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의 교제 디트리히 본회퍼 지음 (서울: 대한기독교서회, 2010)
필자는 일명 외동아들이었다. 즉, 태어나면서부터 단체 생활과는 거리가 멀었던 다소 그런 부류의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라는 공동체에서 공동생활을 시작하게 된 것은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본서는 공동체에 대해서 특별히, 그리스도교라는 성도의 공동체에 대해서 다루어진 서적으로 교회사회학에 대한 교의학적 연구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는 박사학위 논문이다. 전문적인 내용이기에 이를 이해하며 읽는다는 것은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 어려운 책을 살펴본다면 어떤 구조일까.
총 5장으로 구성된 제법 짧은 장구별이라 할 수는 있다.
제1장 사회철학과 사회학의 개념 규정에 관하여
제2장 그리스도교적 인격 개념과 사회적 기본관계 개념
제3장 원상태와 공동체의 문제
제4장 죄와 파괴된 공동체
제5장 성도의 공동체
필자가 소개하는 서적은 디트리히 본회서 선집으로 총 16권의 전집 중에서 학문적인 서적 8권만을 선별하여 출시된 책 중에서 그 첫 번째 서적이다. 그렇기에 위에 소개한 5장의 구성만 있는 것이 아니라 편집자의 서문, 후기, 설명이 붙임 되어서 출판된 서적이다. 그렇기에 박사학위논문과 출판된 서적의 차이점에 대한 기록도 같이 포함되어 있는 학문 서적이다. 먼저, 각 장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하겠다. 1장에서는 사회철학과 사회학 간의 위치와 그 개념을 다룬다.
사회학은 사회철학의 결과 위에 세워진다. 41p.
여기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본서의 목표를 짚고 넘어간다.
그리스도 안에서 일어난 계시 안에서 주어진 교회의 현실을 사회철학적 · 사회학적 관점 안에서 구조적으로 이해하는 것에 주안점을 둔다. 45p.
2장에서는 다음과 같은 내용의 흐름을 전개한다.
그리스도교적 인격 개념은 오직 사회성 안에서만 실현될 수 있다는 점이 입증되고, 사회철학적 부분에서는 인간의 보편적 정신은 오직 사회성 안에서만 가능하고 실현될 수 있다는 점이 설명 될 것이다. 그 다음에는 순전히 사회학적 부분에서는 경험적 공동체의 구조가 다루어질 것이다. 왜냐하면 이제야 비로소 개인주의적 사회 원자론이 원칙적으로 반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직 공동체에 대한 이러한 통찰을 통해서만 비로소 우리는 그리스도인의 공동체, 곧 성도의 공동체 개념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45p.
상기와 같은 논지의 흐름을 이해한다면, 이어지는 3장에 대해서도 이해하기가 수월할 것이다. 3장의 제목은 ‘원상태와 공동체의 문제’로 A. 방법론적 문제 B. 사회철학적 문제: 인간의 정신과 사회성 C. 사회적 문제를 다룬다. 4장 ‘죄와 파괴된 공동체’에 대한 이해는 다음의 질문에 대한 설명이다.
1. 정신의 형태가 어떠한 새로운 형태를 취하게 되었는가?
2. 변화된 윤리적 기본관계는 여전히 남아 있는 자연의 형태와 어떠한 관련성을 맺는가? 102p.
마지막으로 5장에서는 본서의 제목 동명인 ‘성도의 공동체’라는 주제로 다루어진다. 크게는 원칙적 고찰과 적극적 설명으로 분류할 수 있으며, 좀 더 자세히 본다면 1절의 내용중 1항은 다음과 같다.
지금까지 모든 신학적 고찰은 오직 성도의 공동체를 다루는 것만을 목표로 삼지 않는다. 오히려 이와 같은 고찰은 오직 성도의 공동체의 관점으로부터만 가능하고, 의미를 갖는다. 오직 이로부터만 철학적 사고를 신학적 구조 안으로 통합하는 것은 정당성을 얻게 된다. 113~114p.
우리가 그 어떤 기본 형태를 창조질서에 속하는 것으로 인식할 때, 교회의 형태는 어느 정도까지 그 속에 포함될 것인지, 그리고 그 속에서 그 모든 것의 종합이 가능할 것인지를 질문케 된다. 115p.
이어지는 2항에서는 ‘신약성서에 나타난 중요한 교회론적 명제들’을 다룬다. (총 8가지로 나타냄.) 2절에서는 적극적 설명으로 다음과 같은 질문들이 주어지며 이에 대한 대답을 각항들이다.
첫째, 우리는 하나님의 행위를 통해 그리스도 안에서 설립되고 완성된 교회, 하나님의 교회에 대해 질문해야 한다. 127p.
둘째, 성령의 활동은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의 역사적 활성화를 위한 하나님의 뜻으로 간주된다.127p.
셋째, 교회의 거룩한 영과 이 영의 활동의 결과로 생겨나는 인간의 공동체적 정신의 관계를 설명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128p.
마지막 4항에 대한 해답은 다음과 같이 나와 있다.
그리스도교적 종말론은 본질적으로 교회의 종말론이다. 245p.
지금까지 살펴본 요약은 본서에 대한 문자적인 요약이라고 할 수 있다. 필자가 느끼는 바, 본서에 대한 생각은 다음과 같다. 미시적으로는 개인조차도 성도의 공동체일 수 있으며, 거시적으로는 국민교회라 불리는 한 국가교회도 포함될 수 있는 집단에 대한 논증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공동체에 포함되는 다수는 대중일수도 있고, 진정한 의미의 그리스도인일 수도 있다. 이에 대한 그리스도교적인 방법론의 표현이 본서 『성도의 교제』가 제시하는 것으로써, 다음의 문장이 의미가 있다.
우리 시대에 부족한 것은 체험이 아니라 믿음이다. 오직 믿음만이 참으로 교회를 체험하게 만든다. 244p.
체험만을 추구하다가는 시나브로 곁길로 가기 쉽다. 요나의 표적만을 구하는 모습이 아닌 진정한 믿음이 무엇인가를 열심히 상고해 보아야하지 않을까. 1927년 21살의 디트리히 본회퍼가 제출하였던 논문에서 제기된 논증보다 못한 스스로를 반성하게 된다. 교회가 무엇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고 있다면 본서를 연구해보길 권하여 드린다. 단, 많은 공부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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