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회퍼 관련

행위와 존재를 읽고

읽고쓰고나누고 2019. 4. 3. 14:52

행위와 존재 디트리히 본회퍼 지음 (서울: 대한기독교서회, 2010)

 

   본회퍼 선집을 읽는다는 것은 학문적인 이해를 많이 요구하게 한다. 그리고 그의 학문적 방향의 흐름을 이해하기란 여간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철학적인 이해와 더불어 신학적 지식의 방대함이 녹아들어 있는 것이 본서이기 때문이 아닐까. 본서의 부제는 조직신학 내에서의 초월철학과 존재론이라고 붙어있다. , 초월철학과 실재론 사이 어딘가에 있는 신학을 찾아간다고 느껴진다. 하지만, 본서를 읽어본다면, 초월철학을 초월하며, 존재를 넘어선 것이 신학임을 알게 된다. 베를린 대학에 교수자격 논문으로 제출하였던 작품이기도 함을 감안하며 넘겨보면 약간의 도움이 될 것이다. 본서는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문제 제기

   I. 철학의 자율적 현존재 이해에서 인식론의 문제를 입문적으로 기술한 행위와 존재의 문제

1. 초월적 시도

2. 존재론적 시도

   II. 계시 해석에서 행위와 존재 문제와 문제 해결로서의 교회

1. 계시를 행위 개념으로 해석함

2. 계시를 존재 개념으로 해석함

3. 행위와 존재의 통일로서의 교회

   III. ‘아담 안에그리스도 안에있는 인간에 관한 구체적 교리에서 행위와 존재의 문제

4. 아담 안에 있는 존재

5. 그리스도 안에 있는 존재

 

   가장 먼저, 문제 제기에서는 1920년대의 신학적 상황을 기술하면서 시작한다. 최근의 신학 발전은 행위와 존재 문제를 이해하려는 시도로 요약될 수 있을 것 같다. (25p) 이렇게 서술되기 시작한 내용을 필두로 하여 각장과 절의 내용을 제시함으로 문제 제기를 마치게 된다. 필자의 경우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읽기를 진행하였지만, 그 내용 상의 형이상학적인 것들과 더불어 교회를 사회학적인 이해 내에서의 설명으로 진행하려 하였던 점이 인상적이었던 것 같다. 저자가 자신의 박사학위 논문에서 교회의 사회학을 입증하였기에 그럴 수도 있겠지만, 철저한 논증을 통하여 초월적이거나 존재론적인 시도로는 하나님 사상과 계시 사상을 나타낼 수 없음을 입증하였으며, 특별히 계시 해석은 교회 내에서만 가능하여짐을 논증하기에 흥미로웠다. 다소 어려울 수 있는 철학적 항목들의 열거와 논증은 산만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산만하게 다가오는 아이러니를 준다. 논문이기에, 기존 학자와 이론에 대한 선이해가 없다면 이렇게 다가오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는 않음을 알기에 부족함을 느끼게 해준다. 그러나 계시의 우발성과 한쪽으로 구부리고 있는 상태라는 표현 등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현존재에게 다가오는 계시의 우발성은 예측할 수 없는 그 무엇이기에 말이다. 또한, 양심에 대한 논증에서 아담과 그리스도라는 차이의 설명이 기억에 남게 된다. 양심이 없는 존재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 그렇다. 여러모로 학문적인 관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논문임에 틀림없다.

 

   기억에 남는 문장은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인간의 실존은 죄 가운데 있든지, 아니면 은혜 가운데 있을 뿐이다. (114p)

 

   인간의 실존은 아무 것도 없는 공허한 곳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어딘가에 속해 있을 수밖에 없음을 알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죄 가운데에 존재하는 (아담 안에 속해 있는 일반적인 인류) 사람이든지, 혹은 은혜 가운데에 있는 (그리스도가 머리 되시는 교회 안에서) 것이다. 이를 잘 나타내는 문장이라고 생각한다. 이 외에도 많은 통찰을 주는 문장들이 많기에 한번쯤은 읽어보셨으면 한다. ,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처럼, 내가 알고 있는 단어가 그 단어가 맞는지 의심이 될 수 있기에, 사전을 열심히 살펴보면서 읽으면 도움이 될 것이라 본다.

 

이미지 출처: YES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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