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위한 죽음 이해 김영선 지음 (서울: 대한기독교서회, 2018)
코로나로 분위기가 뒤숭숭한 요즘. 자살과 관련하여 이해를 더해줄 좋은 책이 있을까 하던 중에 미리 구매해두었던 본서를 꺼내어 읽게 되었다. 시국에 맞는 상황일까. 보다 더 죽음이 우리 옆에 다가온 지금이라 더 열심히 읽을 것 같다.
본서의 도입부에 인용되는 문장 두 개가 기억에 남는다. ‘메멘토 모리’와 ‘카르페 디엠’. 과연 나는 죽음을 기억하며,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라는 물음을 갖게 만드는 문장들이다.
오랜 강의로 단련된 분이 쓰신 책이기에, 각 장(총 10장으로 구성되어 있음)에 대한 간략한 요약을 하며 시작된다. 모든 장이 흥미로운 내용들로 채워져 있기에 열심을 다한 읽기였었다.
조금 아쉬운 부분을 골라본다면, 6장의 스베덴보리에 대한 평가가 없다는 것이다. 그의 신비적 사상에 대한 전이해가 없는 상태라면 무조건적, 무비판적인 받아들임이 생길 수 있겠다는 우려가 있다. 그러나 이 작은 하나의 우려가 나머지를 다 가려버리는 우를 범하진 않는다. 죽음에 대한 교육이 필요함을 설명하며, 종교에 의한 죽음의 준비, 완화치료와 연명치료 등 너무나 중요한 내용들이 가득 담겨 있다. 가족과의 이 삶에서의 이별을 겪은 필자에게 다시금 떠오르는 그 순간들은 눈물이 날 정도였다. 본서의 특성상 소논문의 모음집과 같은데도 말이다. 다시금 마음을 추스르고 읽어나가게 되었다. 그리고 끝까지 완주하였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문장들을 짚어본다면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많은 사람이 죽고 있지만 이웃의 죽음이 배제된 사회가 오늘의 현대사회라 할 수 있다. 27p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우리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되돌아보기 위함이다. 41p
개인주의를 넘어서서 나 혼자만의 이기주의로 변질된 현대사회에서의 죽음을 꼬집은 첫 문장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이 세상의 주인공이 ‘나’라고만 말하는 현실 세계에서 내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고 말씀하신 그 말씀을 기억해낸다는 것은 어려운 도전일까. 생각해보게 만드는 순간이었다.
다음 문장에서는 그리스도인이라고 고백하는 우리가 삶을 왜 중요시해야하는지를 떠올리게 해준다. 윤회하는 삶이 아니고 죽음으로 끝나는 인생이 아니라 그 다음이 있음을 믿고 나아가기에 순간의 선택에 최선을 다해야 함을 놓치는 것은 아닐까.
삶에 대한 의지를 포기하는 것이 아닌 죽음을 준비함으로 지금의 현실에 집중하게 만들어주는 죽음에 대한 이해는 먼저 앞서 잠들어있는 신앙의 선배에게서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좋은 전통을 잃어버리지 말고 앞으로도 더욱 계승 발전해 나가야 함을 돌아보게 만들어준 본서는 참 고마운 책이 아닐까.
더불어 종교인으로서의 삶도 돌아보게 만들어준다. 이 땅에서의 삶이 전부가 아님을 고백하는 우리이기에 죽음에 대한 올바른 준비가 필요함을 가르쳐야 할 것이다. 이웃의 슬픔을 바라보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그들을 보듬어 안아주고 더 나아가 죽음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자의 본으로 살아야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죽음에 대한 교육이 거의 없는 우리의 현실을 기억하고, 앞장서서 나아가야 할 것이다. 그렇기에 본서는 작금의 상황을 조금이라도 돌아볼 수 있게 해주기에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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