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의 공동생활 / 성서의 기도서
디트리히 본회퍼 지음 (서울 : 대한기독교서회, 2010)
본회퍼 선집을 읽기 시작하며, 어느새 6번째까지 지나왔다. 중간에 많은 책들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기에 벌써 봄이 다가오나 싶을 시간이다. 특별히 본서는 2권의 책이 묶여 있는 형태이지만, 주제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그리스도인의 공동생활은 무엇이어야 하며, 기존의 수도원과는 어떻게 다르며, 이 공동체라는 것이 우리가 만든 것인지 아니면 위로부터 내려온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 등이 다루어진다. 더불어 이 공동체에게 가장 필요한 기도에 대한 방법으로써 시편의 활용이 나오는 것이기에 2권은 떨어져 있으나 본질상 한권의 내용과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조금 더 자세히 책을 살펴보자면, 저자 자신이 공동생활을 이끌어 나가면서 겪었던 일들이 함축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가 겪어냈던 상황과 환경을 통해서 역사하시는 분을 만날 수 있다고 해야 할까. 지극히 종교적인 생각으로만 살아가려는 이들에게 적절한 응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시대적으로 유대인에 대한 좋지 않은 감정과 선입견이 가득한 시기에 대표적인 유대인의 글인 시편을 다룬다는 것은 진정한 고백의 의미가 아닐까. 모든 민족을 하나님께서 부르셨음을 믿고 나아갔던 저자이기에 가능한 것이었으리라 생각이 든다.
특히 시편을 예수 그리스도께서 가르쳐 주셨던 기도로 응축할 수 있다고 설명하는 부분은 많은 성찰을 하게끔 만든다. 가상칠언 중에서 시편의 인용구도 존재하기에 사순절이라는 기간에는 더욱 더 깊은 의미를 주는 것이 아닐까.
다시금 돌아본다. 그리스도인이라 불리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예수의 흔적을 지닌 사람들이 아닐까. 그에게 몰려들었던 수많은 무리, 그 중에서도 직접 택하여 이끄셨던 제자들은 예수님과 먹고 자고 함께 기도하고 말씀을 들었다. 믿는 자들의 모임이라는 에클레시아는 결국, 더불어 살아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나 혼자만의 신앙과 삶이 아닌 공동으로서 존재하는 삶으로 말이다.
특히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상황에 어울리는 문장 한 구절을 인용하며 끝을 마치려 한다.
잡담이 판치는 이 시대에 침묵을 배우는 일은 정말 중요하다. 8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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