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신앙 생태영성 한국교회환경연구소·한국교회사학회 엮음 (서울: 대한기독교서회, 2010)
기독교가 바라보는 세계에 대한 인식은 신앙고백과 성서, 그리고 각 교단의 교리를 통해서 알 수 있다. 그러나 보다 더 원류에 가까운 신앙으로의 모습을 살펴봄에는 역사를 통한 진단이 가장 빠르지 않을까. 이런 이해 가운데 본서를 서점에서 접하게 된 것은 참 고마운 점이라 생각이 들었다. 출판사의 표현을 빌리자면, “13명의 교회사학자들의 논문을 모아 엮은 이 책은 지금의 환경오염과 생태계 위기를 더 이상 방관할 수 없고 또 더 이상 방치해서도 안 된다는 시대인식이 담고 있다.”
위와 같은 특색과 필요성의 제기만 담겨 있는 것은 아니다. 책의 한계점 또한 존재한다. 기독교 역사학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창조에 대한 이해이기에, 전문적으로 생태학을 전공한 사람의 이해를 따라가기엔 벅찰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학적으로 교회의 모습을 바라보기에 스스로 성찰이 가능하다는 것은 순기능이라고 생각이 든다.
이레네우스로 시작하여 블룸하르트로 끝나는 본서의 내용은 쉽게 접하기 힘든 켈트의 영성과 힐데가르트라는 여성의 영성, 아나뱁티즘이라는 독특한 형태의 고백까지 다루고 있다. 그렇기에 폭넓은 기독교의 생태영성을 배워나갈 수 있는 교재로의 역할에도 충실하다고 생각이 든다.
저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더라도 스펙트럼이 넓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루터교부터 시작하여 성결교까지의 교단은 이러한 다양성을 보증해준다고 할까. 어쩌면 이런 시각의 차이점들이 더욱 더 풍성한 영성 이해를 나타나도록 만드는 것이 아닐까.
기독교가 무조건적으로 생태계의 파괴에 앞장섰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일 수 있음을 알게 해주는 본서의 내용들을 보면서 그나마 안도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기독교라는 모습의 사람들이 생태계 파괴에서 멀리 떨어진 채로 존재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게 될 것이다.
어쩌면 웰빙을 강조하는 시대 안에서 더욱 더 잘 살도록 만들어주는 것은 건강하고도 안전한 자연이 아닐까. 자연을 보다 더 푸르게 만들고,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한 노력들은 아름답다. 그렇기에 올바른 청지기의 모습을 담아내는 그리스도인들도 아름답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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