라이트 지음 (파주 : 비아토르, 2020)
톰 라이트의 글을 좋아하는 나는 얼마 전 출판사에서 진행한 이벤트에서 떨어졌다. 바로 본서를 증정하는 이벤트였기에 아쉬움을 머금고 구매하여 읽었다. 출판사의 이름처럼, 같이 걸어가는 길동무의 느낌이기에 돕는다는 느낌으로
얇디얇은 130쪽 가량의 이 책의 디자인은 흡사 김정형 교수의 <예수님의 눈물>이 떠오르게 했다. 눈물을 상징하는 것으로 보였던 파란 점들에서 바이러스를 표현한 것으로 보이는 빨간색 점들로 바뀐 것을 보면 말이다. 지나친 비약일지 모르나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하는 모습을 보고서 주께서 흘리시는 눈물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이 책은 Covid-19가 유행하던 초기에 <타임>지의 요청으로 기고한 글을 수정, 보완, 확장하여 낸 책이라고 서두에서 밝히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전공자가 봐야 할 만큼의 어려운 문장이 아니라 쉽게 읽혀진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논의되어지는 내용들은 그냥 흘려보낼 것들이 아니다.
1장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가?
2장 구약성경 읽기
3장 예수님과 복음서
4장 신약성경 읽기
5장 이제 어디로 가야 하는가?
5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짜임새 있는 글의 흐름을 통하여 문제가 제기되고 구약, 복음서와 신약의 나머지 부분들, 특별히 로마서 8장을 주요하게 다룬다. 마지막으로는 지금 여기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나누며 끝나게 된다.
글의 흐름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것은 톰 라이트 특유의 하나님 나라에 대한 신학적 고찰이라 할 수 있다. 하늘에서만 이루어질, 앞으로 이루어질 하나님 나라가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하나님 나라를 바라봄으로 전파함으로 살아감으로의 모습을 그려낸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하나님이 사람들에게, 아마도 당신에게 회개를 요청하신다는 뜻이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그 사람들에게 욥기를 읽으라고 이야기해 주라. 32p
복음 이야기를 살피지 않고 지진이나 쓰나미, 전염병 등에서 '하나님이 무엇을 말씀하고 계시는지'에 대한 결론으로 비약하려는 것은, 예수님을 배제한 채 하나님에 대해 무언가를 추론하려는 기초적인 신학적 실수를 범하는 것이다. 49p
하나님은 항상 충성된 인류를 통해 창조세계에서 일하고자 하셨다. 66p
지나간 과거에 함몰되어 그 시절처럼 그러한 방법으로 교훈하시리라는 생각을 지양해야 하며, 우리의 중보자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보지 않고 무조건적인 하나님의 계시만을 구해서도 안 되며(왜냐하면 우리의 마지막 표적은 예수 그 자체이시기에), 교회의 몸으로 주어진 우리를 통해서 일하시기 원하는 하나님을 본문을 통해서 다시금 발견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전체의 흐름을 정리하면서 교회사에서 볼 수 있는 그리스도인들의 헌신을 보게 한다. 전염병이 창궐한 상황에서도 이웃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자기의 목숨을 조금도 아끼지 아니하였던 그리스도인을 말이다. 우는 자와 함께 울어주었던 그들은 시간이 흘러서도 그 사랑을 실천하였다. 아무도 돕지 않는 자들을 위한 병원의 설립으로 시작하여 호스피스로까지 이어지는 의료 봉사와 사역이라는 자랑스러운 역사를 기억하게끔 한다.
지금의 팬데믹 상황에서도 이전과 마찬가지로 우는 자와 함께 울어주며 필요하다면 원칙과 규칙을 지켜가며 의료 협력으로까지 나아가야 함을 주장한다. 과거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를 하나님 나라로 만들어 가도록 위임받은 우리임을 생각게 한다.
가장 낮은 자들과 함께 하셨던 주님, 그들을 보면서 안타까움의 표현을 하셨던 주님의 마음을 품은 우리들은 포스트 코로나로 이어질 새로움의 세상에서 잊힌 자와 아픔을 품은 자들과 함께 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교회사에서 언제나 그랬듯이 그리스도의 흔적을 가진 자로 살아내야겠다. 이러한 삶을 조금이라도 고민하는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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