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밖 하나님 나라 김형석 지음 (서울: 두란노, 2019)
막연하게 하나님 나라는 천국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가지고 살았던 이전의 모습에서 하나님 나라는 멀리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존재해야 하고, 주님의 나라를 확장해 나가야 한다는 것을 알기까지 꽤 많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모태신앙이라는 일명, 못해신앙을 가지고선 출발하였기에 나와는 다른 바운더리에서 사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기 어려웠고 기독교 배경이 아니고선 생각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물론, 살아가면서 그리스로마 신화라든지 도덕과 윤리를 배워가며 사상과 다른 세계관, 타종교들을 알게 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언제나 교회였기에 이번에 읽게 되었던 이 책은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교회의 자그마한 책 코너에서 발견하여 담아온 이 책은 100세 철학자로 잘 알려져 있는 김형석 교수님의 글입니다. 책의 표현을 빌려서 말하자면 75분씩 되는 강의들을 듣고 편집하여 출판하게 된 책이기에 핵심들만 쏘옥 빼온 느낌이랄까. 2부 11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마다 끊어서 읽는 것보다는 연속해서 읽는 것이 더욱 성찰을 가져오기에 좋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코로나로 인하여 뒤숭숭한 지금의 시기에 어울릴 책이라 보이는 논점들을 볼 수 있습니다. 곧 다가올 뉴노멀(포스트 코로나)의 시대에 그리스도인은 어떤 존재로 살아가야 하는지를 성찰하도록 만듭니다.
교회 안이든 밖이든 그 삶에서 예수님의 말씀이 진리로서 드러나는 사람이 신앙인입니다. 20p
주일에만 크리스천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말을 걸어오는 이 문장은 언제나 어디서나 그리스도인답게 살아가라고 말해주는 문장입니다. 과연 예수님이 보시기에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요.
기독교 정신이 사회를 이끌어 가야지 교회가 운영하는 것만 칭찬해선 안 됩니다. 93p
복음주의에 길들여진 우리는 개인의 전도와 선교에는 관심을 갖지만, 정작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 이곳에서의 삶을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십자가는 수직과 수평으로 놓여 있음을,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말씀하신 주님을 기억해야 합니다. 회사에서도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기독교의 정신으로 운영하고 경영하고 이끌어야 함을 돌아보게 합니다.
인간답지 못한 사람은 제대로 된 신앙을 가질 수 없습니다. 215p
가장 인간다운 것이 예수님을 닮아가는 정도라고 생각하게 만듭니다. 진정한 회개가 없는 나만 구원받으면 된다는 치사한 마인드로 살아가는 것이 아닌 나보다 먼저 남을 아끼고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그리스도인으로 보입니다.
책에는 이외에도 김교수님 자신의 삶을 회고하면서 일제강점기 하에서의 신앙과 해방 후 북녘에서의 모습, 그리고 민주화의 격동기를 엿보게 해줍니다. 그 때 당시의 삶이 아니면 알기 힘든, 어쩌면 우리도 그와 같은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모습을 만날 수 있습니다. 신사참배 문제로 갈라섰던 교회의 모습은 표면적으로는 재건파가 맞을 수 있겠으나, 눈물을 머금고 교회와 성도들을 지키기 위해 고개를 숙였던 이들 또한 간과할 수 없기에 어려운 부분입니다. 또한 교회와 사회에서 많은 일을 하였던 YMCA와 YWCA의 현 모습을 지적함은 아픈 손가락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과거의 영광에 머물지 않아야 합니다. 지금을 살아가는 여기에서도 예수님의 뒤를 좇는 자답게 나아가야 합니다.
책의 제목처럼 교회라는 가시적인 울타리 안에 머물러 있으면 안 됩니다. 삶에서 그리스도의 향기가 나타나도록 살게끔 도전을 받았으니 나아가야 합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건물 형태의 교회를 지향하는 것이 아닌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 나가길 원하는 모든 분들이 읽어보시고 도전받으시길 바랍니다. 그래서 다가올 포스트코로나의 상황에서도 담대함을 보여주셨으면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예수님을 좇는 자들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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