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나의 고민 나의 사랑 필립 얀시 지음 (서울: IVP, 2019)
평생을 교회의 울타리 안에서 살아온 나는 교회를 애증의 장소요, 희비가 교차하는 곳으로 생각했다. 가시적인 교회는 사람들의 모임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예배당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아닐까. 하지만 교회는 믿는 자들의 모임이라는 에클레시아가 보여주듯, 건물이 아닌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성경에서는 이 교회를 몸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과연 교회란 무엇일까.
이에 대한 고민으로 <교회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고, <나를 따르라>를 읽으면서 교회에 대한 정의를 다잡기도 했다. 하지만 교회는 학문적으로 지식적으로만 정의될 수 없는 그 무엇이기에 많은 생각을 갖게 만든다. 특별히 포스트모더니즘의 위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이며, 포스트코로나라는 모이기에 힘든 상황으로의 변화까지 다가왔기에 더욱 깊은 생각이 들게 만든다.
이즈음에 책모임을 갖는 동기의 이번 주제 책이 <교회, 나의 고민 나의 사랑>이었다. 제목에 끌리었고, 저자가 필립 얀시이기에 더욱 궁금했다. 얇디얇은 책이지만, 오래전 발간된 책이지만 진리는 계속해서 우리를 풍성하게 만들어주기에 냉큼 사서 읽기 시작했다.
3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00여 쪽 남짓한 분량에서 느껴지는 마음만 먹으면 그 자리에서 다 읽어볼 수 있는 양이었다. 하지만 얇다고 내용조차 얕은 것은 아니기에 읽다 멈추기를 반복하면서 성찰하도록 이끌어준 책이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몸, 즉 세상 속에 있는 가시적 하나님의 현존입니다. 8p
글의 서두에서부터 이 땅 위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이 하나님을 전하는 전달자이며, 교회임을 말하며 시작한다. 그리고 그리스도인은 우리가 익숙한 교파와 교회를 초월하여 모든 교파와 교회에 있는 그리스도인을 가리키는 것임을 친절히 안내해준다. 또한 교회에 대해서 갖고 있는 우리의 편견을 깨버리는 아니, 잊었던 것을 기억하게끔 도와준다.
교회에서는 하나님이 예배의 관객이시다. 19p
예배를 드리러 가는 것이지, 예배를 보러 가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사역자들과 봉사자들의 헌신을 받으며, 설교자의 설교를 평가하고 있음을 책의 본문에서 콕 집어낸다. 그리고 나와는 다른 삶을 살아가는 이웃들을 외면하거나 모르고 살아가고 있음을 돌아보게 해준다. 지금 이런 모습이 과연 하나님이 원하시던 교회의 모습일지에 대해서 말이다.
저자는 성경의 고린도의 교회를 예로 들면서 설명을 이어나간다.
세계 역사상 유대인과 이방인, 남자와 여자, 종과 자유인이 대등한 자격으로 모인 최초의 기관이 교회이건만 우리는 그것을 얼마나 쉽게 망각하는가. 27p
미국이라는 사회만의 특수성이 존재하기에 흑인과 히스패닉에 대한 차별이 존재하는 남부의 이야기가 등장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 사회에서 특별히 교회 내에서도 탈북자 내지 결혼이민자와 다문화가족, 조손가정, 편부모가정 등에 알게 모르게 가해지는 차별을 돌아보게 된다. 과연 예수님이시라면 지금의 우리를 보고 무어라 말씀하셨을지 말이다.
노숙자들도 하나님의 형상을 지니고 있다. 93p
저자의 위와 같은 일침은 복음화를 꿈꾸며 살아온 기독교인이며, 기성교단에 속해 있는 나에게 안타까움을 더하여 준다. 말로만 이웃 사랑을 한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으로 산 것은 아닐지에 대해서
다시금 교회를 생각해본다. 이에 대해서 저자는 교회, 굳이 신경 쓸 필요 있는가라는 물음으로 1장을 시작하였었다. 그리고 이 물음에 대해서 1장의 마지막 문단을 다음과 같은 수미상관 구조로 끝맺음을 하며 그래도 희망이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 자신이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했기에 우리도 남들에게 은혜를 베풀고 싶었다. 은혜가 늘 그렇게 오듯이 우리도 아무 조건 없이 거저 베풀고 싶었다. 진정 교회가 세상의 방식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표지가 되고, 세상과 충돌하지만 가능성으로 충만한 길임을 나는 배웠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는 '신경 쓸' 가치가 있다. 42p
교회는 일반 성도만이 아닌 사역자들도 존재한다. 그리고 그 사역자들도 은혜를 필요로 하며, 쉼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것을 놓치고 살아가기에 사역하기에 다들 지치고 힘들어하는 것은 아닐까. 이에 대해서 저자는 4가지의 점검 사항을 다루며 사역자가 스스로를 돌아보도록 도와준다.
- 나는 사람 자신보다 사람의 고통에 더 관심을 쏟는가?
- 주변에 내 일을 가치 있게 여기는 공동체가 있는가?
- 나는 하나님과 삶을 혼동하고 있는가?
- 나는 누구를 위하여 일하고 있는가?
이외에도 성찰을 하게끔 만들어주는 내용이 가득한 얇고 깊은 책이기에 꼭 사역자와 교회를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읽어보게 하고 싶다. 우리에게 맡기신 교회는
하나님이 감행하신 모험이다. 11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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